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고 싶은 목소리, 서고 싶은 무대를 위해
2017년이 시작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어느 평일 저녁.
초대받은 뮤지컬을 보기 위해 대학 졸업 이후 오랜만에 대학로를 찾아갔다. 우리나라 최초 여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란다. 직업병이 발동해서인지 자연스레 배우들에게 눈길이 간다.
배우 한 명 한 명 자신만의 색을 드러내며 하나의 큰 이야기를 채워가는 모습.
궁금증이 생긴다. 다들 무엇 때문에, 아니 무엇 덕분에 이리도 열심인가. 왜 저들은 실수 한 번에 무대를 망칠 수도 있는 위험을 감내하며 저리도 열심히 연기를 하는가.
무엇 덕분에 이리도 열심인가
그중 지켜보는 내내 눈길이 갔던 배우가 있다. 주인공 '김점동'역을 맡은 배우. 주인공이라는 배역이 주는 영향도 있겠지만 많지 않은 나이에 뮤지컬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새해 초. 왜 그리도 열심히 연기를 했고, 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배우 임지은 씨를 인터뷰했다.
안녕하세요
임지은(이하 임) : 안녕하세요
갑자기 시작하니 어색하죠?(웃음)
임 : 괜찮아요(웃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임 : 저는 임지은이고요, 나이는 올해로 스물여섯 살이고 현재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저번 달에 주인공으로 연기하셨던 뮤지컬 ‘조선의 빛’을 보고 연락을 드렸어요. 성공적으로 마치셨다고 들었어요.
임 : 아. 성공적으로요?(웃음) 맞아요 생각했던 것보다 관객분들도 많이 오셨어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임 : 감사합니다.
막을 내리기는 했지만 이번 인터뷰의 계기가 된 만큼 뮤지컬 ‘조선의 빛’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임 : 뮤지컬 ‘조선의 빛’은 조선시대 여성 의사였던 김정동이 어렸을 적부터 의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이에요. 그 과정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내용입니다.
이 뮤지컬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어요.
임 : 오디션 사이트에서 배우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이렇게 오디션 공고가 올라오는 사이트가 있군요. 처음 알았어요.
임 : 네 오디션 사이트가 따로 있어서 유명한 회사들의 모집 공고 글도 올라오고 자그마한 회사의 공고나 행사에 관한 공지도 함께 올라와요.
이번 공연이 첫 뮤지컬이었나요?
임 : 다른 공연도 했었어요. 2016년도 초에 ‘파리넬리’라는 뮤지컬에서 합창으로 참여했어요. 그 작품 이후에 바로 ‘조선의 빛’에 참여했죠.
대학교에서 전공이 성악이고, 고등학교도 예술고등학교(이하 예고)를 졸업하셨어요. 이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임 : 중학교 3학년(이하 중3) 때 저희 엄마의 지인 중에 대학교 성악과 교수님이 계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노래방 가서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엄마가 성악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어요.
당시에는 관심이 없어서 안 하겠다고 했었는데 교수님께 한번 가보자고 해서 그분 앞에서 노래를 불렀죠. 들으시더니 목소리가 예쁘다고 하셔서 이 계기로 중 3 때부터 시작하게 됐어요. 급히 예고 입학을 준비했었죠.
그랬겠네요. 중3이었으니 바로 고등학교 입학을 준비해야 할 시기인데.
성악이 아닌 다른 분야의 음악 전공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나요?
임 : 있죠. 제 성격이 하고 싶은 게 많기도 하고 그것들을 해야만 하는 성격이에요. 고등학생 때는 첼로를 전공하는 친구들이 부러운 거예요. 저도 음악이라는 같은 분야를 전공하고 있긴 했지만 여자 친구들이 첼로를 켜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였어요. 작은 체구의 친구들이 큰 악기를 연주하니까. 악기와 함께 연주하는 것도 정말 부러웠고요.
