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토성 인터뷰 2-1] 다이어트 영양사 혹은 에디터

영양사, 작가, 봉사활동가, 교육자, 스타트업 멤버 그리고 스타 에디터

by 이시용

여름이 되면 빠지지 않는 단어. 다이어트.

정작 여름에는 다이어트를 끝마치지 못한 채 겨울을 맞이하고, 겨울이 되면 날씨가 추워 운동하지 못한 채 살을 찌운다. 그리고 맞이하는 여름.

계속되는 악순환을 이 악물고 이겨내면 '요요현상'이라는 복병이 슬금슬금 다가온다.


수렵, 채취, 농사 활동을 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다이어트는 어찌 보면 숙명이다.

그런데 그 숙명을 너무 대중없이 대하고 있지 않은가. 지식 없이 대하고 있지 않은가.


사실 책 보다 사람이 궁금했다


'진짜 다이어트'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 영양사가 있다. 요요 현상이 없는 건강한 진짜 다이어트 방법을 담았다고 한다. 정작 본인은 책의 내용이 기존 다이어트 방법들보다 평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책 보다 사람이 궁금했다. 영양사다. 에디터라고도 한다. 책을 쓰기도 했다. 교육 봉사도 하면서 지금은 스타트업 멤버로 일을 하고 있단다. 어떤 사람일까. 왜 이렇게나 다양한 일을 할까. 그래서 무엇을 얻었나.

몸이 더욱 움츠러드는 12월의 초입. 사람이 궁금한 이유 8할, 다이어트 비법이 궁금한 이유 2할을 핑계로 영양사 이서경 씨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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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서경(이하 경) : 안녕하세요.

어색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경 : 어색하지 않아요.

제가 어색해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경 : 저는 경기도에 사는 29살 영양사 이서경입니다.

어떤 일을 하시는지 간략히 소개 부탁드려요.

경 : 하는 일이 여러 가지라 간략히 설명하기 쉽지는 않은데요(웃음). 다이어트 관리를 해주는 영양사로서 다이어트 어플도 개발하고 콘텐츠 개발도 하고 있고 올해 여름에는 책도 썼어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 영양사하면 학생 시절 급식을 나눠주시는 분들을 떠올리게 돼요.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가요?

경 : 푸짐한 언니들을 떠올리게 되죠(웃음). 그쪽 일은 안 하고 있어요.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하러 오시는 분들 대상으로 다이어트 식단 관리를 도와줬어요. 지금은 ‘셀리나’라는 다이어트 어플을 개발하는 회사와 같이 일하면서 어떻게 살을 빼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기획하고 있어요. 실제로 어플을 사용하는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KakaoTalk_Photo_2016-12-03-19-20-17-3.jpeg 피트니스 센터 고객의 다이어트 관련 상담 중인 이서경


직접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가 많겠네요.

경 : 그렇죠. 그렇죠.

성격에 따라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경 : 다이어트 상담 업무를 2년 반 전에 시작했어요. 저는 처음 보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을 처음에는 별로 안 좋아했어요. 낯가림이 많았어요. 1년 정도 해보니 즐기게 되더라고요(웃음).

이제는 괜찮은데 처음에는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오늘 상담이 많은 날이면 출근하기 전부터 지쳐있고. 이제는 오히려 상담과 상담 사이에 시간이 길면 오히려 심심해요.

성격이 바뀌었네요.

경 : 그런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피상담자에게 정확한 식단을 짜주는 것이 핵심인 것 같아요. 본인의 전문 지식을 활용해서 가치를 전달해줘야 하는 점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진 않나요?

경 : 처음에는 그랬어요(웃음). 각 사람에게 맞는 식단을 짜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일을 하다 보니까 식단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특별한 분들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다이어트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오시기 때문에 그분들의 몸상태에 따라서 식단이 달라지기보다는 그들의 기호와 상황에 따라서 식단을 제공하게 돼요.

