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책들 2. 목적이 이끄는 삶
<목적이 이끄는 삶>에서 발췌한 구절을 다시 읽으며 2007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좀 달라졌다고 느꼈다. 당시 나를 뒤흔들었을 법한 구절을 읽어도 이제는 별로 큰 감흥이 일지 않았다.
2007년은 여러모로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해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당시 나는 책이며 종교에 마구 매달렸던 것도 같다. 그때의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이제는 많이 희미해졌다.
지금도 불확실함과 불안정함이 다 걷힌 건 아니지만, 조금은 그러려니 하는 마음도 생기고, 책이나 종교보다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의 힘을 더 믿게 된 것도 같다. 가끔 이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좋았던 대목을 짚어보기로 한다.
경험은 당신에게 일어나는 어떤 일이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가지고 무엇을 했느냐이다. 당신은 당신이 겪은 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가? 당신의 고통을 낭비하지 말라.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하라.
.....고통을 낭비하지 말라. 다른 사람을 돕는 데 사용하라.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지만 나는 지금 마구 마감의 고통을 낭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럴 때의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습관으로 극복하려는 것은 몇 년 전부터 나의 숙제였다. 아직도 숙제다. 매일 아침 쓰는 모닝페이지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지 이래저래 궁리 중이다. 쓸만한 해결책을 발견하는 날이 오기를.
하나님은 우리를 사역을 위해 준비시키실 때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가장 많이 사용하신다. 하나님은 어떤 상처도 낭비하지 않으신다. 우리의 가장 위대한 사역은 우리가 겪었던 가장 큰 아픔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하나님은 다른 사람들을 위한 사역에 우리를 준비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아픈 경험을 우리의 삶 가운데 허락하신다. 우리가 정말로 하나님께 쓰임받기를 원한다면 반드시 이 엄청난 진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위해 사역하게 하실 때 우리의 삶 속에서 원망과 후회의 경험, 숨기고 싶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경험과 같은 모든 경험을 사용하신다는 것이다.
......위의 구절에는 약간의 필터링이 필요할 것 같다. 일단 나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다. 꽤 오래 천주교를 믿었으나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 하지만 위 구절에서 말하는 바에는 제법 공감한다. 어떤 면에서? 삶 속의 원망과 후회의 경험, 숨기고 싶고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경험. 이런 경험이야말로 어찌 보면 더욱 귀한 경험이다.
삶이 평탄하고 순조로울 때 감사하는 것, 어떤 스트레스나 문제가 없을 때 좋은 습관을 만들거나 목표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은 한결 수월할 것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 부지런하고 긍정적인 인간이 되어보겠다는 의욕과 의지를 끌어내기도 한결 낫다.
문제는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인내심이 바닥을 칠 때 어떻게 버티는가 하는 점이다. 가끔은 버티기조차 힘들 때가 있다. 어떻게든 끝난다는 것, 지나간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 이 힘든 시간을 통과하는 것은 매번 괴롭다. 어떻게 이렇게 면역이 생기지 않는 것인지. 나라는 인간의 마음의 힘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 그리고 실은 그게 맞다. 마음의 힘인지 멘탈인지 정신력인지 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
고통스러운 경험 속에서 새삼 나 자신의 현 위치를 알게 된다. 내가 아직 이 정도구나, 이런 점이 이렇게 모자라는구나 한다. 요즘은 무엇이든 버거울 때면 이렇게 중얼거린다. “그냥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느님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라 하셨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세상은 너무나 춥고, 어두운 곳이며, 복잡한 곳이다. 내가 아직 너무 어리고 능력이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무한한 지혜를 가진 하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다 나은 너를 만들라”.
-지그 지글러, <정상에서 만납시다 > 중에서
15년 전의 나는 원망과 후회, 숨기고 싶고 지우고 싶은 시간 속에서 살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어떤 고통과 상처도 낭비되지 않을 것이라는 말에서 큰 위로를 얻은 것 같다. 그 시간 속의 나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어쩌면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지도) 그때 나를 붙잡아 준 책들은 내 곁에 있다. 그리고 새삼 마음을 다잡게 한다. 이 시기를 잘 지나가며 보다 나은 나를 만들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