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시피 곧 인생
* 앞선 인터뷰를 먼저 읽으면 더 깊은 이해가 가능합니다(클릭 시 앞선 인터뷰로 이동)
요새 여러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에 많은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궁금합니다.
유 : 사실 저도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내가 그 위치에 갔을 때는 그런 모습이 아닐 거야’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요. 슈퍼 갑질이 공공연 하거든요. 알려지지 않았다 뿐이지. 저희는 소상공인이고 그들은 대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기업이잖아요. 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쟁구도는 달라요.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느끼고 바라는 정도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불신이 생기는 거죠. 체인점을 운영하는 본사의 입장에서는 한 가게가 아니라 여러 가게들을 동시에 봐야 하고, 가게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본사의 직원들도 신경 써야 하고. 본사의 이윤 창출 능력이 커져야 결과적으로 지점들도 좋아진다고 생각해요. 가맹점주의 입장에서는 어쨌든 내가 살아야 이 브랜드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소상공인에 대한 기본적인 보장이 안되면 아무리 큰 프랜차이즈 기업이라고 해도 신뢰가 안 갈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가맹점이 본사에서 식재료를 구매하고 조리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식재료 값이 비싸지면 판매가도 비싸질 수밖에 없겠죠. 마진이 적어지면 그만큼 많은 수량을 판매해야 하는데 각 지역권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요. 저도 체인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마진에 대한 보장, 지역권에 대한 보장, 마케팅에 대한 지원만 제대로 해주면 나머지는 점주의 역할이라고 봐요.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 신고 뛸 수 있는 운동화를 제가 점주들에게 마련해주면 신나게 뛸 수 있겠죠. 처음 축구하는 축구선수에게 200만 원, 300만 원 하는 축구화를 본인 돈으로 사라고 하면 돈 없는 사람은 축구를 못 하게 되잖아요. 운동을 할 수 있는 의지가 있고, 운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연습을 해왔는데 좁은 두 평 짜리 공간에서 뛰라고 하면 뛰는 게 재밌겠어요.
저도 주위에서 질타를 자주 받아요. 이렇게 해서 돈을 벌겠냐고. 돈을 벌려면 지역권도 쪼개고, 체인점도 늘려야 돈을 쉽고 많이 벌 수 있지 않겠냐고. 저도 돈 벌고 싶죠. 앞서 말씀드렸듯이 돈에 대한 집착이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집착은 아니에요. 체인점 한 곳 한 곳이 다 잘 되어서 저도 잘 되고 싶지, 체인점을 착취해서 돈을 벌고 싶지는 않아요. 지랄닭발 체인점들은 지역권이 정말 넓어요. 한 시(市), 한 구(區)를 보장해줘요. 가맹 문의가 들어왔을 때 지역권을 말씀드리면 ‘이 지역을 정말 제가 다 할 수 있을까요?’라는 말씀을 하세요. 최대한 할 수 있을 만큼 하시라고 말씀드리죠.
대기업은 박리다매가 가능한 구조이다 보니 가맹점에 원재료도 싸게 공급해줄 수 있잖아요. 그런데 몇몇 기업들이 가맹점에 납품하는 메뉴를 이름만 다르게 바꿔서 본사 직영에만 출시하기도 하는 행동을 해요. 고객들은 다 알잖아요. 대기업도 아이템을 늘리고 싶으면 전혀 다른 신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맞죠. 체인점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고생을 정말 많이 하세요. 한 집안의 가장이고. 그런 최소한의 보장을 해주면 가게를 운영해가는 점주들도 좋고, 체인점을 운영하는 본사도 좋을 거예요.
이야기를 들으며 각 가맹점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만들고 계신가요?
유 : 저희가 밤에 장사를 하다 보니 다 같이 모이는 자리를 만들기가 힘들어요. 그런 기회를 몇 번 가져보려고 했으나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힘들었죠. 한 자리에 다 같이 모여서 식사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더라고요. 지금은 체인점들을 방문해서 ‘오늘 어땠어요? 어제 장사 어땠어요?’라고 물어보죠.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매출이니까. 매출 걱정을 하시면 주변 상황들에 대해 말씀드리기도 하고. 헤쳐나갈 수 있는 방안들도 이야기하고. 이런 소통들을 많이 하려고 해요. 그렇다고 제가 장시간을 앉아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잠시 얼굴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죠. 어찌 보면 대기업이 할 수 없는 소통방식이에요. (규모가) 작으니까 할 수 있는 방법이죠. 작기 때문에 해야 하는 방법이에요.
