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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REAL Life Oct 13. 2020

같은 삶을 살면서 다른 삶을 기대하는 당신에게

Feat.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를 때가 있잖아요




#1.

‘그거 사람이 할 일이 전혀 못 된다’는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연찮은 기회에 외국계 보험사에 이력서를 냈다는 김대권 매니저.


“이거 실화냐?” 급의 사건들을 수도 없이 겪어내며,

입사 10년도 안되어 최연소 팀리더 자리에 오르게 된다.


31살, 연봉 2억 4천을 찍으며 쉼 없이 달려온 자신을

그제야 격려하고 삶의 여유를 가지려는 찰나,


예상치 못한 삶의 혼란기가 찾아온다.


그렇게 약을 먹지 않으면 버틸 수 없던 시기가

그에게도 시작된 것이다.



#2.

사실, 우리는 그렇게 배워왔다.


미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은 불행해도 괜찮다고.

그러니 지금의 불안함과 불의를 참아야 한다고.


그 역시도 그랬다.


하지만 인생 최고의 시절에 겪어야 되는

삶의 허무와 불안함을 통해 이제야

진정한 삶을 살아내는 비결을 알 것 같다 말하는 그는


세상은 정말이지 “악마적”이라고 이야기했다.


“세상은 ‘너에게 이만큼 줄테니 너도 이만큼 포기해’ 라며

정확하게 거래(DEAL)를 걸어와요.


그래서 악셀을 밟는 만큼 브레이크를 거는 삶이

시작되는 것이죠”



#3.

얼마 전 아내가 스스로 빅팬임을 자부하는

김창옥 교수님의 책을 가져왔다.


[지금까지 산 것처럼 오늘도 살 껀가요?]


질투심에 “뭐 이런 책을 봐” 라고 했지만

눈에 들어온 위압적인 제목에

책에 손 뻗을 용기조차 내지를 못했다.


돌아보면 삶을 살아오며

부끄럽거나 게을렀던 적 없었다고

세상 자부하는 "나" 이지만


삶의 근본을 건드리는 질문에 마음 속 깊이 숨겨놓았던

잘못이 행여 드러날 까봐...


사실 가슴이 저렸다고 고백하는게 맞는 답 같다.


잘못 한지 알고 있지만 모른 척 표정연기를 하는

꼬맹이처럼 책 앞을 서성이면서 말이다.



#4.

어릴 쩍 넉넉하지 않은 살림 형편에

하고 싶은 것 보다는 못하는 것이 훨씬 많았다.


그랬기에 남들한테 꿇리지 않으려 열심히 공부를 했고

중창단, 합창단을 섭렵하며


“나는 여느 모범생과는 달라” 라는

아이덴티티를 꾸미며 살았다.


군대를 갔다온 후, 세상에게 무시 받지 않는 인생으로 살겠다며

항상 내 바닥까지 있는 것을 긁어모아

200%의 노력을 하며 살았고,


그 노력이 다른 사람의 호주머니로 가는 직장 생활을 마주한 뒤,

의미있는 삶을 살겠다며 소셜벤쳐를 창업했다.


물론, 착한 일로 돈을 번다는 건 정말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회공헌이라는 분야를 놓고 싶진 않았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으며

삶을 이어가려 노력했던 지난 10여년의 시간.


백튜터퓨처 처럼 미래를 바꿀 수 있으니

‘다시 돌아갈래?’ 라고 꼬셔도


그간 쏟았던 노력과 아픔의 깊이를 알기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털 끝만치도 없지만


김창옥 교수님의

‘지금처럼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껀가’ 라는 질문엔


제가 이만큼이나 노력하며 살아냈는데

다시 그 길을 가라고 하시면...

저는 여기에서 그만하고 싶어요 라는 속마음을


왈칵 꺼내놓고 말았다.



#5.

김창옥 교수님도 바로 그 지점을 파고 들었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쉼없이 달리고 있는가.

계속 넘어지고 있는 삶이라면

자신의 걸음걸이를 돌아보라는 조언에


다시 한번 마음이 쿵 내려 앉는다.


꿈을 찾아내겠다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간 나 였지만

내 걸음걸이는 과연 어땠을까.


그럼에도 뒤에서 나를 바라봐 주며

응원해준 분들에게 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항상... 집에서는 빵점이라 하는 아내에게

불현듯 고마움과 미안함이 올라온다.


오늘은 빨리 퇴근해서 설겆이라도 해야겠다.



#6.

코로나로 어쩔 수 없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의 시간을 갖고 있는 우리.


잠시나마라도 내 삶을 질주하던 악셀을 내려두고,

그 속도를 제어하기 위해 긴장하던 시간도 내려두며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다시금 머금는 시간이 되길 기도한다.


물론, 가족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면서 말이다.




*데일리경제 칼럼 [윤한득의 안테나살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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