예를 들어 직장인이고, 야근도 많고, 밤늦게 야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분들에게는 그분에게 맞게 식단을 제공하고, 학생이라서 정해진 식사를 하게 되면 간식과 아침을 어떻게 조정하면 될지 정해드려요.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영양학적으로 설계가 많이 달라지지는 않아요.

기호에도 많이 달라지는군요.

경 : 그럼요. 먹기 싫은 음식으로 절대 다이어트하기 싫어하는 분들이 계셔서(웃음).

기호에 따라 식단이 바뀌는 줄 처음 알았어요.

경 : 까다로운 분들이 많아요. 다이어트해야 하는 몸을 이끌고 오셨지만 채식주의자이신 분들이 있어요. 고기를 먹을 수 없으니 비만의 이유는 탄수화물 섭취가 많기 때문이겠죠. 육류를 먹을 수 없는데 단백질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돼요.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맛도 중요해요


음식을 맛있게 요리하는 것과 건강하게 요리하는 것이 다를 텐데 어떻게 그 차이를 좁히시나요?

경 : 건강해야 하지만 맛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다이어트는 긴 시간 싸움이에요. 한 달만 열심히 해서 3kg만 빼겠다고 하더라도 그 3kg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개월 간 비슷한 노력을 들여야 해요. 결국 장기전이 되는데 맛없는 풀떼기나 닭가슴살만 두세 달 먹어서는 힘들어요. 그렇게 유지하시는 분들에게는 손뼉 쳐드려야 해요.

맛이 있어야 해요. 가령 상담할 때도 닭가슴살 먹을 때 레시피를 함께 제공해서 이렇게 먹으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알려드려요.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맛도 중요해요.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겠네요.

경 : 그럼요(웃음). 정신 건강이 처음과 끝이라고 생각해요. 다이어트를 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우울증이 있거나 기질적으로 산만하신 분들이 있어요. 두 요소를 가지고 계신 분들을 오래 못하시더라고요. 자아 존중감이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서도 다이어트를 길게 하느냐 금방 포기하느냐가 차이가 나요.

상담하면서도 정신 건강이 바로 서있어야 다이어트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심리학도 공부해야겠어요.

경 : 그것까진 사실(웃음). 사실 되게 어려운 일이에요. 피상담자의 심리 상태에 문제가 있구나 생각되더라도. 뺄 몸이 아닌데 빼고 싶다고 하면서 거식증 비슷한 증세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저는 심리학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닐뿐더러 건드리기 위험한 부분이기도 해요.


정신 건강이 바로 서있어야 다이어트도 성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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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본인도 식단을 짜서 잘 지키고 있나요?

경 : (웃음). 지금은 사실 작정하고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기간이 아니에요. 더 이상 찌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조심은 하고 있어요. 관리를 해주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푸짐하게 생겼으면 신뢰도가 확 떨어지잖아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생각 들지 않겠어요? 그런 면에서 관리는 하는 편이지만 먹고 싶은 걸 참으면서 까지 힘들게 하지는 않아요.

사실 상담을 할 때도 먹고 싶은 걸 참으면서 다이어트하라고 말하지는 않아요. 먹되 적당히 먹을 수 있는 힘을 기르라고 이야기해요. 물론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을 가이드라인으로 짜드리기는 하지만 그 식단대로 평생 먹을 수 없어요. 음식의 종류도 제한적이고. 결국 규칙을 정해드리는 방향으로 안내해 드려야 길게 지속할 수 있더라고요. ‘밥은 반 공기만 드세요’, ‘빵은 최대한 피하세요’라는 식으로 규칙을 정해드리고 저도 이런 방식으로 규칙을 지키고 있어요. ‘과식 안 하기’, ‘간식 많이 안 먹기’, ‘저녁 몇 시 이후에는 안 먹기’ 등의 규칙을 최대한 지키려고 해요. 저녁은 샐러드만 먹겠다는 등의 식단은 작정하고 살을 빼야 하는 기간이 아니면 실행하지 않아요.