(위 사진 모두 지랄닭발 김포 본점)
현재 경기도권 위주로 지점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른 지역으로 지점을 늘릴 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유 : 늘리고는 싶어요. 다만 현재는 욕심을 부려서 억지로 늘리고 싶지는 않아요. 장사가 잘 돼서 확장을 해야 제가 만족할 것 같아요. 일단 벌여 놓고 뒷수습을 하는 방법은 저랑 맞지 않아요. 실제로 그런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어요. 대기업은 아니지만 지랄닭발 보다 훨씬 규모가 큰 기업에서. 유혹이 많기는 하지만 현재는 무리한 확장은 안 하고 싶어요. 음식도 제가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내놓기 싫듯이 제가 할 수 없는 곳에 점포를 늘리고 싶지는 않아요. 홍대나 논현동 같이 요충지에 무리한 조건으로 들어가기보다 더디게 가더라도 오픈 한 곳 한 곳에 더 세심하게 신경 쓰면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점포를 열 때보다 스무 번째 점포를 낼 때 더 좋은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많이 쌓고 싶어요. 마냥 또 다른 점포를 더 열지 않겠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제 역량과 상황에 맞게 준비가 되면 차근차근 성장해가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행복하십니까?
유 : 아 행복합니다.
어떤 이유에서 행복하신가요?
유 :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고 제가 한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면서 사람으로서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사실. 그래서 행복해요.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를 떠나서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행복합니다.
반면 사소한 부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죠. 어떤 경우가 있나요?
유 : 아무래도 저희 가게가 배달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손님들과의 관계에서 그런 경우가 생겨요. 손님들도 나쁜 의도로 일부러 이의 제기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트러블이 적지 않게 있어요.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한 두 건만 클레임을 받아도 하루 전체의 스트레스가 돼요.
음식 판매를 위해 3일이라는 준비 기간이 걸려요. 3일이 그냥 놔두는 시간이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조리하고 숙성시키고 굽고 다시 숙성시키고 양념을 만드는 모든 과정이 포함된 시간이에요. 손님들에게 판매해야 하는 상품이니까 정성을 들여서 만들고 있죠. 저도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여러 음식점들을 찾아가서 먹어봐요. 다른 사람이 해준 음식을 먹을 때 음식을 준비해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분들에게 이 음식은 전부예요. 물론 입맛이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고, 기본적인 것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말씀드려야 수정이 될 수 있으니 그런 피드백은 감사하죠. 그런데 막무가내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본인 입맛이 표준인 거죠. 단 맛, 짠맛, 매운맛 등 여러 맛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음식인데 본인이 짜게 먹는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이 먹는 것은 아니거든요. ‘내 입맛에는 짜네’라고 말할 수는 있어도. 각자의 입맛이 다른 것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은 대놓고 악플을 달아요. 지랄닭발 모든 체인점을 합하면 한 달 매출이 몇 억 원이 되고 정말 많은 분들이 같은 닭발을 드시는데, 악플에 쓰여있는 대로 맛이 없는 음식이라고 하면 그렇게 많이 판매가 될 수 없었겠죠.
저는 소통을 하려고 해요. 손님이 맛봤을 때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지. 메시지로 의견을 보내주시는 손님들도 계세요.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표현에 인색하잖아요. 맛있게 먹고서 맛있게 먹었다고 표현해주시면 정말 좋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어떤 점들이 부족한지 피드백해주시면 정말 감사해요. 그런데 그런 피드백이 잘 못 된 부분으로 흘러갈 때 제가 받는 스트레스가 정말 커요. 제 이름을 걸고 하는 장사다 보니. 올바른 비판, 더 성장할 수 있는 지적은 감사한데 먹지도 않은 상태에서 누가 봐도 심각한 악플을 다는 분들이 있어요.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대스타라고 악플이 없는 것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더 많잖아요. 한 나라의 대통령도 수많은 악플을 달고 사는데 저희 같은 작은 가게에 악플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이런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죠. 다만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마음에 타격이 있어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랄닭발 메뉴 무뼈닭발, 오돌뼈, 달걀찜)
지랄닭발이라는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은 멘토 또는 롤모델이 있나요?
