연인

삶의 파편들

by 박가람
연인2.png



연인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일주일에 천 번은 만났다."



-



연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떠오른 문장.

그래서 그 영화의 도입부에 자막처럼 저 문장을 넣어보았다.

그게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만들어 본 이미지.

내 이름을 남겨둘까 하다가 그냥 뒀다.

그럼 안 이쁠 거 같아서.


수위 높은 정사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에서 가장 야한 장면은

처음 남자와 여자가 차 안에서 손을 스쳐 잡아갈 때다.

자극적인 손을 가진 작품.


요즘은 옛날 영화들을 보는 게 너무 좋다.

상업성의 필터가 그나마 덜 작용하던 시절의 작품들.

집단감수성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던, 모든 게 느렸던 시절의 작품들.

확실한 자기 색과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작품들.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하기 위해 너무 많은 규제 속에 갇혀가고 있다.

자유를 위한 혹은 평등을 위한 너무나도 많은 규제.

하긴 인간은 탄생하기 위해 육신에 수감 되어버리는 존재이니

무엇인가를 탄생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스스로의 감옥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 속에는

요즘 세상을 지배하는 신인류.

저만 불편한 가요종족들이 굉장히 불편해질 수도 있는 요소들이 포진되어있다.

너무 많은 규제를 배워서, 그러니까 너무 많은 감옥 속에 갇혀서.

작품의 진짜 모습과 아름다움까지 다가서지 못하고 혼자 감옥문을 열다 지쳐서

감옥 밖을 그저 욕만해대는 현대인들이 불쌍하기도 하고.

내가 너무 예술과 아름다움에게 관대한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뭐 그렇다.


엄청 쉬운 이야긴데 내가 왜 이렇게 비비 꼬아서 말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조금 예민한 주제라서 그런가??


그냥 간단하게 말할 수도 있는 건데.

아니다 생각해보니 간단하게 말할 수가 없는 이야기다.


사실 생각해보면 간단하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몇 개 없다.

만약 언젠가 내가 결혼을 하게 되어

신랑은 신부를 평생 아끼고 사랑하겠습니까?

라고 질문받게 될 때

간단히 "네"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솔직하게

"그건 살아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변수가 너무 많잖아요. 인생에는..그래도 변수가 없도록 노력할게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도 잘 모르겠다.

아니 아마 못하겠지. 그렇게는.

여기까지 쓰고 보니 너무 연관관계가 없는 이야기들로 엮여서 내려오고 있지만

뭐 그것도 괜찮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연인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일주일에 천 번은 만났다."


이 문장을 언젠가는 책에 꼭 쓰고 싶다는 것.

사랑을 그저 아름답게, 흐뭇~하게 바라보는 편은 아니지만.

연인이라는 단어는 정말 따듯하다.

따듯한 온분홍색의 단어다.

데워진 살 냄새의 단어다.

사계절의 단어이고.

모든 나이의 단어다.

기쁨을 가지고 오는 단어이고

슬픔이 오기 직전의 단어다.

누군가 오고 나서의 단어이고

누군가 가기 직전의 단어다.

참 좋은 시절의 단어다.


-


인스타그램 @seeinmymindd

매거진의 이전글측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