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지원 신청 글- 외로운가요
외로운가요
아 나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어! 하고 강렬하게 느낄 때는 언제였을까?
바보 같이 행동한 자신이 맘에 들지 않아 울적해하다가 책을 펼쳐 들어 어떤 구절을 읽고 미소 짓게 되었을 때?
도서관 문이 닫히기 전에 책 세 권을 다 읽고 갖다 주고 새로 다른 책들을 빌려오고 싶은 마음에 부지런히 책장을 넘기고 있었을 때?
무심코 잡은 책을 덮지 못해 할 일도 까맣게 잊고 하얗게 밤을 지새우던 때?
그럴 때뿐이었을까. 서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며 책을 읽다가 친구가 늦는다는 연락에 오히려 반가워할 때,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 새로 나왔다는 소식에 어린애처럼 기뻐할 때. 수많은 일상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 으로서의 내 모습이 촘촘히 끼여 있다.
그런데 나는 어쩌다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된 걸까? 취미가 뭐예요? 라는 질문에 '독서'라고 대답하면서는 늘 "아니, 정말로 책을 좋아한다고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요“ 이렇게 덧붙여야 하는데도 말이다.
문득 내가 왜 이렇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데 딱히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만은 아닌데 그 순간 이유가 필요한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러자 그럴 듯한 이유라는 것이 내게 왔고, 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외로워서 책을 읽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무슨 말이야?"
밑도 끝도 없이 화제를 던져보고 마는 나의 화법에 친구는 이미 익숙했다.
"난 초등학교 때 처음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거든. 근데 생각해 보니까 내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서 그랬던 것 같아. 친구가 없으니까 외로워서 책을 읽었던 거야."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친구가 살짝 동의해 주는 바람에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랬다. 초등학교 시절의 난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먼저 말을 걸지도, 자연스럽게 어울리지도 못했다. 그저 즐겁게 어울려 놀고 있는 아이들을 멀찌감치 바라보았을 뿐. 부러웠고....... 외로웠다.
그래서 손에 책을 들기 시작했다. 혼자 외롭게 앉아 있는 것보다는 책하고 함께 있는 편이 훨씬 좋았으니까. 그렇게 책은 내성적이고 수줍은 나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책과 친구가 되는 데는 거절당하지 않을까, 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내게 상처 주지 않을까, 어느 순간 멀어져 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과 걱정 같은 건 필요 없었다.
더 이상 외롭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 오늘에도, 아니, 여전히 가끔은 외로움을 느끼는 지금도 책은 언제나 변함없이 나의 외로움을 달래 준다. 바쁘게 일하고 허겁지겁 살아가면서도 텅 빈 듯이 허전해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마음속 깊은 어딘가를 부드럽고 다정한 달빛처럼 채워주기도 한다.
정신없이 읽어치운 책들에 얽힌 기억이 한 권 두 권 사라져 가는 것이 안타깝고 아깝다는 생각에 5, 6년 전부터 책에 대한 기록을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내 기록의 탑에 쌓인 책들이 이제 800권을 넘어간다.
그렇게 수많은 책을 읽어가며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를 발견하며,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지를 하나씩 만들어간다. 그렇게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가끔은 외로워도 괜찮은 나로서 책을 읽어온 기록을 하나씩 꺼내보려 한다.
더욱 행복해지는 방법,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방법, 창의성을 키우는 방법,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글을 쓰는 방법, 책 속에는 내가 원하고, 나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해결책들이 담겨 있었다. 나 못지않게, 어쩌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들에게 이 해결책들이 하나의 길잡이가 되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책에서 들려주는 수많은 지혜를 조금씩 되짚어 본다는 느낌으로 브런치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 브런치의 문을 두드렸던 첫 글이다. 시간이 지나 읽어보니 좀 오글거린다는 생각에 업로드하지 못했었는데, 이런 첫마음으로 브런치에 들어왔구나 라는 것을 돌아보기 위해 올려본다. 책에서 들려주는 수많은 지혜의 이야기를 나누는 글들을 써봐야겠다는 생각도 다시 해보고. 첫 책으로 정한 책이 절판되어 중고서적에서 사놓고 얼마 전에야 다 읽었다. 이제 다시 그 결과물들을 조금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