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보다는 믿음

아이를 키우며,

초1인 아이가 흔들림 없이 말했다.

"먹고 싶지 않아."

나는 수차례 "먹어!"라고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며칠 전 S대학교 산학협력단 사업 "부모아이 상호작용 척도 교육"시에

아이의 거부반응에 소리 지르거나 손찌검을 하거나 욕을 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영유아 건강 간호사들에게 교육을 한 내가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처음 아이를 대했을 때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나보다 좋은 엄마의 자질을 갖춘 사람이 이 세상에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인즉슨,

S대학교 아동간호학 박사에

국내에서 두 번째로 UW에서 Parent child interaction program instructor자격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가 눈을 깜빡였고,

말을 더듬었고,

몇 번의 외상을 입었고,

몇 번의 내상(건전지 삼켰다고, 장이 꼬였다며)을 의심하며 응급실 단골손님노릇도 하였지만

건전지는 다행히 몸밖에서 발견하였고, 장은 만성변비인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큰 무리 없이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생이 되었다.


지금도 간혹 아주 큰 dung이 나오느라 아이가 고통스러워하고(이 dung은 남편이 숙련된 기술로 나누어 변기로 넘기지 못하면 변기를 막아 물을 역류하게 할 정도로 딱딱하고 두껍다.... 아들아 지못미....ㅠㅠ), 속옷에 묻어 나와서 우리 부부의 오만상이 찌푸려지지만(몰디브 3주 여행 갔을 때도 매일 dung 팬티를 처리해야 해서 지금도 dung 냄새가 나는 듯하다), 언젠가는 가리겠지... 하면서 세월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 런. 데.

친정어머니와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아시고,

여간 걱정을 하시는 게 아닌 것이다.

또한, 학교에 입학하였으니, 부모로서 마땅히 아이의 학업을 도와야 한다는 교육철학이 우리 부부와 맞부딪히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역사적인 첫 받아쓰기 시험날이었고,

아이는 외할아버지, 할머니의 극성으로 얼떨결에 90점을 받아왔으며,

내가 집에 있을 때는 아이 숙제를 봐주고, 국어, 영어, 산수를 일정량 곁에서 도와야

친정엄마가 그제야 환하게 웃으시는 것이다(보상으로?)


이것은 엄연한 "정서적 협박"으로

아이의 학습역량은 늘어날지 모르겠으나,

영문도 모르고(다른 교육철학을 가지고 있는 아이의 부부가)

아이를 쥐 잡듯 잡게 되는 현실에 가슴이 답답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며,

심지어 나는 아이와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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