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없는 홈트

하루 100번 따라 하기

딱 임신한 배 모양이다. 바지를 입으면 쟈크가 잘 올라가지 않는다. 억지로 올리면 아랫배가 더욱 강조되어 보여 윗도리를 길게 입지 않으면 흉측하다. 임신을 했더라면, 그래서 배가 나온 거라면 얘기가 좀 다르겠지만, 임신을 한 것도 아니니 나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진다.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 500g이라도 적게 나오면 뛸뜻이 기쁘다가 하루 이틀을 못 채우고 다시 체중계 바늘이 원점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더 나오면 저절로 한숨이 쉬어진다.

깊은 한숨에는 여러 생각이 담긴다. 40대 초반에 이리도 체중 조절이 어려우니 나이가 더 들면 얼마나 더 힘들어질까, 몸이 무거워 활력 자체가 없다. 걸음도 확실히 느려졌다. 다리 사이가 붙지 않아 팔자걸음으로 점점 바뀌며 배를 앞으로 내어놓고 걷기도 한다. 오죽하면 인터넷 초록 검색창에 “수박처럼 나온 아랫배”라고 검색해 보니, 배가 나온 모양에 따른 내장지방의 양을 분석한 결과가 있었고, 온갖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 끝에 배 나온 모양을 따지느고 있느니 살을 빼는 게 낫지 않냐는 점잖은 조언이 있었다.


홈트란 집안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헬스트레이닝을 하기 위해서 움직임이 작은 활동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매트 한 장 위에서 펼쳐지는 요가 등을 따라 해보았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싱글이었을 때는 몰랐을 텐데, 보는 눈이 많아서 의식이 된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있을 때도 이런저런 동작을 할 때 민망할 때가 있다. 방문을 닫고 나 혼자 살을 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영상의 동작을 따라 하는 중 불쑥 방문을 열었던 남편이 흠칫 놀라 문을 닫게 되면 서로 머쓱하다. 친정어머니가 집에 와계실 때면 대게의 반복 동작이 남사스러워서 따라 하기에 눈치가 보인다.

이런 거 저런 거 따지고 보면 모든 지인들이 보고 있는 SNS에 자신의 홈트 영상을 올리거나 바프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들은 타고난 피가 다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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