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3
근 사흘정도 남편의 공황증세가 꿈틀거렸다.
월 2,3회는 캠핑을 떠나야 하는데
2주 동안 캠핑을 못 갔다.
그 탓일까?
남편은 캠핑 안 가는 주는 힘이 없다며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요새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산만해진다고
버거워하는 남편.
우리는 캠핑을 시작한 지 1년도 안된 캠린이다.
하지만 시간만 나면 무박으로라도 어디든 떠났다.
뮤지컬을 보던 취미가 캠핑으로 바뀐 후부터
남편은 좀 더 살맛이 난다고 했다.
사실 캠핑장에 가면 딱히 하는 게 없다.
특별하게 맛있는 걸 해 먹는다거나
산책을 딥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저 먹고 자고 설거지 하고 씻고
또 먹고 자고.
티비는 두대를 챙겨 다닐 정도로
캠핑장에서도 티비를 본다.
집이랑 다를 게 없는데
귀찮기만 하게
왜 캠핑을 가느냐 묻는다면
진짜 정말 잘 모르겠다.
작은 집을 만들어놓고
그 좁은 곳에서 쉬는 숨을 더 좋아한다.
겨울이라 텐트문도 꽁꽁 닫아두지만
왠지 모르게 그게 더 좋다.
오늘은 결국 병원을 다시 찾아가
남편의 약을 바꿨다.
약을 먹자마자
불편하던 숨 쉬기가 편안해지는
남편을 보면서
한동안 공황이 잠잠했던 이유가
캠핑 때문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증상이 어때?”
나는 물었다.
“죽을 만큼 까진 아닌데 몸 둘 바를 모르겠고
불안해. 가만히 있는 게 안돼. “
어제오늘 남편은 내 병원 메이트였다.
피부과,치과 그리고 산부인과까지.
남편은 착한 댕댕이처럼 세 군대의 병원을
몇 번이나 오가며 날 기다려줬다.
몰랐는데 그 기다리는 시간에 찾아온 공황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우린 가까운 지인과 다음 주에 캠핑 약속을했다.
타인과 함께하는 캠핑은 처음이라며
상상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남편.
아무래도 절대로 움직여야만 하는 캠핑은
남편에게 또 다른 숨이 되어버린 듯하다.
덕분에 월 지출은 어마무시 하지만
그래도 행복하니까,
그리고 그 힘으로 일주일을 버틸 수 있으니까.
고로, 우리 부부에게 캠핑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말씀.
ps. 장비 살 때 약값이라 생각하면 속이 좀 덜 쓰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