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엑시트(EXIT)를 위한 3가지.
현재 20대 중반인 나는 막연하게 앞으로 3번에서 10번 정도는 창업에 더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보니 창업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지금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끊임없이 생각한다. 지금까지 내가 정리한 나의 다음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빠른 실행 (시장과 맞닿는 지점을 실행으로 간주한다.)
2) 구체적인 타임라인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을 포함하고, 사업을 지속할지를 결정할 지점과 시점을 정한다.)
3) 엑시트(EXIT) 전략
언젠가는 위 3가지 각각에 대한, 혹은 전체에 대한 글을 쓰겠지만 오늘은 3번째 요소인 엑시트(EXIT)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엑시트(EXIT)란 투자 후 출구전략을 의미하는데 투자자의 입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의미한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조금 더 쉽게 이야기하자면 엑시트는 기업 가치를 현금화하는 전략이다. 그리고 현금화 전략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인수합병(M&A), 두 번째는 *기업공개(IPO)이다.
*인수합병(M&A) : 기업의 외적 성장을 위한 발전전략으로, 특정 기업이 다른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할 목적으로 소유지분을 확보하는 제반과정(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기업공개(IPO) : 일정 규모의 기업이 상장절차 등을 밟기 위해 행하는 외부 투자자들에 대한 첫 주식 공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간단히 말하자면 M&A는 다른 회사에게 회사를 파는 것(M&A에도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이 글에서 엑시트 전략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파는 것'이라는 정의가 적절하다.)이고 IPO는 여러 사람에게 회사의 주식을 공개하여 파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유독 엑시트 비율이 낮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엑시트를 사업을 포기하고 돈만 좇는다고 바라보는 사회의 인식도 큰 원인 중 하나이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엑시트(여기서는 대체로 M&A에 의한 엑시트를 의미한다.)가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엑시트 이후에 창업자는 새로운 창업을 할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는 투자금을 회수하여 새로운 기업에 투자하며, 인수한 기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여 사업을 확장 혹은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엑시트는 단순히 사업과 돈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게도, 사회에게도 여러 의미를 갖는다. 하지만 엑시트는 이러한 사회의 인식을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엑시트를 위해서는 다른 관점에서 사업이 구상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엑시트는 정말이지 쉽지 않다. 그리고 오늘은 엑시트 전략을 위해서 어떤 요소들이 고려되어야 할지 이야기하려 한다.(엑시트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을 수도 있지만 이 글의 핵심은 엑시트 전략 자체보다는 엑시트를 고려하는 기업의 자세이다.)
*아래 내용에서는 인수합병(M&A)에 의한 엑시트(EXIT)를 위주로 한다.
우선, 엑시트를 하기 위해서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스타트업에게 큰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쉬운 이해를 위해 인수하는 기업을 대기업으로, 합병되는 기업을 스타트업으로 표현하겠다.) 대기업은 스타트업을 인수함으로써 신규 사업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거나 인수한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하고자 한다. 혹은 경쟁 관계의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한다. 따라서 이러한 대기업이 원하는 바를 충족 시켜야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엑시트 전략을 위해 스타트업은 크게 3가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1) 선점
2) 연계
3) 확장
1) 선점
스타트업은 대개 기존에 없던(혹은 조금의 변형을 가한) 서비스나 제품을 만든다. 이후 시장 검증 단계를 거치는데 이 단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되면 자연스럽게 여러 기업들이 몰리게 된다. 대기업도 마찬가지이다. 규모와 자본을 활용하여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면 많은 경우 대기업은 우위를 뺏어올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도 규모와 자본이 무한하지 않다. 따라서 시장에 직접 뛰어들 때와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의 손익 비교를 하게 된다. 손익 비교에서 시장에 뛰어들 때 더 낫다는 결론이 난다면 해당 시점에서의 엑시트는 어려워진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쉽게 뛰어들지 못하도록 해야 되는데, 이에 가장 주효한 방법이 선점이다.
선점은 크게 기술을 선점하는 방법과 시장을 선점하는 방법이 있다. 기술 선점은 기술력 혹은 특허를 통해 대기업이 시작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고, 시장 선점은 빠른 실행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초기 점유율을 확보하여 대기업이 망설이게 만드는 것이다.(선점은 진입장벽과 매우 흡사하다.)
