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20년과 아베노믹스
옆 나라 일본은 참 가깝고도 멀다.
그중에서 유독 경제 분야는 멀게 느껴지지 않나 생각한다.
그럼에도 일본 경제 하면 떠오르는 단어 몇 가지.
잃어버린 20년 & 아베노믹스
그렇다.
왜 일본은 20년을 잃어버렸고, 아베는 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경제 정책을 펼치는가 살펴볼 것이다.
조금이나마 일본 경제와 가까워질 것이다.
#1 현재(2010년대)
아베노믹스라는 단어가 근 몇 년간 잊을만하면 들려왔다. 최근에는 대부분 부정적인 소식으로.
일본 경제를 이끄는 산업 생산도 하향세고 세계 수출 시장도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시기에 얼마 전 브렉시트(Brexit)까지 겹치며 아베노믹스는 한계점을 드러내고 아베는 골머리를 썩고 있다.
디플레이션을 탈출하기 위해 물가상승률을 높이는 정책을 실행해왔지만 정작 물가는 5월에만 0.4%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베노믹스 정책이 실패한 것을 넘어서 아베 정권 때에만 불황이 겹치는 더블딥(Double Deep)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더블딥(Double Deep)에 빠진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2 과거(1990년대)
이번에는 1990년대로 돌아가 보자.
1990년대까지 일본 경제는 성장이 과열되어 거품이 가득한 상태였고 이 문제의 주범으로 대장성(大蔵省 ;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 역할을 했으며 현재는 없어지고 재무성이 해당 역할 수행)을 지목했다.
이렇게 위축된 대장성의 빈자리를 일본 은행 BOJ(Bank of Japan ; 일본 중앙은행으로서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역할)가 꿰차고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BOJ는 금리를 인상해 당장 부풀어 오른 거품을 진정시키고, 이로 인해 일시적인 침체가 오더라도 금리를 다시 내리지 않았다.
돈을 무작정 풀면 일본 경제의 체질을 바꾸려는 노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즉, 금리를 올려도 버틸 수 있는 기업은 살리고 문제가 발생하는 기업은 과감하게 솎아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가 존재했다.
당시 대장성의 위치가 위축됐다 하더라도 BOJ와는 아직 힘겨루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건재했다.
막상막하.
백중지세.
BOJ는 금리를 인상하여 긴축 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대장성은 다시 시중에 돈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으로 대립하며 일본 경제의 방향성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이 된다.
일본 경제의 방향성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황
이렇게 어정쩡한 사이 어느새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직면한다.
더불어 금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대장성은 돈을 시중에 투입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고, 국가의 빚은 늘어난다.
#3 과거(2000년대)
이런 힘겨루기는 10년 뒤인 2001년에 대대적으로 실행된 양적완화 정책에서도 계속된다.
실은 양적완화(量的緩和)라는 용어도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정작 일본은 그 효과를 못 누리는 상황.
심지어 일본 내부에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소리까지 나왔다.
어떤 정책이든 장점과 단점이 함께 존재하기에, 정책을 실행하기로 결정했을 때는 단점을 보며 머뭇거리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히 밀고 나가야 한다.
가뭄에 단비를 찾는 일본 국민들에게 위와 같은 슬로건을 내걸고 등장한 사람이 아베 신조다.
#4 다시 현재(2010년대 까지)
아베 신조는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개혁을 따로 하지 말고 한 번에 하자는 공격적인 공약을 내걸고 국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총리로 선출됐다.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푸는 것은 물론이고, 과거에는 정부에서 거들떠보지도 않던 위험 채권까지 사들였다. 특히나 보수적인 일본에서 실행한 정책이라 더욱 파격적이었다.
가령 우리나라 각 가정의 가계부채를 한국은행에서 사주는 개념과 비슷하다. 무척 파격적이다.
그러나 일본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
어정쩡함
아베노믹스도 어정쩡함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편에서는 중앙은행인 BOJ에서 돈을 찍어내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소득세를 인상하고, 월급 인상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기업을 압박하면서 경기 부양 정책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이렇게 아베노믹스에 기대를 걸었던 일본은 또다시 실망하고 새로운 10년을 맞이하고 있다.
일본과 조금이나마 가까워졌는가?
이 지점에서 시선을 돌려보자.
비단 일본 경제만의 문제일까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갈 때는 견제와 균형이 미덕일 수 있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에는 차르(Tzar : 군주)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며 과감하게 밀어붙일 차르가 필요하다.
소크라테스의 삼단논법.
1. 대한민국 경제는 위기에 있다.
2. 위기에는 차르가 필요하다.
3. 대한민국에는 차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차르가 존재하는가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 경제가 어땠고, 어떻고, 어떠할지 대한민국의 10년을 지키기 위한 고민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