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터뷰 9-1] 유치원에 간 선생님

나도 어린이였던 때가 있었다

by 이시용

아이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지금의 어른은 모두 아이였다. 그렇다고 모두가 선명한 기억을 갖고 있지도 않다. 아직 학생이라 부르기엔 어리고 아기라 부르기엔 커버린 시절. 우리는 흔히 유치원생이라 부른다. 유치원에 다녀도 어린이집에 다녀도 모두 유치원생.


자식을 키우는 엄마가 되거나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 유아 교육 관련 정부 부처 직원이 아닌 이상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구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내 아이, 내 밥벌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필자 역시 '이에 대해 소홀했구나'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내 관심 밖이었음을 보여주는 반증.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구분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비단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구분할 수 있는 상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아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는데 정작 한 인간의 첫 단체 교육 과정에 대해 철저하게도 무관심한 '어른'으로서의 죄책감일 테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둘 모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오고 있는 선생님을 만났다. 첫 질문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구분하는 기준. 5월의 시작점, 어른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관심과 집중을 한껏 드러내며 교사 임지아 씨를 인터뷰했다.



안녕하세요.

임지아(이하 임) :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보네요.

임 : 그러네요. 저 결혼하고 거의 일 년 만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임 : 저는 28살 임지아입니다. 지금 서울의 한 국립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있지만 예전에 사립 유치원에서 일하기도 하셨죠. 일반인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구분하기 힘들어요.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임 : 저도 대학교에서 공부하기 전까지 이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어요. 유치원은 교육을 위주로, 어린이집은 돌봄과 교육을 통합해서 보육의 형태를 띠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리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기관이 달라요. 유치원은 교육청에서, 어린이집은 여성가족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연령도 달라요. 유치원에서는 교육이 위주이기 때문에 만 3세에서 5세, 우리나라 나이로 5세에서 7세 아이들이 들어가요. 어린이집에는 만 0세에서 5세, 우리나라 나이로 0세에서 7세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그뿐 아니라 어린이집과 유치원 모두 국공립과 사립으로 나눠지죠. 각 원(園)의 소유권 이외에 차이점은 무엇이 있나요?

임 : 교사 입장에서는 특별하게 느끼는 다른 점은 없지만 국공립 유치원은 임용 고시를 보고 들어가야 하고, 사립의 경우 다른 사람들 취업처럼 면접을 보고 들어가게 돼요. 학부모의 경우, 제가 물어봤을 때 가격의 차이가 크다고 하시더라고요.

공기업과 사기업의 경우와 거의 비슷하네요.

임 : 네 그렇죠.

알겠습니다. 어느 정도 틀이 잡혔어요.


대학교 전공은 무엇인가요?

임 : 유아교육과예요.

본인이 원해서 들어갔나요?

임 : 처음에는 법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고등학생 시절 3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장애인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자연스레 사회 복지에 관심을 갖기는 했지만 내 적성과는 맞지 않고 한 달에 한 번 만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대학교 학과를 정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이 분야에 내가 정말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 싶어서 지원했어요. 생각보다 막연하게 들어갔던 것 같아요.

장애인 아이들은 어떤 계기로 만났나요?

임 : 학교에서 채워야 하는 봉사 활동 시간을 의미 있는 활동으로 채우고 싶다는 생각에 복지관에 연락했어요. 복지관에서 ‘한 달에 한 번 고등학생들이 장애인 아이들을 만나는 복지 프로그램이 있는데 꾸준히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한 번 가봐야겠다 생각했던 것이 3년 동안 이어졌어요. 굉장히 특별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의 나이가 몇 살이었나요?

임 : 중고등학생이었어요. 저랑 또래 친구. 아이들의 부모님이 친구들을 복지관에 데려다주시면 저희가 친구들과 그동안 가보지 못한 놀이동산, 공원에 데리고 나가서 여러 활동들을 같이 했어요.

보통 고등학생이 이와 같은 복지 활동에 대한 생각을 하기 어려운데 꾸준히 했군요.

임 : 생각보다 제 또래,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이 있었어요. 그때 ‘내 또래 친구들이 이런 기회가 있는지 몰라서 참여를 못한 것이지, 홍보가 많이 됐다면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이 많이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아교육과가 의외로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분야일 수 있어요. 어떤 내용을 주로 배우나요?

