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정표
나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이다. 지망생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아직 작가로써 이름을 날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 뿐 아니라 내가 시작한 이야기의 끝을 본 적도 없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나는 웹소설 작가 지망생으로써 실패한 인생을 살았다. 지금도 나의 실패는 현재 진행형이다.
독자는 웹소설에게 무엇을 기대할까? 정확히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독자들이 원하는 웹소설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써야 독자들이 재미있게 글을 읽을 수 있을까?
나는 최근까지 착각 속에 빠져 살았다. 웹소설을 문학이라 여기는 고정관념에 매몰된 탓에 재미있는 글이 아닌, 문장이 아름다운 글을 목표로 글을 쓰곤 했다.
스토리, 등장인물, 그건 제 2순위. 혹은 제 3순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오직 '문장' 이었다. 하나의 문장을 쓰더라도 그 문장은 완벽해야 했다. 걸리는 부분이 있어도 안 되고, 너무 딱딱해도 안 되고, 비유가 없어도 안 되고....
그렇게 문장. 좁은 의미의 필력에만 집중한 탓에 정작 웹소설의 본질을 깨닫지 못했다.
웹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 물론 재미없어서 좋은 글이 어디 있겠냐만은, 웹소설에서 만큼은 그 중요도가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재미만 있으면 모든 것이 용서되는 곳이다. 이상한 장르를 택하고, 맞춤법 다 틀리고, 유치해서 손 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더라도 다음 화를 누르고 싶은 흥미만 유발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잘 쓴 웹소설이다.
물론 이것은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것이다. 혹자는 '수준 낮은 글'이 인기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저 글 보다는 내가 훨씬 잘 썼는데, 왜 내 글은 인기가 없지? 왜 저 글은 인기가 많지?
이유는 간단하다. 그 '수준 낮은 글'이라 치부한 작품이 시장에서는 더 잘 먹히는 글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수준 낮은 글이라는 것의 기준이 뭘까? 자신보다 조금이라도 모자란 부분이 보이면 그게 수준 낮은 글이 되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 결심했다면, 절대 글의 미적 완성도와 아름다움에 빠지지 말자. 글이라는 것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온전히 전하는 것에 집중하자. 독자가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필력은 딱 거기까지의 역할만 해줄 수 있다.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애초에 재미가 없다면 아무리 필력이 좋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많이 쓰고, 많이 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