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좋은 건 같이해야지

어쩌면 나를 위해서

by 세하

4주 차 약을 먹으면서

또 다른 변화가 생겼다.


하루 종일 기분이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그런데 100% 약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는 게

새로 들어온 직원의 영향 같기도 했다.


오랜만에 마음에 맞는 직원이 들어왔다.

전화 목소리를 들었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던 직원이었다.

그 친구가 매장에 들어온 이후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내가 이 친구를 위해서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겠구나라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래서였는지 출근한 뒤로 말 수가 늘었고

고객 머리를 하는 손놀림이 가벼웠다.


물론 육체적으로 덜 힘들게 된 것도 한몫했다.

시술하랴 샴푸 하랴 몸이 부서질 것 같았던 버거움을 덜어주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육체의 피로는 조금씩 사그라졌고 달고 살던 어깨통증도 조금씩 완화가 됐다.


생각해 보니 병원을 다닌후로 어깨통증이 많이 사라지고 있었다.

우울증 치료를 받는데 두통이 사라졌고,

눈이 밝아졌고, 속 쓰림이 줄어들었다.


나는 이런 변화들을 남편에게 나열하며 함께 병원에 가기를 권유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나중에'이라는 말로 내 요청을 뒤로 밀었다.


그러던 어느 날 캠핑하러 갔을 때 내가 하루치 약을 깜빡하고 잊어서 약을 못 먹고 잠이 들었다.

원래 캠핑을 가면 집에서와 다르게 유난히 잠을 잘 청하는 내가 그날은 새벽에 열두 번은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가를 반복했고 남편의 아침인사에 안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약을 안 먹어서 인가 봐. 어떻게 딱 하루 안 먹었는데 이럴 수가 있지? 지금 너무 다운돼."


그제야 남편은 약의 효능에 대해 인정했다.

"나는 솔직히 그냥 상담에 대한 효과라고 생각했지 약에 효과가 있다고는 생각해 본 적 없어."


남편은 예전에 병원에 다녀본 적이 있다는 말을 처음으로 했다.

그때 효과가 없어서 병원을 신뢰하지 않는 거라고.


나는 이때다 싶어 다시 한번 병원 가기를 권유했고

남편은 나의 과정을 보니 다닐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병원으로 전화했고

제일 빠른 날짜로 예약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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