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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빈 Jun 29. 2023

훔치는 힘과 도연초

2010년의 책들 2. 일류의 조건 1. 

오늘 이야기할 책, 2010년부터 어쩌면 지금까지도 나를 사로잡고 있는 책 중 하나는 <일류의 조건>이다. 이 책에서는 주로 ‘능숙함에 이르는 보편적 논리’를 다룬다.      


능숙함에 이르는 보편적 논리를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이 일류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정도로 제목과 주제의 연관성을 짐작해 본다. 저자는 능숙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기초적인 세 가지 힘을 기술로 활용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초적인 세 가지 힘이란 ‘훔치는 힘,’ ‘ 추진하는 힘,’ 논평 능력(요약하는 능력, 질문하는 능력포함) 이다.      

....이라고 주장한다. 책의 내용을 요약 정리해서 쓰는 것이 내가 쓰고 싶은 글의 요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실은 제대로 요약 정리해서 쓸 만큼 깊이 이해하지도 못했다. 이 책 중간중간에 이해가 잘 되는 부분이 있었음) 나에게 특히 인상적인 대목, 훔치는 힘과 스타일에 관한 부분을 살펴볼까 한다.

훔치는 힘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훔치는 힘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머리가 좋다 함은 단순히 학교 교과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 처해도 자신을 능숙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리킨다. 이 능력은 전혀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에서도 업무 방식이나 기술을 모방하고 훔쳐내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면서, 조직 속에서 본인의 위치를 당당히 점유할 수 있는 능력이다. 


..... 모방하고 훔쳐내어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힘이 바로 힘이 훔치는 힘이다. 그리고 잘 훔치는 사람이 머리가 좋고 능숙한 사람이며, 이런 사람이 일류가 된다. 이 흐름 맞겠지? 훔치는 힘과 관련하여 인용된 책이 겐코의 <도연초>라는 책이다.      


도연초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한 가지 예술적 재능을 익히려고 할 때, 서투르기만 한 초보단계에서는 모든 것이 어중간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확실하게 익혔을 때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훨씬 고상하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향해 그런 사람은 평생동안 한 가지 재능도 제대로 익힐 수 없다며 단호하게 충고한다.     


....찔린다. 한 구절 더 보겠다.      


겐코는 처음 미숙한 단계부터 전문가들부터 친분을 나누고, 비난이나 조롱을 당해도 부끄러워하기보다 당당하게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사람은 비록 타고난 소질은 없어도 자기 멋대로 밀어부치지 않고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나가기 때문에, 결국에는 달인의 경지에 올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성을 휘날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가 이야기하려고 이 두 가지 원칙, 첫째 절대로 부끄러워하지 말고 달인들 속에 뛰어들어 배우고 익힌 대로 실천할 것, 제멋대로 행동하지 않고 법도를 올바르게 지키기만 하면 만인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도에 공통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나는 달인의 경지까지 올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성을 휘날리고 싶..... 지까지는 않지만 더 잘 하고 싶고 발전시키고 싶은 재능은 있다. 기본적으로는 번역과 글쓰기일 것이다. 그러므로 ‘미숙한 초보 단계부터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고 소통하려 하고 당당하게 맞서며 고군분투하는’ 자세 혹은 마음가짐은 키우고 싶다. 

    

요새 발전시키고 싶은 기술은 아무래도 운동이다. 지금은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어 다른 사람의 기술을 보거나 훔칠 환경이 아니긴 하지만 앞으로 다시 헬스를 하게 된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운동/헬스)의 달인 속에 뛰어들어 배우고 익히며 실천할 것’이라는 말도 기억하고 싶다.      


진중하고 묵직한 책인 듯한데 이렇게 깨방정같은 느낌으로 쓰고 있네. 뭐, 어쩌겠어. 이게 나인 걸. 또 하나의 주제인 스타일과 하루키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야기하겠다.


덧: 깨방정을 검색해 보니 그 어원이 개방정이었구나.......  ‘온갖 점잖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뜻이다. 흠......... 그래, 뭐 내가 점잖은 사람은 아니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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