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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Sep 24. 2016

금에 투자하기?

역사 속 금과 금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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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주식, 채권만큼 금을 심심찮게 마주친다.

 아마 내 나이 또래 전후라면 IMF 외환위기 당시 금 모으기 운동이 생각날 테고, 그렇지 않더라도 집에 금반지가 하나씩 있거나 금니라도 있으리라.


1990년대 이전 태생이 모두 아는 사진


 모든 화폐의 어머니로 불리는 금.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지는 금.

 실제 연초 40,000원이었던 금값은 현재 47,500원까지 상승해 18.75%라는 엄청난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다.

금은 언제부터 투자 세계에서 이처럼 확고한 위치를 갖게 됐을까.

 역사 속 금을 살펴보자.



#1 안전자산 금?

 현재 우리는 금을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있지만 그간 금값의 추이를 돌이켜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


물가상승률 조정 금값 추이


 1980년, 금값은 역사상 최고점인 온스당 $9,500(물가상승률 조정)을 찍은 이후 오랜 기간 하락해 2008년 $1,500까지 하락했다.

 그 사이에도 금값은 몇 번씩 등락을 반복하며 안전자산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상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왜 일반적으로 금은 안전하다고 생각할까.


안전자산은 일종의 통념이다


 과거 전쟁이나 불황 등으로 화폐 시스템이 망가져 제 역할을 할 수 없을 때, 금이 화폐의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그 과거의 통념이 자연스레 현대까지 이어져왔다.


 사실 금은 오히려 경제발전을 저해하기도 했다.

중세시대 영국으로 가보자.


#2 경제발전의 걸림돌, 금

 17~18세기 영국은 금 공급량과 가치를 잘 관리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와의 교역을 위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고 난 후 금화 공급량이 급속도로 모자라게 되었고, 영국 내 상거래를 위한 통화도 함께 부족해졌다.

진짜 금은 공급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엘리자베th 1세 여왕


 당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은 금화의 금 함량을 줄이는 장난질을 하며 경제 관리를 엉망진창으로 하고 있었는데, 심지어 이들 보다도 영국의 경제가 형편없을 정도였다.

 소비를 안 하니 유통은 막히고, 유통이 막히니 생산을 하지 않고, 생산을 하지 않으니 결국 경제 전반이 악화되어 다시 소비가 줄어든 악순환이 지속됐다.

 금을 기축통화로 사용하는 경제는 이렇게나 어렵다.


#3 금본위제로 돌아가자?


 반면 금본위제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가끔씩 들린다.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이 달러나 엔화를 마구잡이로 찍어내 화폐는 종이 쪼가리가 되고, 언젠가 지금의 화폐 시스템이 붕괴된다는 이유다.

 각국이 가지고 있는 금의 양만큼만 화폐를 제조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본위제 회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의 경제는 너무나 커졌다.

현재 글로벌 생산량과 소비량은 금이라는 하나의 광물에 묶어두기에 너무나 커졌다.

 금본위제에서 벗어난 것은 사회 진화의 결과다. 이 결과를 다시 거꾸로 돌리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자본주의는 오히려 약속어음이나 수표, 비트코인 등 대체 화폐를 고안해냈다.

금은 그 고려대상의 순위에서 아주 후순위일 뿐이다.

우리나라엔 없나?


#4 투자대상 금

 결국 궁금한 것은 투자대상으로써 금이다.

 최고의 투자 귀재와 최고의 경제학자 이야기를 들어보자.


히히히, 금 안사지롱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공식 석상과 연례보고서를 통해 매번 금을 사지 않는다고, 사지 않겠다고 밝혔다.

 금은 주식만 못하다는 이유다.


 어떤 자산의 현재가치는 그 자산의 미래가치들을 다 현재로 끌어와 합산해 계산한다.

주식 가치를 계산할 때는 기업의 이익과 배당, 채권을 계산할 때는 원금과 이자를 끌어온다.

 그런데 금은 이런 현금흐름이 없다.

얼마가 금의 적정가인지 계산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따라서 누구도 금의 적정가를 알 수 없다.

 그저 도박처럼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흐흐흐, 금 사지마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는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원시시대의 관습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한 채 유령처럼 배회한다


 그럼에도 금을 반드시 투자하고 싶다면 50년 이상 보유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순환 사이클을 봤을 때, 50년 동안 보유한다면 몇 번의 큰 가격 상승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비용 낭비인가.

 시간은 물론이거니와 그 기간 동안 주식, 채권 등 다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모두 날려버린다.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금은 너무나도 비싼 자산이다




 안전자산이라는 금에 대해 어느 정도 고정관념이 깨졌는가.

 물론 올 한 해만 벌써 18.75%라는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에서 보면 좋은 투자 기회였지만 당시에는 투기 기회였다.

 정당한 근거와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투자하는 것은 투자, 그저 막연한 기대와 소문에 휩쓸려 투자하는 것을 투기라고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공부하고 공부해서 투기하지 말고 투자하자.


결국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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