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후쿠오카 4만 걸음(1/2)

by 밍경 emb

1월 중순에 일본 후쿠오카에 다녀왔다. 비행기표를 산 건 여행을 떠나기 나흘 전이었다.


새벽 4시 20분에 집에서 허둥지둥 출발했고, 추격전을 벌여가며 4시 40분쯤 인천공항행 첫 공항리무진을 탔다(이 리무진을 안 타면 꼼짝없이 택시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가야 할 판이었다).

5시 반에서야 공항에 도착했다. 출입국심사를 통과하고 면세품까지 찾으니 6시 40분쯤이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은 6시 50분이었다.


IMG_4983.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평소 쉬는 날이면 늘어지게 자고 있을 아침 8시에 후쿠오카 땅을 밟았다. 안 추울 줄 알고 얇은 코트 하나만 가져갔는데, 십몇도의 날씨를 기대했던 후쿠오카는 생각 외로 차가웠다.


공항에서 내려 하카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250엔밖에 안 했고 시간은 15-20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친절한 한국인 블로거들의 설명에 따라 하카타역 9-10층 짐 보관소에 캐리어를 쑤셔넣었다.

아침 9시였다. 나흘 전에 비행기표를 살 정도였으니 당연히 계획은 없었다.

구글 지도 하나 믿고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대충 보니 하카타역에서 7-8키로정도 떨어져 있는 모모치해변까지 걸어다니면 될 듯 싶었다.


IMG_4994.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IMG_5003.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개인적으로 일본을 좋아한다. 살고 싶은 나라를 고르라면 유럽대륙 다음으로 일본을 꼽고 싶다.

거창한 원인을 꼽아보라면 풀어놓을수야 있다만 솔직히 말해 이유 자체는 엄청 단순하고 솔직하다. 일본은 가깝고 편하고 볼 것 많고 먹을 것 많고 생각보다 안 비싸다. 이보다 완벽한 이유가 어디 있을까.


IMG_5037.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다만 나는 일본 특유의 문화도 무척 재미있어하는데, 그 중에서 이 사람들의 극에 달한 양면성은 봐도봐도 신기하다.


맨 처음 들른 여행지가 구시다신사인 점도 그런 맥락일 테다. 명성왕후를 시해한 칼을 모셔놓는 신사로도 유명하지만 그건 일단 논외로 하고.

구시다신사는 일본 신사들중에서도 오래되고 유서 깊은 곳이다. 그렇지만 그런 신사치고는 도시의 어느 골목에 티도 안 내고 불쑥 자리하고 있다. 실제로 산사로 꺾어지는 골목 앞에 경양식 스타일의 귀여운 함박스테이크집이 뿅 자리하고 있다.


IMG_5053.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IMG_5054.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IMG_5057.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이 밖에도 내가 생각하는 양면성이란 대충 이런 건데,


- 선진국에 드는 나라의 국민 대부분이 여태까지 토속신앙을 믿고 있는데다

- 어느 나라보다도 발달한 과학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정작 과학기술의 사용은 최소화하고

- 무채색의 샐러리맨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샤기컷에 피어싱, 갸루화장 등 온갖 다채로운 패션을 한 사람이 거리를 당당하게 돌아다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다

- 세계 금융시장에 이름을 올리는 엔화 사용국가에서 여전히 현금으로만 계산해야 하는 가게가 넘쳐난다는데다

- 속내를 드러내기 싫어 예의를 차리는 나라에서 정작 잔인하거라 엽기적인 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또 다채로운(?) AV 산업을 운영한다는 점


들이다. 저 항목을 나열하면 도무지 끝이 없는데,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과장이 아니라 매 순간 이런 양면성의 재미를 발견해 질릴 틈이 없다.


IMG_5073.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IMG_5080.JPG 일본 후쿠오카 @emblem

후쿠오카도 일본인지라 어딜 가나 양면성이 보였고 또 사진기를 들이밀기만 해도 특색 있는 간판들이 가득 있어서(개인적으로 간판을 좋아한다...)신나게 시간을 보냈다.


이 날 나는 4만 걸음을 걸었는데 아직 만 걸음을 채 걷지 않은 시점까지의 사진들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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