유 : 네 있어요. 자영업 분야에서 정신적인 멘토가 한 분 계세요. 부모님 친구분이에요. 제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신 분인데 어찌 보면 친척보다 더 친한 사이예요. 저희 집과 비슷한 가정형편, 다섯 명의 자식과 시어머니까지 모시는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길거리 떡볶이 장사부터 시작하셔서 아이들 다섯 모두 대학과 유학도 보내시고 지금은 재테크도 잘 하셔서 남부럽지 않게 살고 계세요. 정말 불법적인 행태 하나 없이 일궈내셨어요. 그분을 보면서 남들이 하찮게 생각할 수 있는 떡볶이 파는 아줌마였죠. 그럼에도 결국 크게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직접 봤어요.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한 것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제 뇌리에 박혀있어요. 장사를 시작하면서 ‘이분이 갔던 길 대로만 가면 나도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했어요.
젊은 청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나 영화, 다큐멘터리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유 : 외국 다큐멘터리 중 한 회사의 사장이 종업원으로 분장해서 직원의 입장을 경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사실 현실 세계에서 갑과 을로 분리되어 있어 서로의 입장을 경험해볼 기회를 갖기가 어렵죠. 회장이 가장 밑바닥의 자리까지 내려와서 가장 말단 직원이 겪는 고충을 경험해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한 기업의 수장으로서 어떤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더라도 모든 직원 각각에게서 피드백을 받지 못하잖아요. 본인이 몸소 체험을 하면서 경영 전략을 바꾸는 경우도 있어요.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시는 분들 중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 보면 고용주와 직원 서로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어요. 실제 사장이 되어보고 직원이 되어본 경험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런 경험을 해보지 못했던 분들에게 추천해요.
그런데 누군가가 추천해주면 그 순간 일이 되어 버려요. ‘이건 권장도서야’라고 하면 그 순간 재미가 없어져요. 저는 많은 것을 접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내가 관심 있어 하는 것만 접하면 시야가 좁아져요. 관심이 없는 분야라도 한 번쯤을 발을 디뎌보고 빼도 좋을 것 같아요. 경험은 해볼 수 있잖아요. 작은 경험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젊은이들에게 제가 감히 추천하는 것은 ‘다양한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 예요. 물론 느릴 수는 있어요. 제가 추천 도서를 정해서 알려드리면 시험 보기 전에 요약 노트를 보는 것과 비슷해요. 그보다는 조금 느리더라도 스스로 배워가는 습관을 들이면 나중에 큰 문제가 발생했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어리잖아요. 어린것이 얼마나 큰 자산인데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언제까지 하고 싶으세요?
유 : 죽을 때까지 하고 싶죠. 제 욕심으로는 일본의 가게들처럼 제 자식들에게 대대로 물려주고 싶어요. 제가 죽더라도 큰 세계에 작은 가게 하나를 남기고 갈 수 있으니까. 유명한 사람들은 글, 사진, 그림 같은 작품을 남기듯 저에게는 ‘지랄닭발’이 작품이에요. ‘지랄닭발 대표 유현덕’이 아니라 ‘지랄닭발’이 곧 저니까. 가게 이름이 제가 죽은 후에도 계속 남아 있다면 그만큼 큰 영광이 없을 거예요.
장인정신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유 :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장인정신이 잘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몇십 년 된 식당들도 많고. 우리나라는 프랜차이즈가 보급되면서 많이 사라지고 있잖아요. 일본에는 아직 전통 있는 가게가 잘 지켜지고 있어서 그런 모습이 부러워요. 저도 자영업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고요.