고등학교 잘 다니다가 엄마에게 전과를 시켜달라고 말했어요. 지금부터 정말 열심히 첼로를 연습할 테니 허락해달라고. 당연히 안된다고 하죠(웃음). 당장 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대학에 가야 하는데 이제 첼로를 시작해서 가능하겠냐고. 대부분 현악기는 애기 때부터 시작하는 전공자들이 많아요.
잘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겠어요.
임 : 네. 너무 많죠. 고등학생 때부터 시작하면 승산이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 대학을 못 간다고 생각해야 돼요. 어쨌든 엄마의 반대로 첼로는 포기했고요.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 갑자기 노래가 갑자기 하기 싫어진 거예요. 이번에는 엄마에게 일반 인문계 학교로 가겠다고 말했어요. 열심히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겠다고. 이번에도 엄마는 안된다고 하셔서 결국 계속 예고를 다니게 됐죠.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것 같아요.
현명한 결정이었네요(웃음).
임 : 큰일 날 뻔했어요(웃음).
그럼 악기를 전문적으로 다뤄본 적은 없었나요?
임 : 애기 때 피아노 학원에서 잠깐 쳤던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생 때 친구들이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심적으로 동요가 됐겠어요. 한창 그럴 나이인데. 게다가 예고라서 그런 모습들이 많이 보이기도 하고.
임 : 네 맞아요.
보통은 선생님과 교수님들에게 많이 배우겠지만 같이 성악하는 친구들 중 큰 영향을 주고받은 친구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임 : 대학 다닐 때는 쉽게 포기하는 성격이었어요. 조금 해보다가 안되면 ‘그냥 안 할래’하면서. 저랑 3년간 같이 자취했던 친구가 있는데 에너지가 무척 넘쳐요. 그 친구 입장에서 저를 보면 용납이 안 되는 거죠. 노래할 때 저를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처음에는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같은 동기이고 친구이긴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노래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코치해준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가끔은 기분 나쁠 때도 있으니까.
저는 이렇게 노래에 관해서는 마음의 문이 닫혀있던 상태였는데 그 친구는 말을 서슴없이 하는 성격이에요. 호탕한 스타일이라 오히려 ‘이런 말에 왜 기분 나빠해?’라고 되물어요. ‘너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이 부분만 고치면 더 잘 될 것 같아서 이야기해주는 거야. 너도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줘’라면서 제 앞에서 자기 노래를 불러요. 다 부르고 나서 ‘어때? 어디가 이상해?’라고 물어보는데 저는 말을 꺼내는 것조차 망설여지더라고요. 용기를 내서 어떤 한 부분을 지적해주면 ‘아, 그래?’라며 다 체크를 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죠.
‘이런 말에 왜 기분 나빠해?’라고 되물어요
성격적인 면에서 영향을 받았네요.
임 : 네 맞아요. 같이 살다 보니까 이야기도 정말 많이 나눴어요. 12시에 자려고 누워서 새벽 4시까지 이야기했던 적도 많아요. ‘자야지 자야지’하면서도 계속 떠드는 거죠(웃음).
특별히 존경하는 성악인이 있나요?
임 :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처럼 조수미 씨를 존경해요. 유명한 것도 유명하지만 목소리가 정말 예뻐요. 듣고 있으면 깨끗해지는 느낌이에요. 음악 하다 보면 각자 듣는 스타일이 생겨요. 어떤 사람들은 중후한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저는 깨끗한 소리를 좋아해요.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 계속 들었어요.
저랑은 음색이 맞지 않아요. 저는 얇고 깨끗한 목소리가 아니라서. 제가 가지지 못한 소리라서 더 좋아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제가 가지지 못한 소리라서 더 좋아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지은 씨 목소리는 어떤 음색인가요?
임 :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얇았는데 대학생이 되면서 두꺼워지더라고요. 점점 파트가 아래로 하나씩 내려갔어요. 합창을 할 때면 가장 높은 소리를 내는 소프라노 1이었어요. 그러다가 소프라노 2가 되고 결국 지금은 알토가 됐어요.