대기업이 기술을 선점한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는 해당 기술을 위해 드는 연구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함이고 시장을 선점한 스타트업을 인수할 때는 시장 진입 및 점유율 확보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끼기 위함이다.(대기업은 절대 손해 보는 장사를 하려 하지 않는다.)
따라서 진입장벽과 선점은 사업 초반부터 꾸준히 고려되어야 한다. 아무리 대단한 사업이라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면 그것은 좋은 사업이 되기 어렵고, 너무 느리게 진행된다면 앞서 가지 못한 상황에서의 수많은 경쟁자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엑시트를 위한 첫 번째는 대기업의 진입을 못하게 혹은 망설이게 하기 위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2) 연계
연계는 선점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조금 다르다. 단순히 선점하는 것만으로는 엑시트 전략이 될 수 없다. 해당 시장에 인수를 할만한 대기업이 없으면 아무리 선점을 했다 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어떤 대기업에게 엑시트를 할지가 계획되어야 한다.(이러한 계획은 사업의 피봇팅과 함께 계속해서 바뀔 수 있다.)
엑시트 하고 싶은 대기업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사업의 연계성이 고려된다. 경쟁 상대를 인수하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경우(그루폰과 티몬의 인수합병 사례처럼)도 있지만 많은 경우 대기업의 부분 사업 혹은 경쟁력을 위해 스타트업을 인수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야놀자(야놀자는 공식적으로는 중소기업이지만 해당 논리에서 대기업으로 간주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호텔 타임커머스 플랫폼 '호텔나우', 레저 플랫폼 '레저큐',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 기업인 '가람'과 '씨리얼'을 인수했다. 앞의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사업 초기부터 야놀자에 엑시트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대기업에게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되기 위한 전략을 취했을 것이고 그 전략의 대상은 야놀자였을 것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큰 사업의 한 부분으로써 연계되어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업의 초기부터 연계성과 확장성을 고려하여야 함(사실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이 직접 확장을 해내는 것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규모와 자금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할 때 어려움이 많다.)을 의미하고 더 멀리 보고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함을 의미한다. 연계는 곧 스타트업이 엑시트 타깃을 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엑시트 당하는 것이 아니라 엑시트를 하고자 하다면 말이다.
3) 확장
확장은 연계에서 조금 더 나아간다. 대기업은 연계에서 그치고자 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을 인수함으로써 더 큰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연계가 엑시트 여부를 결정한다면 확장성은 엑시트 금액(기업 가치)을 결정하는 것이다.
창업자가 엑시트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금전적인 보상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만족할만한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중요한데, 기업가치는 사업의 현재와 미래로 결정된다. 현재가 성과로 판단된다면, 미래는 이 기업이 얼마나 더 클 수 있을지로 결정되며 크기 위해서는 확장성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확장성은 시장의 크기로 결정되기에 스타트업은 최대한 큰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지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의 큰 시장을 목표로 할 수도, 여러 개의 시장을 목표로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사업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많은 곳에 적용 가능한 사업이어야 하며, 많은 곳에서 필요로 하는 사업이어야 하는 것이다.
만족할만한 엑시트는 작은 그림에서 나오지 않는다. 현시대에서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며 큰 그림을 그리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업의 확장성이다.
3가지 요소를 읽으면서 느낄 수 있겠지만 관점에 따라 엑시트 전략을 위한 3요소가 아닌 사업에서 중요한 3가지 요소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비슷하다. 다만 엑시트를 위해서는 사업을 크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가장 어려운 일이다.)
엑시트 전략이 모든 스타트업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큰 사업을 위해서 엑시트는 현명한 옵션이 될 수 있으며 엑시트 전략을 갖고 임하는 창업가는 사업을 크게,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엑시트를 이야기하는 것을 좋게 보지만은 않는 한국 사회이지만 이에 갇히지 않고 더 큰 그림을 보려고 시도해야 한다.
엑시트 전략은 절대 돈만을 쫓는 행위가 아니며 기업을 버리는 행위가 아니다.(물론 엑시트를 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의 태도와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엑시트(EXIT)는 스타트업에게 매우 합리적인 출구 전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