그 기간이 따로 있나요?

경 : 거울을 보고 충격받았을 때(웃음)? 따로 정해놓지는 않아요.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예요.


운동이랑 병행하는 부분도 중요할 것 같아요.

경 : 정말 중요하죠. ‘다이어트는 운동 1할, 식사 9할’이라는 책 이름도 있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정말 식이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이 맞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폭식 증상이나 야식 증후군이 있는 분들에게는 식이요법이 1순위가 되겠지요.

그런데 요즘에는 살이 찌지 않았는데 살 빼고 싶어 하는 여성분들이 정말 많아요. 아실 거예요, 남자들이 보기에는 별로 안 쪘는데 ‘나 살 빼야 돼’ 말하는 분들 많잖아요. 그렇게 표준 체중에 있는 분들에게는 운동이 답이에요. 식이요법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표준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거예요. 그럼 사람들은 식사로 닭가슴살만 먹어봤자 그다음에 치킨 먹으면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와요.

운동을 해서 기초대사량을 늘리며 탄탄하게 가꿔나가는 방법을 목표로 해야 돼요. 결국 운동이 중요하냐 식이요법이 더 중요하냐는 사람마다 달라요. 제 경우가 운동이 중요한 케이스죠. 남들이 봤을 때 ‘지금 당장 살 빼야 해’ 정도의 수준이 아닌 표준 체중이고, 조금 더 슬림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웃음) 큰 불만 없는 상태일 때는 운동이 맞는 것 같아요.

뭔가 강의를 듣는 느낌입니다.

함께 : (웃음)


표준 체중에 있는 분들에게는 운동이 답이에요


피트니스 센터 다이어트 플랜 상담 중


영양사라는 직업이 주변에 흔하지 않아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경: 요리를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경희대 조리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떨어졌어요. 아무도 떨어질 거라고 예상 못할 만큼 수능도 잘 봤고, 고등학생 시절 내내 갈 수 있을 정도의 점수가 계속 나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하늘의 도우심이라고도 생각해요. 떨어졌을 때는 그 실패감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었지만(웃음).

어쨌든 떨어진 후 세종대 공대에 입학을 했는데 학업에 너무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식품영양학과 관련된 교양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 재밌는 거예요. 세종대 호텔조리학과 수업 중 하나였는데 학교에서 공부 잘한다는 애들만 듣는 수업이었어요. 어떻게 얻어걸려서 수업을 듣게 됐는데 점수도 잘 받고 공대 수업과 비교했을 때 정말 재밌었어요. 그때 식품영양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로 편입해야겠다 생각하고 편입을 했죠.

어릴 때부터 일관적으로 하나의 관심사에 집중했네요.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루트였네요. 굴곡은 있었지만.

경 : 네 맞아요(웃음).


졸업 이후에도 굴곡이 있다고 들었어요.

경 : 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면서 공부만 하기에는 아쉬워서 요리 공모전에 많이 지원했었어요. 근데 꽤 결과가 좋더라고요. 준비를 엉망진창으로 해갔는데도 결과가 좋아서 스스로 많이 놀랐어요. 농심에서 주최하는 ‘건강한 면요리 공모전’이 제가 혼자 출전한 첫 공모전이었어요. 공모전 경험이 없다 보니 얼마나 성의 있게 이미지 파일을 만들어야 하는지, 얼마나 PPT를 잘 준비해야 하는지, 데코레이션을 얼마나 예쁘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전혀 없었어요. 그렇게 엉망진창으로 해갔는데 2등이라는 의외의 성적을 거뒀어요. 저는 이렇게 허접하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PT 발표할 때 너무 창피했거든요. 아이디어가 좋았었는지 2등을 하고 이후 다른 공모전에도 여러 번 지원을 했었어요.