임 : 저도 실제로 입학하기 전까지 막연하게 아이들과 잘 노는 법을 배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하루를 지낼 때에도 계획이 필요해요. 정부에서 정한 커리큘럼 안에서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칠지 고민하고,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서 다른 방식을 택하는 법을 배워요.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놀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계획하는 공부도 해요. 이 학문이 어떻게 발전했고 유아교육이 왜 필요한지 자세하게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르고, 나이대에 따라 가르치는 방식과 내용이 다양해서 배워야 할 내용이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임 : 지금 생각해보면 4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음에도 현장에서 일했을 때 배웠던 것들이 더 큰 도움이 되었어요. 이론을 배우는 것보다 실제로 아이들을 만났던 경험이.


학창 시절 교사 임지아


학교에서 배운 내용과 실제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은 어떤 면에서 큰 차이점이 있나요?

임 : 학교에서는 커리큘럼에 맞춘 계획안을 기준으로 삼아 ‘이렇게 하세요’라고 한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원(園)마다, 원장님의 스타일에 따라 달라요. 학교에서 정부의 방침에 따르라고 해서 그 내용을 가지고 실습을 나가면 내가 배웠던 내용과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요. 책에서는 나와있지 않고 선배 선생님들에게서 배우는 것들이 참 많아요.

학부생 때 모의 수업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못했어요. 실제로 아이들을 만나러 갔을 때 전혀 다른 나의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나에게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실제와는 다른 부분이 있구나’를 느꼈어요. 실제 현장에 계시지 않은 교수님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확연한 차이가 많아요.


모의 수업도 하고 실제 현장으로 실습을 나간다고 했는데, 첫 실습 때 많이 긴장됐을 것 같아요.

임 : 4학년 1학기에 유치원, 2학기에 어린이집으로 첫 실습을 한 달씩 나갔어요. 솔직히 처음 실습 나갔을 때 너무 당황스럽고 괴로웠어요. ‘내가 4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 공부가 생각보다 나와 맞지 않구나. 현장의 상황이 이론과 많이 다르구나’를 깨달았죠. 아이들과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웃으면서 다녔지만, 그 뒤에서 교사들이 고생하고 지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던 유아교육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특별한 사건이 있었나요?

임 : 제가 처음 실습했던 곳이 작은 곳이 아니라 송파에서 꽤 큰 유치원이었는데, 교사들이 좋은 수업을 준비하기 위한 시간보다 촬영이나 아이들의 또 다른 특기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어요. 또 수업 이외에 원장 선생님이나 연구원들의 뒷일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닌데.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유아교육을 배운 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어요.

여러 교사들이 있어 각자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임 : 각자의 역할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담임 선생님으로서 각 반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쏟고 다음날 아이들의 수업을 위한 준비가 더 필요해요. 그런데 이것이 우선이 되지 않고 원장 선생님이 지시하는 일, 연구원들이 지시하는 일을 먼저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저는 여러 아이들이 동일하게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의 원아 명부를 보고서 이 아이의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시는지 확인하고 나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아팠어요.


갑자기 여러 가지 궁금증이 드네요. 먼저 궁금한 점은 아이들 수업의 내용을 연구하는 연구원이 본래 따로 있나요?

임 : 그 유치원의 특별한 경우인데 연구소가 따로 있었어요. 연구소를 관리하는 분과 연구원들이 따로 있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관련한 연구만 담당했어요. 그런데 교사들이 연구원들의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모습도 본거예요. 그리고 그 연구원의 아이가 유치원에 왔을 때 그 아이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는 모습, 반대로 그 아이가 선생님들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봤을 때 옳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물론 제가 그 유치원에서 나와서 다른 곳들을 경험해봤을 때 모든 곳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유치원만의 부조리한 부분이었구나’를 알게 됐죠.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런 부조리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아직도 꽤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겠네요.

임 : 그래서 친구들과 실습을 다녀와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국공립 병설 유치원의 경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훌륭하고 좋았다’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대형 사립 유치원의 경우에는 방금 말씀드린 경우의 상황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그런 부정적인 모습 때문일 수도 있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실습 이후 진로를 다시 생각해보는 학생들도 꽤 있을 것 같아요.

