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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용 Mar 02. 2017

예금 금리, 대출 금리 비교하기 #2

내 돈은 내가 지키자

 저번 글에서는 기준 금리 내려갈 때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에 각각 어떻게 반영되는지 살펴봤다. 이번에는 금리가 인상될 때다.



 기준 금리가 떨어지면 예금 금리는 빠르게 떨어지고 대출 금리는 느리게 떨어지듯이 금리가 오를 때도 예금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대출 금리는 천천히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은행은 이런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표준화된 자체 금융 모형을 사용한다. 금리가 변할 때마다 은행의 수익이 들쑥날쑥하면 누가 그 은행을 믿고 거래하겠는가. 설령 예금 금리 인상 속도가 대출 금리 인상 속도를 추월하더라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둔다.



 실제로 은행은 기준 금리가 인상될 경우 예금 금리를 대출 금리보다 빠르게 조정하여 인상한다. 일반 소비자들은 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 예금 금리가 떨어질 때 손해 보는 것에는 민감해도, 이자를 더 주는 것에는 인색하기 때문이다.
 대출 금리를 깎아줄 때도 마찬가지로 만족하지 못한다. 아무리 금리가 깎여도 본인에게는 대출 자체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는 행동 경제학 분야에 속한다. 사람들은 수익 선호 성향보다 손실 회피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이익보다 같은 양의 손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은행도 행동 경제학의 영향을 받는다. 은행은 곧이곧대로 기준 금리 인상분을 대출 금리 인상에 반영하지 못한다. 금융 소비자들이 싫어하는 것을 이미 파악하고서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2010년 금리가 상승했다가 2012년에 다시 금리가 내려갔던 시기에 기준 금리 대비 은행의 대출 이자 마진폭을 살펴보면 이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금리가 높은 수준일 때 오히려 은행의 마진폭이 줄어들었다. 은행이 소비자들의 눈치를 보며 대출 금리 상승 시 마진을 포기한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절대적인 금리 수준은 높더라도
은행 마진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금융 경제에서도 합리적인 논리 이외에 심리적인 부분이 영향을 미친다. 은행 입장에서도 본인의 마진을 깎아서 장사한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는 내용이다. 오히려 본인은 적정하게 가격을 매기고 있지만 옆 은행이 금리를 깎으면 어쩔 수 없이 따라 내려야 할 때도 있다.



 금리가 명확하게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는 위와 같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지만 금리가 정체될 때는 오히려 은행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대출 금리를 올리기도 한다. 금융 소비자들은 이런 금리 결정 메커니즘을 잘 파악하고서 똑똑한 금융 소비를 할 필요가 있다.


3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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