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우주

어른이 된다는 것

by 시소유
인간은 진실을 안다고 이야기하지만 언제나 그 자신이 생각하는 진실만을 알고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알고있는 진실은 자신의 관점에서 바라본 하나의 양상에 지나지 않는다. -프로타고라스



모두가 각자의 우주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라는 단어 하나에 나도 들어갈 수 있고 너도 들어갈 수 있고, 희대의 살인마도, 나이팅게일도 다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나는 비약이라고 느껴진다.


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죽기 전까지 '사람이라는 존재'를 털끝 만큼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는 것이 많다고 느껴질 때 나는 가장 모자란 것이었다.


내가 아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없구나, 라고 느끼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


세상에 내가 진정 '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인정할 때 '알려는 노력'이라는 것은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우주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우주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믿었던 것들을 부정 당하며, 나는 어른이 되는 중이다.


나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나의 우주를 훼손시키려는 손길들을 강건하게 막아내고,

또한 다른 누군가의 우주를 지레짐작으로 상처주지 않고 그 자체로 존중해주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눈에 보이는 것은 딱 그만큼이다.

내 아는 범위 내에서, 내 감각이 허용하는,

딱 그만큼.

내 우주에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서 사고할 수 있으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


좋은 어른이 되려면

내가 직접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아낼 줄 알아야 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그것은 끊임 없이 나를 벗겨내는 일이며

예전의 나와 작별하는 일이다.

끊임 없이 나의 무지를 깨닫는 일이며

나의 작음을 인정하는 일이다.

끊임 없이 온 인류를 경계하는 일이며

동시에 온 인류를 포용하는 일이다.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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