요리 공모전은 자기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든 요리를 선보이는 자리인데 그 과정이 정말 재밌는 거예요. 이번엔 어떤 콘셉트에 맞춰서 어떤 요리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재밌었어요. 요리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주방장들처럼 몇 시간씩 주방에서 이루어지는 체력전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졸업을 하면 메뉴 개발과 관련한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이름을 들으면 알겠지만 메뉴 개발은 생소한 직업군이에요. 외식사업부가 있는 대기업 중에서도 메뉴 개발 부서가 아예 없는 곳도 많아요. 있다 하더라도 팀원이 많은 부서가 아니라 빈자리가 나지도 않아요.


요리를 정말 좋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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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 2년간 계속 그쪽 분야로 지원했지만 취업을 못했어요. 편입한다고 1년을 쓰고, 복수 전공한다고 학교 1년을 더 다녀서 2년이 늦어졌는데 취업을 2년 동안 못하고 있으니 스스로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내가 이러려고 편입을 했나 생각이 들고(웃음). 무척 힘들었어요. 저는 항상 인정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어서 더 못 참았어요 그 시기를.

대기업 최종 면접까지 갔다가도 떨어진 적도 있어요. 보통 최종 면접까지 가면 대부분 속으로 ‘이제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잖아요(웃음). 그런데 떨어졌을 때의 낙심은 이로 말할 수 없어요. 2년 정도 지내다가 더 이상 고정 수입 없이 지낼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아무 곳이나 지원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알바천국에 들어갔어요. 들어가서 ‘영양사’라는 키워드로 검색했어요. 재밌을 것 같은 곳에 다 지원을 해봤어요. 그때 기도 내용이 이랬어요. 대기업에 가지 않는 것이 하늘의 뜻인 것은 알겠으니까 아무 곳이나 들어가게 해 달라고(웃음).


재밌을 것 같은 곳에 다 지원을 해봤어요


이런 마음으로 지원해서 들어갔던 곳이 경기도 광명시 철산에 있는 한 피트니스 센터였어요. 집에서 한 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 있어서 왕복 3시간이 걸렸어요. 최종 면접까지 갔던 대기업 초봉이 4천만 원이었는데, 피트니스 센터는 월급 120만 원 받는 곳이었어요. 하루 왕복 3시간, 주 5일, 9 to 6 근무, 월급 120 받는 곳. 사실 패스트푸드점에서 알바를 해도 그 정도는 받을 수 있잖아요. 영양사라는 전문적인 라이선스 없이도 충분히 벌 수 있는 돈이죠.

그래도 영양사 타이틀을 걸고서 일하면서 재미도 있을 것 같고 자기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가보니 저에게 일을 가르쳐주는 영양사가 없었어요. 이미 기존 영양사는 3주가 지난 상황이어서 놔두고 간 매뉴얼도 없었어요. 자료 만드는 것부터 제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죠.


KakaoTalk_Photo_2016-12-03-19-20-17-1.jpeg 피트니스 센터 내 다이어트 음료 제조 중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살아왔다고 말했지만 결국 본인이 원하는 목표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셨네요.

경 : 공대에 입학한 후 다시 편입했던 곳이 이화여대였어요. 당시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로 바로 들어가기에는 경쟁률이 높아서 이왕 공대 나온 김에 물리학과로 들어가서 복수전공을 하라고 편입을 도와주셨던 분이 조언해주셨어요. 물리학과는 반드시 붙을 거라고(웃음). 지금 생각하니까 교수님들께 죄송하네요, 많이 챙겨주셨는데. 그렇게 편입 후 복수전공 수업을 들으며 다녔어요. 그래서 학교를 1년이나 더 다녀야 했고.