이런 케이스가 많이 있나요?
임 : 가끔 있어요.
갑자기 성인이 되면서 목소리가 바뀐 이유가 궁금하네요.
임 : 이유가 따로 있기보다는, 평소 말을 할 때 낮게 이야기해요. 그런 영향도 있는 것 같아요.
두편의 뮤지컬 말고도 다른 공연에 섰던 경험이 있나요?
임 : 지금 홀리레이디싱어즈(Holy Lady Singers)라는 선교 합창단에 속해있어요. 음반 발매를 하고 정기 공연도 하고 있어요. 작년에 공연을 올렸고 녹음한 음반도 이번에 나와요. 3월 2일에는 정기 연주회가 있어요.
총 15명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제 동기들이 모두 신앙이 좋아서 모이게 됐어요. MT를 가도 보통은 밤새 술 마시면서 노는데, 저희는 밤새 게임을 하다가 마지막에는 서로 간증을 해요. 간증하면서 밤을 새워요. 서로 기도하면서 울기도 하고. 이런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교회에서 만난 것도 아니고 대학교에서 만났다는 사실도 감사해요. 숙대 11학번 성악과 동기들로 구성된 합창단입니다.
언제 시작했나요?
임 : 2015년 겨울부터 연습을 시작했고 2016년 4월에 초연을 시작으로 계속해오고 있어요.
(위 사진; 좌측부터 홀리레이디싱어즈 창단 연주회 포스터와 공연 사진)
성악에서는 조수미 씨. 성악 외에 존경하는 뮤지션이나 아티스트가 있나요?
임 :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딱히 좋아하는 한 사람이 떠오르지 않았아요. 정확히 표현하면 이 장르에서는 이 사람, 저 장르에서는 저 사람을 좋아하더라고요. 뮤지컬에서도 이 작품의 이 역할은 이 사람, 저 역할에는 저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누군가 한 명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맞는 답이네요.
고등학생 때는 첼로에 잠깐 눈을 돌렸던 적도 있었는데, 대학생 시절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나요?
임 : 있었죠. 대학교에 들어가서는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학교에 패션디자인학과(이하 패디과)가 있기도 했고, 학교가 비교적 다른 학교들에 비해 전과에 열려있어요.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전과를 해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계속 고민을 하다가 결국 안 하기는 했죠.
패션 디자인에 심취했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제가 손재주가 없거든요. 그림을 잘 못 그려요. ‘그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라고 생각하고 포기했죠.
‘조선의 빛’을 관객의 입장으로 보면서 배우들이 무대에 섰을 때 정말 많이 떨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느낌인가요?
임 : 많이 서보지는 않았지만 무대에 설 때마다 들어가기 전에 너무나 떨려요. 함께 연기하는 많은 배우들 중에 한 명만 실수해도 공연을 망칠 수 있거든요. 아무리 작은 역할이어도. 이에 대한 압박감이 있어요. 항상 들어가기 전에 기도를 해요. 그러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죠. 그래도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어요. 제가 10년 뒤에 무대에 서도 똑같이 떨릴 거예요.
반면 막상 들어가면 하얘져요. 정신이 없어질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오늘 괜찮네’라고 마음을 놓고서 공연에 들어가면 중간에 갑자기 정신이 없어질 때가 있어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정도가 되면서 다음 대사를 잊어버릴 때가 있죠. 그러면 갑자기 심장이 미칠 듯이 빨리 뛰어요(웃음). 이런 경우 말고는 들어가기 전에 엄청 떨리다가 막상 들어가면 괜찮아져요.
항상 들어가기 전에 기도를 해요. 그러면 마음이 조금 편해지죠
그 압박감이 엄청 날 것 같아요.
