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월간 리뷰
7월에는 두 가지 기록을 했다. 첫째로 6월의 아카이빙 기록을 이어갔다. 그동안의 주간 리뷰와 월간 리뷰를 정리했는데, 이 두 가지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먼저 2018년에 시작한 주간리뷰의 틀은 <그들이 어떻게 해내는지 나는 안다>라는 책에서 따왔다.
핫스팟이라는 용어를 만든 j.d. 마이어는 우리에게 매일 시간과 주의력과 에너지를 투입할 수 있는 7가지 분야가 있다고 말한다. 생각, 신체, 감정, 직업, 재정, 관계, 재미가 그것이다. 이 기법의 기저를 이루는 개념은 한 주에 한 번씩 핫스팟 목록을 검토한 뒤, 지난 한 주 동안 각 사건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지, 다음 한 주 동안 무엇에 집중하고 고민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핫스팟을 적은 다음에는 한 주 동안 감동과 영감, 깨달음이 된 일들을 적었다. ‘돌아보기’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방법은 한비야의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따온 것이다
작년 8월 2주차의 주간리뷰를 가져와 본다. 당시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어서 2022년 하반기는 거의 매주 주간리뷰를 블로그에 올렸다.
<핫스팟>
목표: 진도는 계획에 못 미치고 있다. 뭐, 원래 계획이란 바뀌는 거지/ 수련은 하루에 1번은 하고 있다. 2번, 저녁에 하기는 역시 어렵네/ 몸무게는 잴 엄두도 안 나는 한 주였다.
감정: 저녁 나절 몇 차례 우울이 세게 와서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호르몬의 영향, 날씨 영향, 기타 등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체력: 오후- 저녁으로 갈수록 피곤해지는 증상, 해야 할 일들에 끌려다닌다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딱히 몸이 아프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근육통 정도?
재정: 편의점/간식 비용이 문제다. 소비뿐 아니라 건강에도 문제다 싶어 간식용 단백질 바를 주문함.
재미: 갑자기 해방일지를 보기 시작했다. 무척 우울한 날이 있었는데 문득 그날의 정서와 맞닿았다. 모처럼 책에 빠져들어 읽는 시간도 즐거웠다.
관계: 오빠와의 대화가 좋았다. 와인을 자꾸 마시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사케를 데워 마시란다. 오잉?
직업: 그저 8월에도 건투를. 한두 번 봐서 안 풀리는 것은 서너 번 보면 나아지겠지.
<돌아보기>
영감: 영감이라고까지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블로그에서 소소하게 지난 독서 목록을 정리해 볼 예정이다. 물론 예정일 뿐이고 얼마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깨달음: 우울인지 짜증인지 격한 감정 같은 것은 주로 피곤할 때 온다. 푹 쉬면서 잘 지나가게 해주자. 가만히 쉬면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이 지나가도록 하는 시간이 일종의 명상처럼 느껴졌다. 지나가는 동안 잘 버티면 된다.
감동: https://www.youtube.com/watch?v=o4552tadeuM
그저께인가 들은 노래의 가사가 귀에 새삼 사무쳤다. 시그리드의 목소리로 들어서 더 좋았네.
“It’s just a bad day, not a bad life.” 그냥 좀 안 좋은 날이었을 뿐이야. 내 삶 자체가 엉망인 것이 아니라. 이런 느낌으로 들렸다.
월간리뷰 설명은 비교적 간단하다. 월말정산, 한달회고의 느낌으로 보면 되기 때문이다. 굳이 월간리뷰라고 부르는 까닭은 주간리뷰와 한 쌍으로 다루고 싶어서이다.
월간리뷰에서는 한 달 동안의 가장 좋았던 일, 힘들었던 일, 도전, 감사, 영화, 깨달음, 반성, 성장, 테마 등 그때그때 떠오르는 것을 다룬다. 다음은 작년 4월의 월간리뷰다.
4월의 목표: 진도/건강/즐거움. 노력했지만 여러모로 좀 아쉽다. 5월에 잘 버티기 바란다.
4월의 베스트: 생일 주간에 맛있는 것을 많이 먹었다. 필라테스도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받아 뿌듯했음.
4월의 워스트: 청송에서 밤잠 설칠 때, 위가 아파 통증에 시달릴 때가 제일 힘들었다.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
4월의 도전: 줌 회의를 열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본격적? 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단계마다 도전과 실행이 기대됨.
4월의 드라마: 사내맞선과 갯마을 차차차를 보았다. 대체로 주변에서 추천한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귀를 얇게!
4월의 테마: 힘듦이 몰아치다가 맑게 개는 듯한 흐름이 반복되었다. 이 흐름에 좀 더 유연해질 수 있길. 몰아침 자체를 줄일 수 있다면 더 좋겠지.
4월의 감사: 어쨌든 버티고 있다는 데 감사하고 있다. 나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에게도 새삼 감사하다. 실행력 카페에서 배우고, 나눌 수 있음에도 감사.
4월의 새로움: 음주일지를 쓰기 시작했고, 영상일기도 남겨보았다. 5월엔 몇 편이나 남길까?
4월의 아쉬움: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했다. 마감에 쫓기면서 브런치를 병행하긴 어렵군. 5월 말에 한편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4월의 과제: 감정기복에 지고 또 졌다. 힘들 때 너무 애쓰지 말기! 그냥 지나가게 놔둔다. 그 편이 회복에 더 좋다.
4월의 발전: 블로그 50일차를 앞두고 있고, 원서 읽기도 절반을 넘어섰다. ‘조금씩+ 꾸준히’의 조합은 역시 강하다.
4월의 깨달음: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자. 좋은 일도 괴로운 일도 다 지나가니까.
어쩌면 참으로 사소한 기록이다. 작년 4월과 8월이면 고작 1년이 좀 넘었을 뿐인데 무척이나 새삼스러운 것도 신기하다. 그만큼 바쁘게 살았나 보다 싶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기특하게(?) 매주, 매월 리뷰를 남겼구나 싶기도 하다. 또 하나의 기록은 다음 글에서 다루기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