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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디자이너 Dec 22. 2023

작별인사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너무 슬퍼도 너무 아무렇지 않아도 이상한 작별인사... 

점점 그때가 다가왔다. 

올 것 같지 않던 그 시간.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해야 하는 시간.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1-2개월을 거의 매일 

점심, 저녁으로 친구들을 초청했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수다를 떨었다. 

부모님과 1박 2일 여행도 갔다. 


친구들 중에는 

"기분이 어때?"

하고 물어봐주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런데 솔직히 어떤 기분인지 표현할 수가 없었다. 

나도 작별인사는 처음이라. 

나도 한국을 떠나보는 건 처음이라. 


그렇게 공항에서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그때까지 

작별인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 채 

씩씩하고 밝게 웃으며 출국장에 들어갔다. 


정말 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 

약간 눈물이 나오려고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영영 이별하는 건 아니니 

괜찮다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작별을 하는 건데 

너무 아무렇지 않은 건가? 

내가 너무 일부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에 이민을 온 지 한 달 즈음되어 가는 지금. 

사실.. 아직도 제가 작별인사를 잘 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런데 최근에 조금 느끼게 된 건 

작별인사가 떠나가는 당사자인

나만을 위한 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에게 적응하느라 

한국에 있는 나의 사람들에게 

연락할 겨를이 없었다. 


그런데 몇 주만에 엄마에게 전화를 하니 

눈물이 없는 엄마에게서 

약간의 글썽이는 목소리가 들리고 

질투의 목소리까지 들렸다. 


아.. 

작별인사라는 건 나만을 위한 게 아니구나. 

작별인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구나. 

우리는 어쩌면 매 순간 작별인사를 하며 

살아가는 걸지도 모르겠구나.. 


그래서 작별인사는 

너무 슬프지도

너무 아무렇지 않지도 않은 

'관심'이고, '사랑'이구나.


인생을 다 살아보진 않았지만

너무 늦기 전에 

'작별인사'를 해볼 수 있어  

다행이다. 


지금까지 나의 인생에 들어와 준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나의 인생에 들어올 사람들.

그들과 '인사'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지.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살면서 '작별인사'를 해 본 적이 있는가? 

- 작별인사를 하며 어떤 감정이 들었는가.

- 작별인사를 잘하는 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전에 제대로 작별인사를 하지 못했던 사람이 기억나는가. 


2. 내가 하루하루 '인사'를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 사람들과 '인사'를 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앞으로 '인사'를 할 때 조금 다르게 마음먹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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