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두다
실물로 보는 첫 꽃두다.
다행히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신다. 꽃은 사람의 눈길을 끄는 매력을 품고 있으니까.
노린 듯 안 노린 듯 타이밍도 적절하다.
기온이 차츰차츰 올라가며 사람들의 마음도 여유롭다. 너그러워진 마음에 날카로운 검처럼 꽃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때 문득 드는 생각.
꽃은 왜 필요할까
이런. 봄이 오더니 내 마음도 한껏 센치해지나 보다.
다만 브랜드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어떤 사물 또는 상징에 대한 철학적인 고민이 필요하기에.
꽃은 왜, 누구에게 필요할까?
소위 '실용적인 가치'를 따지자면 거의 '필요 없다'에 가까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의식주 범주에 직접적인 구성 요소가 아닐뿐더러 들판에 나가면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지 않은가. 가서 마음에 드는 꽃을 꺾어 오면 되지 않을까.
위와 같은 생각은 원시 시대에나 했을 테다.
꽃은 그 자체로 상징이다. 상징은 의식주를 뛰어넘는다.
흔히 이런 표현을 사용한다.
꽃다발을 건네다. 꽃다발을 받다.
왜 꽃다발을 주는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숨어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졸업, 결혼을 축하하거나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때 꽃다발을 건넨다.
꽃다발을 건네는 순간 꽃다발은 꽃다발이 아니다.
건네는 사람의 진심이고,
받는 사람의 행복이다
꽃다발이 비싸다고 할 때가 많다. 정작 나도 그랬으니까.
꽃을 수급해오는 수고와 꽃다발을 예쁘게 싸는 기술에 대한 대가로 생각할 수 있지만 너무 비싸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가격이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가치를 봐야 한다.
한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건네는 꽃다발은 얼마일까.
약 20년간 키워온 딸과 아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 건네는 꽃다발은 얼마일까.
평생을 약속하는 결혼식에서 신부가 손에 꼭 쥐고 있는 부케의 가격은 얼마일까.
상징은 가격을 무색하게 만든다.
'진짜' 브랜드의 힘은 이렇다.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평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힘.
오히려 좋은 브랜드를 이 정도 가격에 얻게 됐다며 기뻐하도록 만드는 힘.
그래서,
'진짜' 꽃다발은 꽃다발이 아니라 건네는 사람의 진심이고, 받는 사람의 행복이다.
'진짜' 브랜드는 상표가 아니라 건네는 사람의 진심이고, 받는 사람의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