그래서 저도 매장 수를 마냥 늘리고 싶지는 않아요. 지랄닭발이라는 브랜드를 선택해주신 점주님들이 ‘이 브랜드 선택하길 잘했다. 지랄닭발 덕분에 먹고살 수 있다. 지점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라는 말을 들으며 성장하고 싶지 무작정 들어오는 창업 문의 다 받아서 늘리고 싶지는 않아요.
꿈이 무엇인가요?
유 : 방금 말씀드린 것이 제 꿈이에요. 뭔가 대단한 꿈이 아니라 지금처럼 지랄닭발을 운영함으로써 우리 식구들이 즐겁게 살고, 대표로 일하면서 체인점들 사장님이 풍족하게 먹고살 수 있는. 더 꿈꾸자면 지랄닭발이 보다 더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닭발을 드시는 모든 손님들이 맛있게 드셔주시고,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즐겁게 운영할 수 있는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저도 더불어 행복해질 수 있으니까. 이게 제 꿈이에요.
현재 그 꿈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나요?
유 : 굳이 퍼센티지로 따지자면 51%. 반 정도는 이뤘다고 생각해요. 손님들도 만족해주시고 점주님들도 지랄닭발을 운영하시면서 힘들어하는 모습보다는 미소를 지으시니까. 앞으로 나머지 49%를 채워야 하는 의무가 있죠.
그간의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업하려는 젊은 청년들에게 조언과 당부 사항 공유 부탁드립니다.
유 : 저는 경험을 했지만 겪어보지 않았으면 하는 게 있어요. 어려움을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것이 있어요. 예전 TV 프로그램 중에도 ‘체험 삶의 현장’이 있었잖아요. 직접 고된 일을 체험해봄으로써 얻는 일에 대한 성취감. 된장인지 똥인지 먹어봐야 안다는 말도 있고. 이제 창업하시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된장인지 똥인지 먹어보라고 하고 싶어요. ‘이건 된장이고 이건 똥이야’라고 듣고서 맛있는 것만 먹으면 다른 것은 어떤 맛인지도 모른 채 하나만 고집하게 돼요. 힘든 일이든 좋은 일이든 본인이 해보고 느껴야 본인에게 맞는 적성을 찾을 수도 있고 편견도 없어져요.
해보지도 않았는데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마치 본인이 해본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도 많은 일을 해봤지만 안 해본 일이 훨씬 더 많죠.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어떤 일은 어떻다’라고 이야기하는 글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글들만 읽고서 마치 해본 것 같은 간접경험만 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경험해보면서 시간 활용을 잘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이것 조금 저것 조금 이쑤시개로 맛보듯이 간만 보면 깊은 맛을 느낄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모든 것을 깊게 경험하기에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톡톡 찍어보다가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지금 마흔인 제가 스무 살의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본인이 자발적으로 해보면 좋겠지만 남이 시키는 일도 한 번 해보기. 간접경험 열 번보다 직접 경험 한 번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에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요새 청년들에게 현실은 꿈을 꾸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청년들에게 응원 부탁드립니다.
