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힘들지만 넌 아예 그냥
작업물 하나 때문에 뿔따구가 나서
함께 오래 일했던 선배를 들들 볶은 일이 있었음.
일을 이렇게 하면 어렵사리 딴 일거리가 날아가고
그 고객에게서 다시는 일을 받기 어려운 것임..
한참 동안 가만히 듣고 있던 선배 왈,
"두루미야, 오빠에게 그러면 안 돼."
일을 이렇게 해놓고 이게 무슨 X소리인가 싶어서
분노가 울컥, 치밀어 오르려던 순간..
"너 저기 저 언니 보이지?"
"에."
건너편 자리 저기 저 언니는 선배의 와이프.
한 때 기자들과 많이 싸워 직장 자주 그만두기로 유명했던 그 디자이너.
본인이 남편을 워낙에 괴롭혀서
남들이 남편을 치고가건 욕을 하건 '저 정도야 뭐'라며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그 레전드 언니.
"오빠는 저 언니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요.."
갑자기 다 납득이 됐다.
내가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