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아저씨 인생 첫 밴드 도전기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요즘 부쩍 밴드 음악이 늘었다.
어릴 적 퀸, 비틀즈, 레너드 스키너드 등과 같은 밴드 음악을 듣던 나는 이 사실이 이처럼 반가울 수가 없다.
한로로, 실리카겔, 유다빈밴드, 터치드, 루시, 웨이브투어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중의 관심 밖이던 밴드들이 많은 사람들의 하입을 받고 있다. 놀라울 따름이다.
아이돌 음악이나 유명 솔로가수들의 노래만 듣다가 위와 같은 밴드음악을 들으면 결이 다름을 느낀다. 한 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다. 청춘.
요즘 보이는 밴드뿐만 아니라, 모든 밴드는 나이와 관계없이 젊음을 노래한다. 그들의 음악을 듣는 것 만으로 종종 내 마음이 벅차오를 때가 많다.
내 브런치를 검색할 때 가장 앞에 나오는 직업은 가수다. 주 수입원으로 한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어서 그렇게 적어놨다.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닌 것이, 나름 싱글 앨범도 발표했고 축가도(주로 친구들) 몇 번 했다. 그러니까 '타이틀을 붙일 만큼만' 딱 활동했다는 말이다.
다만 직장인이라는 현실에 치여서 곡작업은 하는 둥 마는 둥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밴드 붐이 일어서일까, 내 마음에도 한 줄기 불꽃이 일기 시작했다.
나도 밴드 하고 싶다!
처음 알아본 형식은 버스킹팀이었다.
요즘은 밴드 세션을 완성시켜 놓고, 멤버가 아니라 객원보컬형식으로 소모임을 운영하는 형식이 많다. 아무래도 그런 곳은 운영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력보단 성실한 참여와 회비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모임에 적극적이고, 회비 밀리지 않으면 그 멤버가 최고멤버인 것이다.
들어가는 게 쉽기는 하나, 밴드의 진정한 맛은 느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멤버만 100명 가까이 되는 모임도 있다 보니, 깊이 호흡을 맞추고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감각은 좀 덜할 것 같았다. 그래서 소모임 형태는 후순위로 두기로 했다. 밴드 못 구하면 그때 가도 늦지 않다는 판단으로.
이미 짜인 밴드에 보컬로 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보컬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밴드 악기 멤버들의 음악적 취향과 성향이 얼추 맞아야 같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밴드사회에서 악기는 귀족이고 보컬은 늘 넘친다. 악기 멤버가 보컬까지 겸하는 팀도 많다. 밴드 지원을 여러 번 해봤지만 같이 가지 못한 이유도 같다. "스케줄상 어려워서", "팀 방향이 달라져서" 등 쉽게 생각날만한 사유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원했던 밴드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인생 첫 밴드생활이 시작됐다. 막상 합류하고 보니 부담감을 마주해야 했다. 그냥 목소리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프런트맨으로 무대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밴드들의 라이브 영상을 찾아보고, 퍼포먼스를 연구하며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멤버 한 명 한 명의 실력이 출중하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이기에 그들과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작은 무대를 준비하는 것 만으로 생기가 도는 요즘이다.
https://brunch.co.kr/@seenabro/5
예전에 ‘사회인이 노잼 회사에서 살아남는 법’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아래와 같은 뉘앙스로 글을 썼다.
“회사를 ‘재밌어서’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딴짓만 하라는 이야기도 아니다.
다만, 우리를 살게 하는 취미 하나는 필요하다.”
지금의 나에게 그 취미는 밴드다. 하루를 다 쓰고도 남은 에너지를 불태울 수 있는, 내일의 나를 조금 더 가볍게 만드는 소중한 취미. 내 마음속 불꽃이 이젠 이렇게 말한다.
나도 드디어 밴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