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의 엄마는 할머니라 불리는 나이가 됐다는 사실
엄마와 간만에 식사를 하다가 문득.
삼십 대의 내가 아기였을 때 외할머니의 연세와
내가 삼십 대가 된 지금 우리 엄마의 나이가 엇비슷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한 아이가 성인이 되는 동안
한 아이의 엄마는 할머니라 불리는 나이가 됐다는 사실.
아흔이 넘어 거동조차 불편하신 외할머니의 모습이
내가 낳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 엄마의 모습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슬픔과 무상함이라는
덧없는 인생 왕국의 수문장 둘이서 잠시 나를 가로막았다.
역시 '문득'이 가장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