임 : 예고나 예대에는 ‘위클리(weekly)’라는 시간이 있어요. 한 학기에 한 번씩 발표를 하는 시간이에요. 모든 학생들이 무조건 한 번씩 발표를 하고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을 관람도 해요. 그때부터 단련이 된 것 같아요.
정말 떨려요. 같은 전공자들이 꽉 차있는 공간에서 노래하는 게 일반 관객들 앞에서 부르는 것보다 많이 떨려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많이 두렵죠.
이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됐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연을 볼 때마다 배우들이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고서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무리하는 것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전공이 성악임에도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뮤지컬 배우를 업(業)으로 삼아야겠다 생각했나요?
임 : 어릴 때부터 엄마랑 같이 ‘맘마미아’나 ‘시카고’를 보러 다니면서 뮤지컬을 좋아했었어요. 뮤지컬 ‘시카고’는 영화로도 본 적이 있어요. 당시 제 나이가 18살인데 19세 관람불가 영화를 본 거죠(웃음).
정말 재밌었어요. 르네 젤위거의 연기를 보면서 그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를 처음 봤어요. 충격적이었어요.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저렇게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당시 이 배우의 역량에 대한 생각은 못하고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이 멋있고 예쁘다는 감성적인 느낌을 받은 거죠. 영화를 보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이후 잊고 살다가 대학교 3학년 때 뮤지컬 ‘위키드’를 봤어요. 처음 보러 갔을 때는 기대감이 없었어요. 그전에 뮤지컬을 많이 본 탓에 그냥 영화 보듯이 ‘재밌다’하고 나왔거든요. 그런데 ‘위키드’를 보면서 인터미션(intermission : 공연 중간 15분 ~ 20분 정도의 휴식시간)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어요. 그날 캐스팅이 배우 박해나 씨였는데, 노래 부를 때 AR(All Recording : 목소리를 포함한 모든 곡을 사전에 녹음한 음원)을 틀어놓은 줄 알았어요. 노래를 정말 잘 하시더라고요.
(위 사진; 좌측부터 뮤지컬 배우 박해나 in 위키드, 영화 시카고 포스터)
생각해보니 제가 그전까지 봤던 뮤지컬은 노래보다 연기가 주된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반면에 위키드는 노래가 많이 나오다 보니 더 와 닿았어요. 감탄이 나올 정도로 배우 모두 정말 잘하는 거예요. 이 계기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어요.
‘위키드’를 보면서 인터미션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어요
그런데 성악의 발성과 뮤지컬에서의 발성은 다르잖아요.
임 : 정말 힘든 부분이었어요. 뮤지컬 선생님을 건너 건너 알게 되어서 찾아갔어요. 노래를 시키셔서 불렀는데 이 발성으로는 뮤지컬 못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뮤지컬에서는 마이크를 차고 노래를 하게 되는데 성악의 발성을 사용하면 관객들이 부담스러워한다고. 게다가 뮤지컬은 대사를 하다가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말할 때는 평소처럼 대사를 하다가 노래할 때 ‘아~’하고 노래할 거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다 맞는 말씀이죠.
흔히 일상적으로 대화할 때의 목소리를 ‘내추럴 보이스(Natural Voice)’라고 하는데, 이 목소리로 노래를 하려고 연습을 했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10년 약간 안 되는 기간 동안 성악을 해오다 보니 습관이 남아있어서. 갑자기 내추럴 보이스로 바꾸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었어요. 남자들의 경우에는 보통 중후한 목소리를 내다보니 차이가 크지 않아요. 반면 여자의 경우에는 차이가 심해요.
너무 힘들어서 ‘하지 말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발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목이 아프더라고요. 노래하는 사람은 항상 목을 아껴줘야 하는데 노래를 하면서 목이 너무 아팠어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게 좋은 방법인가?’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내가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노래를 하는 것이 좋지 않잖아요.
