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도 모르게 욕이 나와요

by 정은세


인생이 왜 행복하지 않냐고?

사실은, 버티는 거야.




사춘기에 접어들면,

소년 소녀들은 갑자기 말투가 과격해지기 시작한다.

대다수가 “우리 아이가 설마~?”했던

상스러운 단어들을 이미 중얼거리고 있음을

목격하고 놀란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아이들, 혹은 결코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아이들의 입에서 그런 단어들이 읊어지는 것을 보며,

나는 결론을 내렸다.


"너희들이 이 힘겨운 세상 버티어내느라 많이 아프구나.."




나 역시 수능 세대이지만,

현재의 입시는 극도로 변했다.


수능 문제 자체가 전 과목 모두

대학에서 배우는 심오한 개념들을 포함하기에,

학군지에서는 빠르면 6학년-중1 때부터

보이지 않는 입시가 시작된다.


유아 시절, 영유 진학을 통한 영어의 서열화,

유명 학원의 레벨이 곧 나의 신분이 되는

무시무시한 세계.


또 버티어낸 사람들의 상위권 대학 진학이

그들의 신분이자 입지가 되는 세계.

미안하지만, 당신의 아이들은 이미 겪었으며

또 알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가 체질이 아니거나,

그 벽으로 좌절에 빠진 친구들은 차선을 선택한다.

인싸가 되서 그 존재감으로 상위권 친구들에 맞서거나,

소소한 탈선으로 무게감을 주는 것이다.




몇 달 전, 이뻐하는 친구들에게 수업 중 말했다.

"나 솔직히 중학교만 가면,

니들 말이 험해지는 것 이해할 수 없었어.

근데, 선생님이 보니까 그럴만 하겠드라.

갑자기 보고 듣도 못하던 것들을 공부하고 풀어내려니

진짜 욕이 절로 나왔을 것 같아.."


"하지만, 미리 기초를 쌓아두어야

나중에 공부를 하더라도 헤매지 않을 수 있거든.

또 꿈은 수시로 바뀌는데,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골라서 하려면, 이왕 시작한 것 잘 버텨냈음 좋겠어."





자식을 사랑하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자식이 우등생이고 열들생임을 떠나

수십 년간 이렇게 말해왔다.

공부하라고~다 너를 위해서 라고..


공부하기 죽기보다도 싫다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강요보다는,

같이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 사먹으며,

책 한 권 쥐어주는 현명함을 발휘해 보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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