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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디자이너 Dec 20. 2023

결혼에 서약과 증인이 필요한 이유  

시간이 흘러도 결혼식에 꼭 남겨야 할 두 가지.  

과연 앞으로의 결혼식은 어떤 '문화'로 기억될까?

요즘을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결혼식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 이후로 결혼식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나에게 결혼이란

부부 둘 간의 서약이고,

하나님 앞의 서약이며,

사람들 앞에 서약이었다.


그러나 그 외의 법적인 절차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서 결혼한 신분으로 살기 위해서는

약혼비자를 받고 미국에 들어와

영주권을 받는 과정에서

혼인신고가 필요했고,

이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서는

혼인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누군가와

증인 2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결혼사실을 인정해 줄 사람을 찾았고,

남편이 살고 있는 지역 주변의 판사님과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증인 두 명은 아버님, 어머님이 해 주시기로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혼인신고를 하는데

왜 필수요건이 정해져 있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멋진 가운을 입은 판사님 앞에서

그리고 아버님, 어머님의 앞에서

우리가 서로 낭독하기로 한 결혼서약을 읽고

혼인서약서에 사인을 하며

왜 서약을 승인해 줄 사람이 필요하고

증인이 필요한지를 느끼게 된다.


우리는 그날 약간 떨리는 마음으로 판사 앞에 섰다.

그리고 판사님은 우리 앞에서

'사랑'과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읊어주신다.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결혼식은 그 선물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죠.

우리는 그 사랑이라는 형용할 수 없는 선물

축하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당신들이 믿고, 존경하는 두 증인과 함께 말이죠. 


결혼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서로에게 헌신하기로 약속했다는 것

그 이상을 담고 있어요.

이 헌신은 서로에게 자신의 삶을 내어줄 수 있는 헌신이고,

서로가 최고의 인생을 살기를 바라며

함께 가꾸어가는 하루하루의 삶이에요.


그리고 이 부부관계는 다른 어떤 관계와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관계예요.

이 관계는 서로가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존재임을 인정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또 서로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를 책임지고자 하는 그런 관계예요.


제가 지금 들고 있는 이 반지는 아주 귀한 금속으로부터 만들어졌어요.

이 반지는 지금 신랑, 신부 여러분의 마음속에 있는

그 귀한 마음을 상징하고 있죠.

이 금속이 순수하게 빚어지기까지

여러 번의 뜨거운 용광로를 거쳐온 것처럼,

여러분의 사랑도 더욱 순수해지기까지 단련되고 연단되겠죠. 


이제는 이 반지를 서로의 손에 끼워주면서 이 말을 따라 하세요.



이제 선언합니다.

앞으로 당신에게 진실할 것을 선언합니다.

당신과 함께 성장하고 당신을 항상 존경하겠습니다.

항상 유머를 잃지 않고,

매일이 새로운 도전인 것처럼 여기겠습니다.

다른 무엇보다, 나는 당신을 사랑할 것을 서약합니다.

좋은 일이 가득해서 기쁨과 감사가 넘칠 때이든,

힘든 일들이 겹쳐서 슬프고 어둡고 힘들 때이든지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서로에게 신실할 것을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약속합니다.




가죽, 구리, 와인, 위스키와 나무.

이것들은 닳아지는 것이 아니라

세월에 따라 숙성되어 갑니다.

이것들이 낡아지더라도 그 자체가

이들의 가치가 되고 아름다움이 되어갑니다.

여러분의 결혼 또한 이들처럼 세월이 지나면서

더 아름다워지고 성숙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결혼이 세월이 감에 따라 더 깊어지고,

단순한 것에도 기뻐할 수 있는 행복을 누리길 바랍니다.


이제 여러분이 이 서약을 함께 나누었고 동의하였음을 선언합니다. 

이제 여러분을 신랑, 신부라고 선언할 수 있어 참 기쁘네요.

이제 키스로써 이 서약을 서로에게 약속하세요.




그냥 법적 절차라고 생각했던 결혼식이었지만

우리의 '서약'을 승인해 줄 '대변인'과 '증인'이 있기에

우리의 관계는 더욱 확고해졌고,

우리의 서약은 효력이 생겼다.


결혼은 사회의 '문화'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이 적어가는 한 권의 책이다.

우리는 이 법적인 결혼식을 통해

'서약'이라는 목차를 적었고,

'증인'에게 추천사를 받았고,

'판사'를 통해 책을 출판했다.


이제 이 책은 우리 둘의 책이면서,

이 책을 출판하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담긴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의 표면은 닳아질지라도

이 책에 들어갈 우리의 스토리는

남을 것이고,

변화할 것이고,

깊어질 것이다.


우리라는 책이 이십 년, 삼십 년,

그리고 육십 년 후에는

어떤 책으로 성장되어 갈지 기대하며

이제 이 책의 첫 장을 넘긴다.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당신에게 '결혼'의 의미는?

- 나는 결혼할 상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 왔는가.

- 나는 결혼할 상대에게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 나는 이 결혼을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가.


2. 당신에게 '약속'의 의미는?

- 나는 결혼을 할 때 상대방과 어떤 약속을 하고 싶은가.

- 나는 결혼할 때 어떠한 약속들을 했었는가.

- 나는 누군가의 약속에 '증인'이 될 사람이 있는가.

- 나는 누군가의 약속에 '증인'이 되어 본 적이 있는가.


3. 당신에게 '인간관계의 성숙'이란?

- 나는 '인간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 나는 인간관계가 성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나는 내 삶에 들어온 사람들을 어떻게 여기고 있는가.

- 나는 내 삶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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