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 영화관?
그동안 나는 ‘끌어당김’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이런 저런 주제로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몇 번 써 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글은 쓸 수 없었다. 일이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가 하면, 내 말은 별로 하지 않고 인용만 잔뜩 끌어다 쓰기도 했다.
끌어당김이라는 주제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이미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문장에서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는 것. ‘간절히’와 ‘이루어진다’는 그 다음, 다음다음 문제다.
삭티 거웨인의 <간절히 원하면 기적처럼 이루어진다>라는 책에서는 끌어당김을 위한 세 가지 공식을 제시한다. 원하는 것을 정의하라. 원하는 것에 집중하라. 믿으라. 그런데 정의는커녕, 내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기도 어려우니 공식의 첫 단계에서 걸리고 만다. 원하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 있거나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골라 매일 30분 정도 투자하라. 그리고 가능하면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자. 이제 눈을 감고 상상력을 훈련해 보도록 하자. 이 30분 동안에는 적절하고 성공적이고 이상적으로 행동하고 반응하는 자신을 상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유형의 사람이 이미 되어 있다고 상상한 후 그런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상상해 보라.
1. 종이와 펜을 준비해서 우리가 건설하고 실험하며 발전시키려 하는 정신적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윤곽을 잡고 묘사해보라. 그리고 난 후 정신의 영화관에 들어가 영화를 관람하라.
2. 조용하고 개인적인 장소를 찾아내 긴장을 풀고 눈을 감은 후 자신의 영화관으로 들어가서 영화를 보면서 편집하거나 반복해서 관람하라.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하루 30분씩 투자하여 반복해서 보도록 하라.
3. 점차적으로 자신의 영화를 수정하라. 그래서 거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즉 자기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실천하면서 원하는 경험과 결과를 얻어내도록 하라.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 이라는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이다. 저자 맥스웰 몰츠는 이 방법을 ‘정신의 영화관’ 기법이라고 부른다. 나는 주로 산책을 할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이 기법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이 기법을 활용할 때 중요한 점은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나는 한때 매일같이 to do list에 ‘정신의 영화관 하기’ 라고 적을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내가 원하는 유형의 나 자신이 되어 있다고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렵다기보다 어색하고 낯설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씩 잘 될 때가 있다. 이럴 때 나는 ‘정신의 영화관에 잘 들어갔다’라는 표현을 쓴다. 잘 들어가기 위해서는 긴장을 풀고 편안하고 나른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른하고 기분 좋은 상태가 정신의 영화관을 상영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무대 같다는 느낌도 든다.
긴장을 푼 상태가 정신의 영화관을 상영하고 관람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주섬주섬 이야기해보자면 이렇다.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에너지가 기분 좋고 나른한 상태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만들기 위해 내가 주로 동원하는 것은 산책과 노래다. 적당한 바람과 귀에 착 감기는 음악, 여유롭고 걷고 있다는 실감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고 ‘이제 슬슬 정신의 영화관에 들어가 볼까?’ 라는 생각을 일으킨다.
‘한 번씩 잘 될 때’ 의 기준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 ‘지금 내가 무엇을 끌어당기고 있지? 의 답이 알고 싶은가? 지금 기분이 어떤가? 좋은가? 그러면 잘 하고 있는 것이다. 계속 그렇게 하라.’ 이번에는 <시크릿>의 구절을 빌려왔다. 실은 간단하다. 미래의 나를 상상하면서 기분이 좋으면 된다. 기분이 좋고, ‘아, 그렇게 되면 정말 좋겠다’라는 느낌에 닿으면 그날 정신의 영화관은 성공한 것이다. 이왕 <시크릿>을 언급했으니 부연하자면 내가 지금 설명하는 ‘정신의 영화관’을 <시크릿> 에서는 ‘그림그리기’라고 말한다.
그림그리기란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을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을 말한다. 상상하면 이미 이뤄졌을 때의 감정과 생각이 만들어진다. 그러면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마음속에서 그렸던 모습 그대로가 현실에 나타난다.
자기계발 덕후라고 할 정도였던 시기의 나는 책 한권을 읽어서 그대로 하면 내 인생이 바뀐다고 믿을 정도로 순진했다. 하지만 차츰 한 권의 자기계발서에서 소개한 수많은 충고를 전부 실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하나라도 실천해 보자, 때로는 사소하고 때로는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나가 더 있다. 책에서 말하는 그대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저자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내게 맞고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주해서 실천하기로 했다. 정신의 영화관에서도 방해받지 않는 장소에서 30분 이상 할 것, 정신적 영화에 대해 미리 써볼 것을 권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산책을 하면서 하는 것으로 바꾸고, 기준도 30분이라는 시간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며 기분이 좋아지는 순간을 느끼는 것으로 바꾸었다. 정신적 영화를 미리 써보지 않고 잘 되었다고 느꼈을 때 어땠는지 한번씩 써 본다.
요즘의 나는 지쳐 있다. 새로운 일을 맡았는데 내용이 영 낯설어서 마구 헤매고 있다. 그날의 진도를 마치고 운동을 하면 뻗어 있는 날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분 좋게 상상을 하고 미래를 위한 그림을 끌어당기기....... 가 참 멀어 보인다. 그래서 지쳐 있는 나를 달래는 데 집중한다. 푹 쉬게 하고, 쉬고 나서 에너지가 조금 회복되면 ‘자, 운동하러 가자’ 말 잘 안 듣는 아이 대하듯 잘 달래면서 하나씩 하나씩 해 보자고 조금씩 내게 시킨다.
하기 싫어하고 힘들어하면 그냥 놔둔다. 쉬라고 한다. 어떻게든 해 보려는 나와, 힘들어하는 나. 두 가지 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이 둘을 잘 지내게 해보려는 요즘이다. 그리고 푹 쉬면서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어제 나는 몸이 안 좋아서 일을 별로 하지 못했다. 본의 아니게 좀 쉬게 되었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아침이 되자 몇 주 동안 안 풀리던 글의 끝까지 오게 됐다.
이 글도 다시 읽을 때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다 했다고 느낄지 잘 모르겠다. 잘 모르겠는 것도 참 많고, 잘 안 되는 날도 참 많고, 무엇이든 어려운 것도 참 많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해 보려는 나로 가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그 부족한 자리에서 한 걸음 더 내딛으려 하는 것. 오늘의 내가 끌어당기고 싶은 것은 딱 이거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자, 딱 한 걸음만 더 가 보자. 지금은 그걸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