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든다는 건

26.2.12

by 세하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이 한정될수록

친구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다.


오래된 친구 한 두 명을

제외하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도 많지 않다.


그런 내가 8년 차 고객 두 명과 처음으로 술자리를 만들었다.


지난여름부터 약속했지만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다가 급하게 만남은 정해졌고

우리 셋은 매장에서 가까운 술집을 찾았다.


머리를 하러 올 때마다

다양하고 풍부한 대화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술과 함께 하는 대화들은

눈치를 요하지 않았고

고객이라는 거리감을 좁혔다.


어릴 때 친해진 고객과 친구가 된 적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수록 가치관이 다름을 느끼고

멀리한 사람이 있었다.


서로를 더 알아가게 된다는 것은

어쩌면 잃는 것이 생기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겨주었지만

조금 더 가까워진다는 것은

또 다른 친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이기도하기에 용기를 낸 자리였다.


나의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했고

아주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했지만

그들은 재밌게 들어주었다.


"너무 내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어떡해요?"

한참을 떠들다가 번뜩 정신이 들었다.


"미용실 가면 항상 저희 얘기만 들어주잖아요.

원장님을 알아가는 것 같아서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얘기해 주었다.


말할 곳이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요.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


말해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이 생긴다는 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는 일 같다.


ps.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꼭 오래된 친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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