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다시 읽기- 2016년편
2016년의 모닝페이지에서는 두 가지 장면을 골라 당시의 풍경을 살펴보기로 한다. 2016년에 쓴 기록 중에서 어떤 문장들이 내게 제일 와 닿았을까?
1)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모닝페이지를 쓰고 차를 마시는 시간이어서 참 좋다. 지금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내가 될 것이다. 걱정과 불안으로 지금을 괴롭히는 나 말고. 모닝페이지를 써라. 조금이라도. 꼬박꼬박. 지금의 첫 번째 과제는 모닝페이지를 몸에 익히는 것이다
-6월 25일
요즘은 매일 쓰지만 2016년만 해도 매일 쓰지 않았다. 1달 동안 쓰지 않은 때도 있는 것 같다. 아직 모닝페이지가 매일 하는 루틴으로 자리잡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2016년 하반기에는 모닝페이지 매일 쓰기를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정하고 이에 매진했다. 2017년에는 그해의 가장 큰 성과가 모닝페이지를 습관으로 만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한 번에 하나씩’이라는 규칙이다. 번번이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 목표를 여러 개 세우고 실패하곤 했는데 이제는 ‘하나가 안정되고 나서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지침을 지키려 한다.
‘지금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내가 될 것이다’ 라는 말을 하게 된 출처를 밝히도록 하겠다.
당신이 가장 원하는 모습과 말과 행동을 지금 당장 하라. 과거도 미래도 몽땅 가져와 지금을 기뻐하는 데 사용하라. 그냥 지금을 살면 된다. 지금을 기뻐하면 된다. 그리고 당신 자신을 사랑하면 된다. 또한 은은한 내면의 기쁨을 당신 인생의 목표로 삼으면 된다. 그렇게 할 때 하늘이 당신의 편에 서서 당신을 도와줄 것이다.
- 오제은 교수의 자기 사랑 노트
내면의 은은한 기쁨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문장에 답이 나와 있다. 가장 원하는 모습과 말과 행동을 지금 표현하면 된다. 종종 우울해지고 낙심하던 나로서는 ‘지금을 기뻐하면 된다’라는 문장을 보고 어두운 마음에 불이 켜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게는 모닝페이지를 쓰는 게 지금을 기뻐하는 행위 중 하나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빈 종이에 날것의 생각을 그대로 쏟아낸다. 웃기도 하고 화도 내면서 이런저런 감정을 쏟아내고 ‘아, 그래, 맞아’ 하면서 모종의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이 시간이 참 좋다’는 실감을 얻는다.
지금을 기뻐하고 지난날을 돌아보며 기쁨을 얻기 위해서 꼬박꼬박 모닝페이지를 쓰는 습관은 2023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2) 성당에서 내가 꾸준히 발전하기를, 그러면서도 그 발전을 즐길 수 있기를 빌었다. 도약/성취를 느끼는 건 순간이고 수많은 살아감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 2016년 9월 26일
2016년에는 성당에 자주 갔다. 요새는 잘 가지 않는다. 미사를 드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성당은 내게 안식을 주는 공간이다. 스트레스가 차오를 때는 성당에 가서 성모님께 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지난 모닝페이지에 등장하는 구성성당에는 내 추억의 한 갈피가 담겨 있다. 지금은 해외에 있는 동네 친구와 자주 구성성당에 갔다. 미사 시간에 늦거나 할 이야기가 쌓여 있을 때는 만나서 그냥 수다를 떨고 기도만 하고 온 적도 있다.
2016년의 나는 발전을 도모하고 그 과정을 즐기고 싶다고 기도를 했나 보다. ‘저런 기도를 하다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발전을 즐긴다’ 라는 표현이 새삼 새록새록하다.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더디거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면 번번이 실망하고 좌절한다. ‘계속 노력해야 하나?’하는 회의도 든다. 글쓰기만 해도 마찬가지다.
2021년 청탁을 받아 첫 성과가 나왔을 때 무척 기뻐하면서 글을 더 열심히 쓰기로 했다. 그런데 2022년에는 청탁은커녕 쓴 글에 대한 반응도 대부분 저조했다. 눈에 띄는 성과, 청탁이나 당선, 열렬한(?) 반응을 얻지 못하면 발전하지 않은 것인가?
한 해 결산을 해보니 작년 한 해 동안 블로그와 브런치에 153개의 글을 썼다. 꾸준히 글을 쓰려고 아등바등했던 것. 이것이 작년의 노력이자 발전이며 성과다.
그다음 문장, 특히 ‘수많은 살아감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라는 부분은 다음 책 구절에서 영향을 받았다.
궁수들은 화살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만 집중한다. 우아하게 발사된 화살은 결국 과녁의 중심을 꿰뚫는다. 궁수들은 과녁에 신경 쓰지 않는다. 주요한 목표는 화살을 놓는 과정이고, 과녁의 중심은 부차적인 목표일 뿐이다. 인생의 주요 목표는 현재의 순간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차적인 목표인 성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 중에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순간의 행복을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지금 이 순간 감사할 일, 기뻐할 일, 내게 주어진 것을 돌아보고 감사하려는 마음이 더욱 소중하다는 뜻이다. 목표를 향해 매진하면서 몸과 마음이 상한다면 그 목표를 이루고 나서도 성과의 열매를 누리지 못할 테니까.
글에서는 자못 그럴듯해 보이는 결심을 하고 일상에서는 번번이 작은 장애물이나 갈등에 걸려 넘어진다. 하지만 이 글을 다시 읽을 때는 오늘의 결심을 되새기며 한동안 흔들리거나 놓았더라도 다시 결심을 일으켜 세울 마음을 품지 않을까?
꺾이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결심한 바를 계속 이어나가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으면 한다. 성과보다는 지금의 행복.
구성성당 성모님. 다시 보니 문득 그리운 자태. 올해 한국에 오는 친구와
다시 찾아뵈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