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이 말해주는 것.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나의 이름과 작별인사. 그리고 새 이름과의 조우.
우리는 살면서 '나의 이름'에 대해
얼마나, 어떻게 생각하며 살아갈까?
가끔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이름의 뜻을 물어봐주거나
아니면 오래된 친구가 갑자기 내 이름의 뜻을 물어볼 때
그때 한 번씩 내 이름을 한 번 더 되뇌어보고,
그때 한 번씩 내 이름의 기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나도 내 이름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내 이름에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부터는
내 이름에 대해 조금 더 애착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소개를 할 때,
내 이름의 뜻을 풀어서 소개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이름을 설명하는 것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를
잘 각인시키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인지 설명하며
나의 정체성을 풀어내기에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그렇게 나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첫 만남에 드러내는 것은
내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은
나와의 첫 만남부터
내 이름을 소개하는 순간부터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나를 멀리하고자 마음을 먹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냥 그렇게 하기로 했다.
나와 가치관이 다른 사람을 멀리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이런 사람임에도 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더 끌어당기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사실은 다른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내가 이런 가치관을 갖고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살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목적, 가치관..
중요하지만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자주 생각해보지 않는 것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내 이름을 설명하며
내 삶의 목적과 가치관을
스스로에게 다시 기억나게 해 주고 싶었다.
사실 나의 이름에 더 집착하게 된 이유는
나를 믿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내 가치관이 아닌 남의 가치관대로 살아가게 될
내 스스로가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결혼을 하고
이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바꾸지 않아도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이름을 바꾸기로 결정한다.
내가 미국에서 산다고 해서
나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나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와는
다른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미국에는 한국에서 내 이름을 불러주던
친구들, 가족들이 없다.
미국에서는 미국의 새로운
친구들, 가족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한국의 나도 소중하지만
더 이상 내 삶의 터전은 한국이 아니다.
자꾸만 한국에 미련을 갖고 살아가면
미국에서의 현재와 미래는
그 과거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의 삶의 목적과 가치관을 잘 드러내는
새로운 미국 이름을 갖기로 결정했다.
내가 평생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관은
신중하게 지켜내면서
내가 놓여있는 상황과 함께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의 생각과 태도는 변화시킬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한국에서의 나의 이름은
내 삶의 목적을 말해주는 것이라 한다면
미국에서의 나의 이름은
내 삶의 태도를 말해주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나는
나의 새로운 이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내가 지켜야 하는 가치들,
나에게 행복을 주고,
평안을 주는 그 가치들을
기억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 스스로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가치와 삶의 목적을
매일매일 기억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리마인더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길..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내 '이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 나의 이름이 가진 뜻 그리소 스토리.
- 나의 이름에 대한 나의 생각.
- 나의 이름에 대한 나의 태도.
2.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것들?
- 나는 무엇을 통해 나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사는가.
- 나의 가치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3.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의 '관계'?
-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때 나의 태도.
- 나는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맺길 좋아하는가.
- 나의 가치관과 다른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가치를 배웠던 경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