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모녀는 서로의 튼실한 체격을 칭찬하다가
피곤하게도 다시 모녀 전쟁이 시작되었음.
이유는 아래와 같음.
(엄마가 자꾸 내 옷을 입길래) 엄마 옷을 사러 옷 가게에 갔었음.
무려 엄마 젊을 때 잘 나갔다던 동네, 명동까지 갔었음. ...
거기서 딱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발견하였는데 문제는 배가 안 맞을 것 같았음. 딱봐도 길고 호리호리한 체형을 위한 무엇이었음.
엄만 뭐랄까 완벽한 D형의 체형인데 (배만 나온 체형) 이게 범상치가 않은, 좀 심하게 배만 나온 대단히 통통한 올챙이형의 D형임.
그런데도 엄마가 그 옷을 고집하길래 내가
"배 둘레가 안 맞아, 배둘레가. 딱 봐도 안 맞네. 와 세상에 무슨 배가..."라고 엄마가 세상 사시는데 꼭 필요한 사실을 직시하시는 데 도움되는 따뜻한(?) 조언을 던지고 있었는데
옆가게 얌전하게 생긴 여자 사장님이 나와서 우리 대화에 화목하게 참여하였음.
"맞아요. 어머니 배가..." 라고 말하며 웃음짓다가 그제서야 자신의 배를 자각한 엄마와 눈이 마주침. 사장님 숨멎하심.
결국 사장님은 말을 채 마치지 못하고 빠르게 가게로 들어가심..
이때 내가 정말 크게 웃었는데 이후로 엄마가 아직까지 내 웃음 소리 싫어하심.
어쨌든 덕분에 엄마는 원피스 한 벌 포기. ㅋ
(성함은 모르지만 도와주신 핸드폰 가게 사장님 감사드립니다
^_^)
집에 돌아와서
원피스 한 벌을 놓치고 허탈하게 의자에 앉아 있던 엄마가
가내용 원피스를 입고 돌아다니는 나를 보고
손짓으로 '쟤는 다리가 이이따만해'라는 동작을 시연함.
손으로 대중잡는 크기가 딱 코끼리 다리 사이즈였음.
나는 바로 엄마 배를 가리키면서 '배가 이이만 해' 라는 동작을 시연함.
곧 애 낳을 싸이즈였음.
그래서 결국 #제_30차_모녀전쟁_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