유 : 제가 감히 그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저는 현재 산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이죠. 그리고 우리 시대 많은 부모님들은 이미 헬조선에 지칠 대로 지친 분들이에요. 제가 조언을 해드리기보다 바로 옆에 계신 부모님 얼굴을 보면 될 것 같아요. 아직 제대로 뛰어들기도 전에 ‘헬조선이다’하고 겁부터 내기보다 그 헬조선에서 지금까지 나를 키워주신 분들의 얼굴을 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요. 부모님도 하신 일인데 본인은 해보지도 않고서 겁부터 내고 비난하고. 나보다 먼저 태어나서 나의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분이 계시니 그분의 짐을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헬조선이 마냥 헬조선이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불평불만 하기보다는 어떤 일을 하면서 성취를 느끼고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는 우리나라가 정말 살기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여기서 사기도 당해봤고 여러 어려운 일도 경험해봤어요. 지금도 이렇게 장사를 하고 있지만 외국에 나갔다면 이만큼 못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라서 할 수 있었어요. 부족하긴 하지만 여러 사회적 보장들이 있어서. 우리가 누리지 않고서 주는 데 받지도 않고 나쁜 거라고 욕하기만 해서 그렇지 현명하게 얻을 수 있는 혜택들이 있어요. 요새 청년들은 현명하니까.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오히려 더 껑충 뛰어오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경기가 다 좋아서 모두가 잘 되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면서 창업하려고 하겠어요.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되는 상황이다 보니 음식점의 경우 맛에 대한 연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복지가 더 잘 구축되어 있는 다른 나라의 청년들에 비해 우리나라 청년들이 더 힘든 부분이 분명히 많아요. 그렇다고 우리나라 청년들의 역량이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비슷한 연령끼리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청년들이 더 스펙도 좋고 능력도 좋고. 저도 물론 우리나라의 안 좋은 점에 대해 비판하죠. 그런데 욕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아니잖아요. 비난할 생각과 시간을 전환해서 더 생산성 있는 곳에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IMF 때도 돈을 번 회사들이 있어요. 역발상으로 기회를 잡은 거죠. 그때 성장하기 시작한 회사가 지금 중견기업이 되어있는 경우도 많아요. 헬조선이라는 개념이 지금의 문제만이 아니에요. 20년 전부터 그래 왔고 예견되어 왔던 모습이에요. 지금 시대에 태어났으니 지금 시대에 맞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돼요.
입바른 소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래서 더 해야 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진리도 아니고 정의도 아닐 수 있어요. 저도 70년대에 태어나서 40년 동안 아날로그와 디지털 전환 시대 모두 살아보면서 느낀 점은 지금이 마냥 헬조선이라고만 볼 수 없다는 거예요. 옛날에 비해서 좋아진 것들도 정말 많아요. 시대가 급격하게 바뀌다 보니 그 속도에 적응 못한 개인과 사회에 대해 비판하는 분들이 나쁘게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좋은 환경과 조건을 타고난 사람들을 소수예요. 그 안에 속하지 않았다면 비관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열심히 살 궁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서 도전해보라는 메시지와 비슷한 맥락이군요.
유 : 가지지 못한 자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권리가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요새는 집안도 스펙인 것이 사실이잖아요. 지금 잘 사는 사람들도 그 부모가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잘 사는 경우가 많고. 물론 우연찮은 기회로 땅을 소유하게 되거나 다른 기회를 잡은 사람들도 있죠. 그런데 그건 그 사람의 운이고 운도 실력이에요. 그 운을 마냥 비판만 해서는 나아질 것이 전혀 없어요. 다른 방법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타협하지 않았고,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합당한 욕심을 부렸고, 한 가장의 아버지로서 철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다. 비단 인터뷰이만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 우리네 부모님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우리의 지각 능력은 지극히 제한적이기에 현재의 단면만 보기 마련이다. 내가 지켜보고 있는 현상의 시공간에 얽매이기 마련. 그래서 사람의 의견이 엇갈리고 서로 다투는 것이리라. 한 명의 어른도 분명 한 명의 청년이었다. 지금의 청년도 훗날 한 명의 어른이 될 테다. 보수니 진보니 편 가르기에 바쁜 현실이지만 결국 스펙트럼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하다. 이런저런 이야기 했지만 결론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청년은 어른이 살아온 역사에 대해, 어른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에 대해 억지로 억지로 입장 바꿔 이해해보기.
억지로 억지로 입장 바꿔 이해해보기
지랄닭발은 맛있게 매웠다. 사실 매운 ‘맛’도 통증이란다. 현상을 어떤 단어와 개념으로 정의하느냐에 따라 돈을 내고 사 먹을지 어떻게든 피하려고 애쓰는지 우리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당신의 인생,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불평, 불만으로 정의했는가, 매일 아침에 눈을 뜨고 싶어 지는 즐거운 일들로 정의했는가. 맛있게 매운맛으로 정의 내리는 지랄닭발. 한 번 맛보시길.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지랄닭발의 지랄 같이 맛있는 닭발은
쉼, 여유, 소소함, 깨끗함을 위한
휘게(Hygge) 셀렉샵 '숄든'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https://goo.gl/hhUkV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