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터뷰 2-2] 다이어트 영양사 혹은 에디터

영양사, 작가, 봉사활동가, 교육자, 스타트업 멤버 그리고 스타 에디터

by 이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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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큰 부분 중 하나는 가족이에요. 여러 굴곡이 있었는데 가족과의 관계는 어땠나요?

경 : 저희 가족은 언니, 저, 여동생, 남동생 4남매예요. 남매들끼리 사이는 돈독해요. 다만 갑작스레 대학생이 단번에 3명이 생기다 보니 집안 경제가 항상 넉넉하지 못했어요. 하나만 낳아 기르기도 어려운 이 시대에 부모님께서는 4명을 기르시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돈을 웬만큼 벌어도 줄줄 새는 거예요. 저도 취업을 빨리 못했을 때 그런 심적 압박이 있었고요.

가정 경제가 넉넉하지 못하다 보니 가정 불화라고 부를 수 있는 사건들도 사실 많았어요. 사업 때문에 가세가 기울었던 적도 있었고. 그 부분에서 오는 어두운 분위기가 있었어요. 그래도 힘든 시기를 같이 이겨내면서 가족끼리 유대관계는 깊었어요. 어려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부모님께 더 감사함을 느끼기도 하고요. 취업을 못하고 있던 2년간 저에게 타박을 주는 가족도 없었고 오히려 묵묵히 응원해줬어요.

둘째이지만 첫째 못지않은 부담감이 있었겠어요.

경 : 그렇죠.

지금은 더 화목 해졌겠어요.

경 : 아무래도 지금은 다들 취업해서 부모님의 경제적인 부담을 많이 덜어드렸으니까요. 엄마, 아빠의 새로운 미션은 저의 결혼(웃음). 언니는 작년 가을에 했어요.

다음 차례인가요?

경 : 아유 왜 그러시나 모르겠어.

곧 설 명절이 돌아오는데.

경 : 그렇죠. 맞아요.


이서경씨 네이버 포스트 메인 화면


네이버 포스트의 스타 에디터로도 활동을 하시네요.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경 : 피트니스 센터에서 일을 하면서도 평생 이 일만 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안정적인 직장도 아니고 40 ~ 50대까지 이 일을 할 수 없겠더라고요. 이후의 삶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나와 같은 영양사가 전문적으로 다이어트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 교육 자료를 만들어볼까’하고 처음 시작했던 일이 네이버 포스트 제작이었어요.

사실 블로그를 하려고 했는데 당시 포스트라는 서비스가 처음 오픈해서 스타 에디터를 모집하고 있다는 공지를 봤어요. 그래서 지원했죠. 예전에도 맛집 블로그를 해보고 싶었는데 꾸준함이 떨어져서 오래 쓸 자신이 없었어요(웃음). 그런데 포스트 스타 에디터 지원은 일주일에 하나씩 총 4번 포스팅하면 되더라고요. 4주 동안 4개 포스트를 올리고 심사 기간 동안 쉬고(웃음).

그리고 잊고 있었어요. 발표 날짜가 됐는데 발표 기간도 모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포스트 알림이 계속 떠서 ‘뭐지?’하고 들어갔는데 제가 스타 에디터로 선정이 돼서 포스트에 사람이 많이 들어온 거예요. 친구들과 밥 먹고 있다가 알게 됐어요. ‘나 4개밖에 안 썼는데 선정됐어’라며 좋아했죠. 분명 운도 따랐어요. 포스트를 시작해야겠다 생각했던 것도, 때마침 스타 에디터를 뽑고 있던 것도 우연이고.


댓글을 읽다 보면 재밌는 댓글이 많을 것 같아요.

경 : 재밌는 글도 많고 열 받는 글도 많고. 재밌는 것보다 열 받는 게 더 많아요.(웃음). 재밌다기보다 고마운 댓글이 있어요. 자그마한 팬들이 생기면서 항상 좋은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오늘도 정말 도움됐어요! 역시 짱짱!’ 같은. 나름 다른 블로거들과 차별화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비슷한 내용이거든요. 그럼에도 제 포스트를 특별하게 찾아봐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해요. 그게 힘이 돼요.

반면 저도 일개 영양사일 뿐인데 저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점점 높아지는 걸 느껴요. 팔로워가 많이 생긴 후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는 날이 되면 온갖 비판 댓글이 달려요. 오타 댓글은 잘못된 부분을 찾아주셔서 제가 수정하면 되니까 오히려 고마워요.



자기의 가치관과 다른 내용이 있거나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좋은 제품을 소개할 때 상업성이 짙다며 비판하는 분들도 있어요. 사실 돈 받고 포스트를 올리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정말 욕설을 듣는 경우도 있어요. ‘발로 썼냐’는 약과예요. 이제 기분도 안 나빠요(웃음). ‘이 글을 쓴 애가 골 빈 애라는 걸 알겠네’ 같은 말도 하고요. 순화해서 말했습니다. 비난을 하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같이 써줘야 하는데 욕 밖에 없어요. 연예인들이 댓글 보면서 상처받고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를 알았어요. 저는 유명인도 아닌데 그 댓글이 머릿속에서 하루 동안 떠나지 않더라고요.