임 : 저의 경우 4학년 1학기에 유치원 실습을 하고 나서는 ‘유아교육과를 졸업해도 관련된 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2학기 어린이집 실습을 가서 아이들과 교사 모두 행복해하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고, 원장 선생님도 교사들을 아껴주는 모습을 봤어요. 이 모습을 보고 나서 ‘부조리한 곳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유치원과 어린이집 모두 실습하고 온 친구들 중에서 졸업하고 이 일 안 하겠다는 친구는 없었어요. 오히려 그 이후 사회에 진출해서 교사로 일을 한 후에는 반반으로 나뉘었어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을 위한 기준이 있나요?

임 : 유치원의 경우 생각보다 야근이 정말 많아요. 그렇게 늦게까지 야근하고 다음날 아이들과 웃으면서 봐야 하잖아요. 그냥 내 책상에 앉아서 사무적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을 직접 만나야하기 때문에 이에 지치는 사람이 이 분야를 떠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원장 선생님이나 다른 교사들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더 힘들어지죠.

정말 일반 회사와 같은 직장이네요.

임 : 네 저희에게 정말 직장이죠.



2013년 졸업을 하고 그 해에 바로 유치원 교사로 일을 시작했네요. 몇 세 반을 맡았나요?

임 : 만 5세 반이요. 우리나라 나이로 7세 반이죠.

아이들 나이마다 특성에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임 : 나이마다 특성이 다르고 할 수 있는 것도 다르고 교육도 달라요.

교사들이 가르치기 선호하는 아이들의 나이대가 있나요?

임 : 선생님마다 선호가 다른 것 같아요. 대부분 자신이 첫 부임 때 맡았던 나이대의 아이들을 좋아하거나 높은 연령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만 3세의 경우 기저귀를 못 떼고 오는 아이들이 있고 스스로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서 교사의 손이 많이 필요한 반면에 만 5세의 경우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같이 경험할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어요. 대화가 통하고 계획한 활동들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으니까 교사들이 더 선호하기도 해요.

본인은 어떤가요?

임 : 저도 만 5세 아이들이 좋아요(웃음).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였나요?

임 : 교사로서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 가장 힘들었어요. 저도 처음이고, 아이들도 처음 만나는 선생님이다 보니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했어요. 아이들을 다루는 게 처음이다 보니 많이 어려웠는데 30명을 맡다 보니까 심적으로 부담도 컸어요. 야근을 해도 다음날 아이들을 위한 수업 준비보다 서류 업무, 청소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까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되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고. 늘 피곤하게 퇴근하고 피곤하게 출근해서 한 시간 정도 통학 차량 운행을 돌고 귀가 차량 운행까지 돌고 나면 지쳤어요. 이렇게 하루하루 보냈던 새 학기라 가장 힘들었어요.

게다가 정부에서 실시하는 평가 인증이 9월에 있었어요. 매일 새벽 12시에 퇴근했는데, 정작 아이들을 위한 수업 준비는 못하고 평가를 위한 서류 정리, 교구 만들기, 환경 정리하다가 집에 가고. 아이들도 결국 교육 시간에 평가를 위해서 무언가 그려야 하고, 만들어 내야 되고, 활동을 즐거워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는 모습을 봤을 때 마음이 힘들었어요. 종합적으로 내가 아이들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야 될 때 가장 힘들었어요.


정부 평가 인증이 따로 있군요.

임 : 어린이집 평가와 유치원 평가는 또 다르더라고요. 유치원의 경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원장 선생님들도 더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 원해요. 그러다 보니 교사들이 일에 치일 수밖에 없어요.


한 반의 구성 인원에도 차이가 있나요?

임 : 적정 인원이 정해져 있기는 해요. 국공립 어린이집, 사립 유치원 모두 정원수를 꽉 채워서 받는 것 같아요. 제가 있는 유치원은 30명 정원에 30명 모두 받았어요.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20명 정도예요. 그 10명의 차이가 굉장하답니다(웃음).

본인이 생각하기에 적정 인원은 몇 명이라고 생각하나요?

임 : 20명일 때도 교사 한 명이 담당하기에 많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아이들을 위한다면 정원을 줄여갔으면 좋겠어요. 아직 적은 인원수를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줄여가는 방향이 필요해요.


다큐멘터리를 보면 북유럽 국가 학교에서 한 교사가 담당하는 학생수를 10명 남짓으로 한정시키는 모습을 보기도 하잖아요.