이렇게 사실 관계만 보면 하고 싶은 것이 매번 바뀌는 애처럼 보이기도 해요. 공대를 들어갔는데 마음에 안 들고, 학교 네임 밸류 높이기 위해 이화여대 왔고, 물리학과가 마음에 안 들어서 식품영양학을 복수 전공했으니까요. 줏대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면의 목표는 하나였어요. 음식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세부적으로는 다이어트 분야에 집중할지 메뉴 개발 분야에 집중할지 고민했던 것뿐이지 음식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바꾸지 않았어요.

그래도 물리학과 수업에서 도움이 됐던 내용이 있지 않았을까요?

경 : 있어요. 물리학과 수업이 너무 어려워요. 공대생이 인문학과 수업을 들으면 성적을 받기는 힘들어도 내용 이해가 어렵지는 않아요. 그런데 물리학 수업에서는 10분 졸면 그 수업은 끝나요(웃음). 그다음부터는 교수님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없고, 난생처음 보는 기호들만 가득해져요. 이렇다 보니 한 시간 반 수업시간 동안 최대한의 집중력을 유지하는 훈련을 했어요(웃음).

도움이 됐네요.

경 : 인생에 도움이 됐어요. 앞으로 인생에서 이보다 어려운 학문은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어요(웃음). 이후에는 뭘 배워도 빨리 배울 수 있어요. 과제를 세 문제 내주셨는데 한 문제를 가지고 다섯 시간을 씨름했어요. 제가 멍청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어려워요. 물리학을 배우면서 무엇을 해도 깊게 팔 수 있는 훈련이 됐어요.

반대로 식품영양학과 수업은 정말 달달한 거예요. 너무 쉽게 느껴졌어요(웃음). 성적도 잘 나왔어요.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내면의 목표는 하나였어요. 음식을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번외 질문들 : 번외라 쓰고 꿀지식이라고 읽는다

우리나라에서 ‘다이어트’라는 용어에 대해 ‘살 빼기’, ‘안 먹기’라고 변질되어 인식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경 : 맞아요. '다이어트’의 어원은 ‘살 빼기’가 아니라 ‘식이요법’이라는 뜻이에요. 의미가 변질이 된 부분도 있고, 성형 산업을 봐도 우리나라에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 하잖아요. 이렇게 다이어트가 자리 잡게 된 이유도 그 부분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살을 빼야 한다고 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만족이라고 말을 하지만, 실제로 내면을 들여다보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욕구가 강해요. 조금 더 예뻐야 내가 더 관심받고 사랑받고 내 존재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저조차도 그런 인식에서 자유롭지 못해요. 저도 지금보다 더 뚱뚱했던 시절도 있고, 지금보다 더 못생겼다고 인지 했던 시절도 있어요(웃음).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외모는 나아졌지만, 그렇게 때문에 제가 행복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잘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에요. 예뻐지고 날씬 해진다고 해서 본인이 원하는 삶을 ‘뿅’하고 살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럼 다이어트에 대한 정의를 내려주시죠.

경 : 다이어트에 대한 정의요? 제가 감히(웃음). 이상적인 정의는 이렇습니다. 건강한 육체를 통해 건강한 정신을 갖게 되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내가 100kg이 넘어도 내 삶에 만족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없거든요.

다만 체중이 100kg을 넘어가면 발생하는 질환들은 관리해야 해요. 관절염부터 시작해서 대사증후군 등 질병이 악화되기 시작하면 행복지수가 떨어지겠죠. 이런 질환들을 예방하기 위한 차원의 다이어트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표준 체중이 됐다면 굳이 연예인 몸매 만들기 위한 심리적 압박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1 ~ 2kg 늘어나는 데 연연하고. 사실 1 ~ 2kg은 전날 라면 하나만 먹고 자도 수분 때문에 불거나, 화장실을 이틀 못 갔을 때 남녀노소 불문하고 쉽게 찔 수 있어요.

이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받고. 건강을 위해 접근하는 다이어트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매우 이상적인 답안이고, 99%는 다른 이유 때문에 시작하겠죠.



다이어트 영양사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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