저는 건강하게 노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듣는 사람들이 노래를 들었을 때 ‘저 사람이 건강하게 노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해줬으면 하는데, 이미 내 목이 건강하지 않은 상태에서 노래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이렇게 하다가는 5년 안에 목을 못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큰 고민이었네요.
임 : 이렇게 연습을 하다가 내추럴 보이스를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내 목이 그전에 망가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시기에 가장 고민을 많이 했어요.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상태예요. 무언가를 열심히 연습하면 확실히 보상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건강하게 노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성악을 하면 오페라 분야를 많이 생각하는데, 특별히 뮤지컬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임 : 대학생 때 두 개의 오페라 합창을 했어요. 오페라도 재밌어요. 그런데 내가 못 알아듣는 게 힘들더라고요(웃음). 내가 서는 공연인데 상대 배우가 하는 노래를 못 알아듣는 거예요. 저 스스로 간절히 원하면 어떻게든 대본을 보면서 노력했겠지만, 한글로 번역이 된 대본과 상대방이 노래로 전하는 말은 다르거든요. 영어로도 번역이 되어있지만 실제로 직역을 하면 다른 어휘잖아요. 연기하면서 제가 답답하더라고요.
뮤지컬은 일단 재밌잖아요. 어두운 내용의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 발랄하고 신나는 공연이 많잖아요. 오페라의 클래식한 분위기보다 뮤지컬이 저에게 더 맞았어요.
오페라에는 마음이 가지 않았나 보네요.
임 : 저와 스타일이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신나게 할 수 있는 걸 원했어요. 반면 오페라는 클래식만의 멋있는 점이 있지만 저랑은 맞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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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뮤지컬 준비 기간이 얼마나 되나요?
임 : 보통 2개월 정도 연습을 하는데 마지막 한 달은 바짝 더 열심히 준비를 했어요. 사실 회사마다 달라요. 회사 일정이 빡빡하면 한 달 바짝 해서 공연을 올릴 때도 많다고 들었어요.
그 압박감도 장난이 아니겠네요.
임 : 그렇죠 아무래도.
준비 기간에는 공연에만 올인해야겠어요.
임 : 그럴 수밖에 없어요. 큰 회사의 공연은 배우들이 직업으로 임하게 되니까 출근해서 퇴근하는 개념이랑 같아요. 보통 회사원분들도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시잖아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잔 다음에 다음날 출근하는 일상이랑 똑같아요.
준비하는 기간에는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계속 나가서 연습을 하나요?
임 : 웬만하면 연습 초반에는 주말을 빼줘요. 공연이 임박하면 주말에 부르는 경우도 있어요.
‘조선의 빛’에서 주인공으로 분했던 때와 평소의 모습은 그 이미지가 많이 다르네요.
임 : 그 배역은 어리니까요(웃음). 그 아이는 어리지만 저는 어리지 않으니까.
홀리레이디싱어즈(Holy Lady Singers)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임 :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찬양하는 합창단입니다. 지휘자가 없어요. 15명이라는 인원이 애매한 숫자예요. 합창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중창이라고 하기에는 많은 숫자이지요. 무대에 섰을 때 예수님이 우리의 지휘자라는 생각으로 노래해요.
다들 성악 전공자이다 보니 노래할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욕심들이 생겨요. ‘이 부분에서는 누가 이런 소리를 내주면 더 좋겠는데’라는 생각들. 막상 공연이 다가오면 이런 게 모두 욕심이었구나 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눠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이야기를 나눠요. 예쁘게 노래하려고 하려고 욕심을 내기보다 찬양하는 마음으로 노래하자는 마음으로. 마음이 예쁜 팀이에요. 저에게 신앙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는 팀이에요.
신기하네요. 사회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15명씩이나 만났다니.
마음이 예쁜 팀이에요
홀리 레이디 싱어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됩니다..
* 본 인터뷰는 인터뷰이의 허가를 받아 작성한 게시물이며 본 글의 저작권은 게시자에게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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