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가장 조심해야 할 건, 늘 곁에 있었다

by 세하

예쁜 길을 걸을때면

사람들의 발끝이 조심스러워진다.

흠 하나라도 남길까봐

말조차 줄어든다.


흙이 질척이는 길은

웬만해서는 돌아간다.

굳이 밟지 않아도 되는 길이라면

피하고 보는 게 더 낫다.


높은 곳에 자리잡은

출렁다리를 건널 때면

모두가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아무도 뛰지 않고,

숨소리마저 조심스럽다.


높아서인지,

출렁 거려서인지, 알수없지만

유난히 조용하다.


사람들은 말한다.

위험한 다리는

조심히 건너야 한다고.


하지만,

매일 걷는 길 위에서는

마음도, 발걸음도

무심해진다.


신발 밑창에 묻은 흙도,

씹다 버린 껌도,

거리낌 없이 흘리고 간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익숙한 길.


그러나

싱크홀은

어떤 예고도 없이

바로 그 길에서 시작된다.


끝도 가늠되지 않는

깊은 곳으로,

손 쓸 새도 없이.


결국,

갇혀버린건

나였다.


출렁다리.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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