살펴보니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면 댓글이 많이 달리는데, 그때는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아요. 평시에 일반 팔로워들이 읽고 나서 남긴 댓글들에만 답글을 남겨요. 제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뭘 하더라도 남이 잘 되는 꼴을 못 보고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쉽게 비난하고. 그 사람들이 왜 그런지를 아니까 짠 할 때도 있어요.

그런 분들을 위해서도 식단을 짜셔야겠네요.

경 : 그러네요(웃음).


포스트를 통해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경 : 사실 포스트를 쓰는데 식품영양학과에서 들었던 수업은 거의 도움이 안 되었어요.

의외네요.

경 : 수업에서는 단백질이 어떻고, 식품 미생물이 어떻고를 가르쳐줘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내용은 없거든요. 오히려 저는 졸업 후에 의사분들이 쓴 다이어트 책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저만의 자료를 만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포스트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금도 계속 운영을 하고 있죠?

경 : 네 지금도 계속 운영하고 있어요.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고 준비하는 시간이 많이 걸림에도 계속 지속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경 : 포스트라는 창구를 통해서 많이 기회가 들어왔어요.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와도 연이 닿았고, 책도 쓰게 됐고, 이곳저곳에서 글 써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어요. 이런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기회의 문과 같은 곳이에요. 포스트를 일주일이라도 안 쓰면 글이 언제 올라오는지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요새 많이 바쁘신가 봐요’라고 보내시더라고요(웃음).

간접적으로 압박이 들어오네요.

경 : 그게 귀찮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감사해요. ‘나 따위에게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다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해요. 기다려주시는 분들도 있고 저에게 좋은 기회와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계속하고 있어요.


어떤 책을 썼나요?

경 : 제가 포스트에서 쓰고 있는 내용들을 책으로 엮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제가 스타 에디터로 활동을 시작했던 시기가 작년 6월인데 9월쯤 한 출판사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올해 6월에 출판했죠.

20대에 내 책을 낼 수 있는 기회가 흔하지 않아서 감사해요. 책 판매를 통해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거의 없어요. 책을 쓰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이 있기 때문에. 다만 스스로 정말 뿌듯했어요. 원고 작업에 들어갔던 시간, 내 이름으로 책을 냈다는 사실이 무척 좋았어요.

지금도 내년 여름 출간을 목표로 다이어트 레시피 북을 준비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기업에 합류해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나요?

경 : ‘제니스 헬스케어’에서 ‘셀리나’라는 다이어트 앱 개발을 하고 있어요. 다이어트 앱 사용자인 다이어터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어떤 형태로 수익을 올릴지 고민하고 있어요. 가령 최근에 ‘셀리나’ 타이틀을 달고 제가 개발한 레시피로 셰이크를 만들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실제로 다이어트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하는데 계속 보완해 가고 있어요. 유저들이 사용해보게 하면서 앱 사용성이 어떤지 피드백은 받은 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발팀에게 요청사항을 전달하기도 하고. 스타트업이다 보니 정확히 구분된 제 직무가 있기보다 서비스 개발하기 위한 아이디어 제공, 실제 유저와 컨택하는 등 모든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영양사가 대신 장을 봐서 식사 패키지를 만들어 보내드리는 콘셉트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데, 제가 시장에서 토마토 사는 것부터 아이스박스에 패키징하는 것까지 제가 다 하고 있거든요. 나중에 주문량도 많아지고 사람도 많아지면 분업이 되어야 할 일들인데 지금은 제가 많이 하고 있죠.

본인이 정말 재밌어서 하는 것 같아요.

경 : 네 재밌어요. 만약 대기업에 들어가서 정해진 나의 일상적인 일들만 해야 되기보다는 조금 더 생동감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웃음).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실제로 구현이 되잖아요. 앱에서 구현이 되든, 실제 식품 패키지를 만들든. 그런 부분이 재밌죠.

그럼에도 업무 패턴이나 마음이 흐지부지 될 때가 있지 않나요?

경 : 확실히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없어요. 이 서비스를 어떻게 팔 것인지를 두고서도 다른 기획자들과 의견이 부딪히는 부분도 있고. 물론 의견이 부딪히는 것이지 서로 감정이 상하지는 않아요. 각자는 어떻게든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싶으니 부딪히게 되는데, 그 안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찾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게 돼요.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주말에도 급한 업무 전화받아서 처리해야 하고, 하루 종일 일만 해야 할 때도 있고. 한 달 전쯤 영양사가 장보는 콘셉트의 사진이 필요하다고 해서 영양사 가운 들고 영등포 시장에 가서 과일 들고 사진 찍기도 했어요(웃음).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그 과일을 포장해주는 사진도 찍고. 토요일 하루 내내 찍었어요.

