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
"Travel is Trouble."
이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의 여행은 그렇지 않기를 바랐다.
그렇지만 '혹시'는 '역시'가 되었다.
둘 다 성질도 잘 부리지 않는 성격이고,
아직 신혼 초이기도 하기에
별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안에서만 생기지 않는 법.
한 눈 판 사이 '문제'가 다가왔다.
시애틀 여행 이틀 차.
과거 나의 '여행'은 꼭 들러야 하는 곳을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여행'에 대한
나의 시선도 변화하게 되었다.
나의 미래를 visualization 할 수 있는 곳,
우리의 미래를 함께 상상해 볼 수 있는 곳에
들러보는 것이 our 여행의 한 조각이 되었다.
미래와 사회에 관심이 많은 우리는
Amazon sphere에 가보기로 했다.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었다.
그냥 그 아름답고 멋진 sphere를 보며
우리의 미래를 아름답게 상상해 보고 나오려 했다.
마침, sphere understory에는 실제 작가들이
예술작품을 그리는
'살아있는 전시'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공짜로 예술가의 작품과정을 볼 수 있다니!
참 감사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작품이 어떻게 완성이 되는지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머릿속에 남기고
다시 차로 돌아왔다.
그런데 다시 돌아오는 길에 우리 차를 서성이는
'한 남자'를 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니.. 지긋한 나이의..
경찰 아저씨였다.
아저씨는 우리의 눈을 쳐다보지도 않으셨다.
나는 아저씨한테
"우리 진짜 조금 지난 건데 봐주시면 안 될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용기를 내진 못했다.
그리고 남편은 주차 딱지를 보며
자신만의 세계로 들어갔다.
나는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
생각했다.
숨을 고르고, 머리를 굴렸다.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남편의 상심과 자책감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시선을 돌려보았다.
그랬더니 꽤 많은 것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1. 미국의 주차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다.
2. 미국이 "정"이 아닌 "법"의 나라인 것을 배울 수 있다.
3. 벌금을 낼 수 있는 돈이 있음에 감사할 수 있다.
4. 주차하는 동안 amazon Sphere에서 만난 예술가의 무료전시 가치를 47불로 높일 수 있다.
5. 앞으로 로드트립을 갈 때는 주차비를 제대로 내서 또 벌금 내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6. 아무리 돈을 아껴도 생각지 못한 곳에서 돈이 나가는 것을 보며,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나는 남편이 괜히 너무 많은 감사와 배움 폭탄에
도리어 화가 나지 않도록
이 카드를 하나씩 하나씩 꺼내보았다.
다행히 남편도 자책감을 내려놓고
배움의 가치로 여기 기록 선택했고,
내게 남아있는 후회의 감정과 죄책감도
조금씩 내려놓았다.
그렇게 우리의 Travel은
Trouble이 남았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이 하나 더 남았다.
바로 서로에 대한 '사랑'이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실수를 할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서로를 사랑해 줄 수 있는 마음,
그런 시선이 있다면
어떤 Trouble이 있더라도
함께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나의 가설을 증명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이 사건 이후
잠시동안 우리 차 안에는 정적이 흘렀지만
그 정적은 서로의 배려를 위한 정적이었고,
결국 우리는 그 정적의 시간을 통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오히려 감사했다.
그렇게.. Trouble은 가끔 우리에게
더 큰 Treasure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줄 질문들
1. 나에게 '여행'이란?
- 나에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
- 나에게 여행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 왜 그런가. 바꾸고 싶은가.
2. 'Trouble'상황에 놓일 때 나의 반응?
- 신체적으로 어떤 반응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가.
- 그 반응을 변화시키고 싶은가.
- 그렇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 문제 상황에서 배울 점, 감사할 점을 찾는 시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