임 : 정말 꿈의 숫자예요. 제가 아는 교사 중 신설 유치원에 들어가게 돼서 7명의 아이들과 1년을 보낸 분이 계세요. 아이들과 가족처럼 지냈다고 하셨어요. 아이들을 무지개로 표현하시면서 졸업할 때도 ‘무지개 파티’를 열고 부모님들과 같이 가족 송별회 하듯 졸업식을 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적정 인원이 맞춰지면 교사들이 한 명 한 명의 아이들과 눈 맞추면서 이야기하고 아이들 각자의 호기심을 이끌어낼 수 있기에 충분하겠다는 생각을 늘 해요.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을 위해서군요.

임 : 네 정말 아이들을 위해서. 교사는 20명, 30명 아이들이 있어도 감당할 수 있어요. 그런데 ‘나는 오늘 어떤 아이와는 한 번도 눈 맞춤을 하지 않았네’라고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거꾸로 그 아이는 ‘나는 선생님과 한 번도 스킨십을 하지 않았네. 선생님과 한 번도 대화를 하지 못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예요. 아이들을 위해서 한 반의 정원이 줄어드는 것은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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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모두 임지아 교사 담임 반 아이들의 편지)


그럼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언제였나요?

임 : 아이들이 외부에 견학 갔다 올 때 친구들끼리 ‘오늘 즐거웠어. 행복하다’라고 자신들의 감정을 이야기할 때. 저에게 직접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이러한 감정을 가지고 있구나’를 알 때 행복해요.

그리고 졸업한 아이들에게서 연락이 올 때 행복해요.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 어머니들이 스승의 날 꽃 한 송이 보내주시는 것도 감사하지만, 졸업한 이후에도 제가 감사한 선생님으로 기억되어서 잘 지내고 있다고 사진 보내주며 아이들이 연락할 때 감사해요.

2013년 처음 맡았던 아이들은 지금 몇 살이 됐죠?

임 : 지금 10살이에요. 초등학교 4학년이네요.

그 아이들과도 계속 연락하나요?

임 : 학부모님과도 가끔 연락하고, 아이들과도 직접 연락해요. ‘저 잘 지내고 있어요. 저 이제 4학년이에요’라면서.


그리고 2014년에 퇴사를 했어요. 어떤 이유였나요?

임 : 아이들 졸업시키고 퇴사를 했어요. 그 당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곳이 큰 규모의 유치원이라 힘들었던 만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한 해 더 하면 또 배우는 게 있겠다’고 생각은 했죠.

그런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아이들의 안전이었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 지켜지지 않는 부분들이 실제로 있었고, 교사로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 내용을 원장 선생님과 면담하면서 전달했어요. ‘아이들 안전에 대해 두려운 부분이 있고 걱정이 된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으니 시정이 필요하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다른 유치원들도 똑같이 하고 있고 아직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으니 문제 될 것 없다.’라는 대답을 하셨어요.

이런 곳에서 계속 일한다면 언젠가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 있고 나에게도 더 이상의 이익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시 한 템포 쉬면서 이 길을 왜 선택했는지 돌아보고, 내가 배운 학문과 실무가 달랐던 부분에 대해서 공부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으로 그만두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안전 문제였는지 말해줄 수 있나요?

임 : 우선 교사 한 명이 30명의 아이들을 맡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아요. 산책을 나가서 횡단보도를 건널 때에도 제가 앞서갈 때 뒤따라 오면서 아이들을 봐줄 보조교사가 필요한데 제공되지 않았어요. 또 외부 견학할 때도 아이들이 30명인데 25인승 차량을 빌려서 끼어 타야 하는 경우가 생겼어요.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사고가 난다면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옳지 않다’는 의견을 냈지만 ‘그렇지 않다’는 대답을 들었을 때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유독 그 유치원만 그런 건가요?

임 :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다른 곳에서의 경험이 없고 제 눈으로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 이런 부분은 학부모와도 소통하는 것이 옳지 않나요?

임 : 매일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꼴로 텃밭에 가거나 5분 거리 은행에 견학을 가는 정도예요. 그래서 괜찮다는 답변을 하는 거죠. 저는 그럼에도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거든요. 사실 학부모님과는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없죠 교사 입장에서.



유치원에 간 선생님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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