업무와 개인 시간의 경계가 없어요. 반면 평일에는 일반 직장인보다 시간이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고. 제 적성에는 이렇게 일하는 방식이 맞아요.

스스로도 일련의 과정을 경험해보면서 많이 배우겠어요.

경 : 네 다각도로 해보게 돼요. 특히나 회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할지에 관한 회의에도 참여하게 되니 많이 배우게 돼요. ‘이런 상품을 팔 때는 이런 콘셉트보다는 저런 콘셉트가 효과적이구나’, ‘이런 문구보다 저런 문구가 좋겠구나’. 셰이크 개발할 때도 제가 관련 업체와 컨택을 했어요. 식품 패키지를 만들 때도 닭가슴살을 납품받기 위해서 단가를 후려치기도 하고(웃음).

모두 제가 했어요. 만약 대기업에 들어갔다면 전체적인 안목 없이 ‘내 일’만 했을 텐데, 여기서는 전반적인 업무를 아우르다 보니 도움이 많이 됐어요.

유저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나요?

경 : 지금 서비스가 아주 안정적이진 않아서 불만 사항이 많아요. 영양사의 미숙함, 서비스의 불안정함, 마케팅 방향성의 불명확함 때문에 업무에 혼란이 오다 보니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을 100% 만족시켜드리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런 와중에도 셰이크에 대한 반응이 좋더라고요. 저는 뿌듯하죠. 제가 개발한 레시피인데 다들 좋다고 해주시니까.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쟁취해야 하는 성격 같아요.

경 : 그래 보이나요(웃음)?

그렇게 안 보이는 게 더 이상해요.

경 :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아는데, 사실 저는 게으르기도 하고 경쟁 구도에 놓이는 것을 안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열심히 사는 이유는 삶의 기준이 저에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에요. ‘쟤 보다 내가 성공해야지’, ‘쟤 보다 내가 더 돈을 많이 벌어야지’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면 더 재밌을까’, ‘내가 무엇을 하면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살아가는데 남들이 보기에는 쟁취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어요.

전자가 중요했던 시절도 있어요. ‘이화여대씩이나 나왔는데 쟤 보다 돈을 못 벌면 안 되지’라는(웃음). 그런 생각은 저를 좀 먹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친구보다 더 벌어서 어쩔 거예요. 내 인생이 행복한 것이 중요한데.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즐기면서 돈도 벌자’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다 보니 남들에게 억척스럽게 비칠 수 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살게 돼요. 만약 경쟁 구도에 놓여서 ‘쟤 보다 잘나야지’라고 생각하면 열심히 하더라도 분명 한계가 있어요. 인생이 힘들고 다 때려치우고 싶고.

이런 인식의 전환이 이뤄진 계기가 있었나요?

경 : 사실 지금도 남들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생각을 아예 버린 건 아니에요. 무게 중심이 많이 옮겨진 거죠. 이렇게 살다 보니까 이 삶의 방식의 행복도가 높고, 결국 이 길이 내가 인정받는 길이라는 것을 배워가면서 자연스럽게 무게 중심이 옮겨졌어요.

만약 남들보다 잘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남들의 시선을 중요하게 여겼으면 피트니스 센터에 못 갔을 거예요. 그 사건에서부터 발단이 된 것 같아요. 그곳에 간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 구도를 의식했으면 제 자존감이 너무 떨어지는 거죠. 그때부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안 보기 시작했죠.


번외 질문들 : 번외라 쓰고 꿀지식이라고 읽는다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요?

경 : 수백 명을 만나서 수천 건의 다이어트 상담을 한 것 같아요. 통계를 내보진 않았지만(웃음). 개중 요요 현상을 겪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미국에 다이어트 성공 이후 1년간 체중을 유지한 사람은 10%밖에 안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90%는 다시 굴레에 빠지는 거예요. 10%의 사람들도 다시 1년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고.

요요 관리가 다이어트 성공의 중요한 부분인데 왜 사람들이 자꾸 요요 현상을 겪는지 고민했어요. 특별한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니 그런 거예요. 그런 식단을 평생 할 수 없거든요.

무리한 식단을 고집하지 말고 문제 식습관을 고치는데 초점을 맞추도록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이에요. 본인의 문제 식습관을 점검해 볼 수 있는 테스트 용지가 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지 도와주는 규칙들이 같이 들어있어요. 본인이 직접 규칙을 선정해서 적용할 수 있어요.

사실 다이어터들도 각성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요. ‘이게 가장 건강하고 좋은 방법이야’라고 얘기를 해줘도 단기간에 살을 빼는 자극적인 방법이라는 느낌이 안 오면 거들떠보지 않아요. 다이어트 이후 체중을 유지하기 원한다면 각성해야 합니다.




다이어트 영양사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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