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30] 미국 로스앤젤레스
익숙한 스타벅스가 생겼다.
지난 주 월요일에 한 번 와 봤던 곳이다.
서너 번쯤 지나다녔던 거리에 있는 곳이다.
익숙한 스타벅스에 들어왔다.
북적거리는 매장 안에서 창문 앞 빛드는 자리에 앉았다.
뒤를 돌아보니 반짝반짝 빛나는 텀블러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텀블러 하나 골라볼까?’
무언가 짜릿한 기분이 밀려왔다. 텀블러를 골라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에.
텀블러를 고르는 일이란 내가 나에게 선물을 하는 일이었다.
열심히 하루하루 돈을 벌며 살아가다가
어느날 너무 지칠 때, 수고한 내가 새삼스레 대견할 때,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나는 영롱한 빛깔의 스타벅스 텀블러들을 구경했다.
‘이중에 뭘 살까’ 고민을 하는 것 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구매까지 이어지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이 예쁜 물건들을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내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것,
이 예쁜 것 하나쯤 내가 나에게 사줄만한 능력이 된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으니 이미 그걸로 된 것이었다.
LA에 온지 2주가 넘었다.
그동안 다녔던 도시들 중 가장 긴 시간을 머물고 있다.
우린 이제 이곳이 익숙하고 편안하다.
그래서인지
내가 이 스타벅스를 그때 그 스타벅스로 착각한 모양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돈을 벌던 날,
잠깐의 휴식을 위해 찾았던 스타벅스.
그러다가 한 번쯤 많이 지친 날이면
영롱한 텀블러들을 바라보며 나 자신에게
‘원하면 얼마든지.’를 외칠 수 있었던
그때 그 스타벅스.
아주 잠깐이었지만,
환상일 뿐이었지만,
그때 그 순간이 기억나서 행복했다.
텀블러 하나 골라볼까?
2018.11.25.
세계여행 Day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