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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윤 Mar 23. 2021

My Dear Sandwitch : 홈 샌드위치 기록

부부의 식탁 Ep 02


결혼생활에 딱히 특별한 로망은 없었다.

신혼 식탁에 대한 이상향이나 책임감 역시 떠올려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부부의 식탁]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 정도로 요리에 '진심'이 생길 줄이야...



Q. 결혼하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A. 얼마 전에 문득 깨달은 건데, 이제 먹고 싶은 게 생기면 사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직접 만들어볼 방법을 먼저 떠올려본다. 밀키트가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깨끗이 손질된 재료를 따뜻하게 조리하고 그릇에 예쁘게 플레이팅하는 과정만으로 '요리'를 간접적으로 시도하지않나? 나는 이상하게도 그 편의성이 매력적이지 않더라. 요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전에도,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에 혼자 자취할 때. 그 때에도 나는 그냥 나가서 사먹던지, 굶던지, 장봐서 처음부터 만들어 먹던지. 셋 중 하나였다.

지금은 정말 매일 뭘 만들어 먹을까? 만 생각하는 것 같다. 요리라는 게 참...

결국 레시피보고 흉내를 내는 건데 완성된 모습을 보면
나의 온전한 창작물이 된다.

그리고 누군가의 한끼를 책임져주고... 나는 그 과정과 결과를 스스로에 대한 사소한 대견함으로 느낀다. 엄청 대단한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이 엄청난 걸 매일 매끼 해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실로 대단하다. 가까이는 우리 엄마, 그리고 어머님.



Q. 남편도 요리를 곧잘 하는데, 그에게 온전히 맡기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나?

 A. 남편은 요리도 요리지만 살림 자체에 재주가 있다. 청소, 빨래, 정리정돈, 화초 키우기, 가계부 쓰기 등등 모두 나보다 능숙하다. 심지어 즐긴다! 연애할 때부터 익히 알고 있었고, 솔직히 말하면 좋았다. (하하) 배우자로서 '집안일의 공평감'을 의식하고 실천할 사람이라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이 남자보다 잘하는 집안일은 뭘까?

애석하게도 현재로선 없다. 미안하거나 창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내가 더 잘하는 일이 하나쯤은 있어야겠다 싶었다.

답은 요리! 요리는 내가 조금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남편만큼 예민한 미각과 빠른 손놀림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불도저같은 도전 정신과 미학에 대한 욕구를 가지고 있거든. (플레이팅에 신경쓰는 스타일)



Q. 주말에 자주 해드시는 음식이 있으세요?

A. 어느 순간부터 일요일 아점, 브런치는 '샌드위치류'로 자주 먹는다. 내가 빵을 좋아하기도 하고, 간단하기도 하고, 재료를 잘 쓰면 5대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나에게 일요일의 샌드위치는 '사랑'이다.



남편이 만든 오트밀건포도쿠키, 아내가 만든 취나물페스토오픈샌드위치


배우 윤승아님의 레시피를 보고 만든 구운가지샌드위치. 그리고 생딸기주스와 제주노지귤주스.


과일 생크림 샌드위치 (후르츠산도) : 시고 달고? 차갑고 부드럽고! 입 안에 운율을 만들어주는 상큼함.



번외로 직접 그린 취나물페스토오픈샌드위치. (종종 그림도 함께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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