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화아닌 김세화 Jan 29. 2022

미국인 남자 친구 부모님이 부자면 일어나는 일

갑자기 사는 세상이 달라져버린 썰

필자는 원래 반포동에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 살다가 급 기초생활수급자로 십 년을 넘게 살았어요. 이 와중에 어려서 ADHD가 있어도 돈이 없어서 진단 및 치료를 못 받은 상태에서 성인이 되어서까지 ADHD를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게 삶에서 큰 걸림돌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 뿐만 아니라 돈과 사람으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우울증과 겹쳐져 더 상황이 안 좋아졌습니다. 실제로 살면서 듣고 있는데 잘 안 들리며, 정신이 없고 다른 사람들이 말할 때, 원래 잘 이해하고 들렸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 삶이 힘들어질 만큼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면 졸려지고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힘들어졌습니다.

그런 심리적으로 높은 벽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공부했고, 계속 대화 중에 정신줄을 놓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지내는 와중에 외국인 남자 친구를 만나게 되었죠. 보통 사람들과 연락을 할 때면 빠르게 답장을 하다가 금방 대화 자체가 힘들고 질려서 곧잘 연락을 안 하게 되었는데, 이 사람은 저를 마음 깊이 생각하고 도와주고 싶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첫 만남에 그는 건축일 하는 아저씨들이 일할 때 입는 옷에 낚시 조끼 같은 것을 입고 와서 선입견으로 가난한가 보다 생각했지만, 저는 내 마음을 알아주고 서로 생각을 나누면서도 그저 한국인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무시하지 않으며 배려하는 그 사람이 매우 좋았어요. 사실 마음속 깊이는 나도 가난하니까 가난하지는 않은 사람을 만나고 싶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 집에 와보니, 3층짜리 집에 부엌이 2개 방만 여섯 개? 일곱 개 되더라고요. 갑자기 나는 뭐하고 산건가 실패한 인생이었나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힘든 일반 사회생활에서 살아남으려고 웃고 밝은 척하며 살아오다 보니, 실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사람들은 주로 저에게 근심 걱정이 정말 없어 보였다고 말하지만 사실 엄청나게 많아서 탈모까지 진행 중이에요.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지만 사실대로 나는 금전적 여유가 없어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정도로 지쳤고 사람들이 말이 잘 안 들리고 집중도 힘들어지고 말하다가고 무슨 말 하고 있었는지 한참을 생각해서 기억하고 그랬죠.

점점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었어요.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일마다 마음대로 되는 건 없고 돈은 계속 나가고 불법과 거리가 먼데 누명 씌워지고 교통사고 계속 나고 입원도 계속하고 꼬임이 내 인생이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약혼자 부모님을 뵙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내가 바다낚시를 하는 날이 오다니 배도 타보다니 내가 잡은 물고기로 누군가 요리를 해준다니 내가 덜덜 떨며 마시는 칵테일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마셔볼 수 있다니 생각했어요. 외국 부자 부모님 만나면 대접을 어마 무시하게 받는 것 같습니다. 항상 고급 요리도 해주셔요. 미국 문화라고 하시는데 정말 마음이 불편하게도 하고 싶은 것 말하면 다 해주신데요. 

정말 미국에서 먹는 미국 요리네요. 튀김에 그릴에 그 외 볶음요리까지 한국에서 느끼는 맛과 달랐어요. 이런 음식을 브래드네 부모님 집에 갈 때마다 해주시더라고요.

부자라 그러신 지 집에 핫 터브와 수영장을 만드셨어요. 그리고 둘 다 버블 기능까지 있더라고요. 심지어 수영 장안에 모터가 있어서 내 신체능력 테스트도 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남자 친구의 부모님이 부자면 이런 일들이 평범한 일상이 됩니다. 그래서 욕심이 없던 저는 돈에 욕심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생활이 편하고 마음도 편하다니 오히려 더 불안한 느낌이 들었어요. 매번 없는 인생이었는데 살다 보니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집이 부자라 개인 해변도 있으신데요, 저 뒤 계단으로 내려가면 플로리다 개인 해변으로 이어집니다. 이 집 강아지는 행복하게도 해변이 자기 가족 거라 마음껏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수영은 하지 않더군요. 카약도 있으셔서 개인 해변으로 종종 놀러 갔어요. 해변에는 살아있는 게와 조개들이 엄청 많았고요. 꿈같았어요.

부자들의 삶은 역시 다른가 봅니다. 비행기가 있으시더라고요. 저건 한 명이 비행하는 비행기라 주변을 잠깐 돌아다닐 때 쓰는 거라더군요. 개인 비행 창고도 있으십니다. 물론 배도 개인 창고가 있으셨지만요.

이건 다른 비행기입니다. 이 비행기로는 플로리다와 오리건 밴드까지 왔다 갔다 하는 비행기입니다. 연료를 채우고 직접 비행을 하십니다. 그래서 따로 비행기 티켓까지 사며 여행을 다니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하나의 목표가 생겼어요. 나도 비행기 살 정도의 돈 한번 만들어보자! 약혼자 부모님은 아무렇지 않게 모든 게 초고사양으로 요트 배 비행기 집 두채 집마다 수영장 그리고 캠핑카까지 다 있는데, 저가 저 중하나 겨우 못 사겠어요? 저런 것 사는 게 세상을 구하는 것보다는 쉬우니까요. 물론 대박 저한테 너무 꿈같지만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비행기를 사면, 이런 것도 공부를 해야 하고 자격증도 따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믿어봅니다. 아자 아자. 예전의 꿈은 브루어리의 맥주 레시피를 짜는 직업을 갖고 싶었는데요, 지금은 맥주는 그냥 즐기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면서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지 고민해보려고 합니다.

비행기를 막상 해보니, 비행기를 사고 싶지는 않네요. 집과 핫 터브를 외국에 사야겠어요. 캐나다와 미국에 하나씩 사는 것을 1순위로 잡아보겠습니다. 요즘은 영어회화 어플 스픽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영어 실력이 높아지면 사기도 안 당하고 좋은 거래도 하면서 약혼자와 그 부모님과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겠죠?

이 집안에서 하와이 가는 티켓을 사주셔서 감사하게 12월 25일 하와이 그리고 1월 1일 하와이 찍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부자 부자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주변이 부자면 이런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11월은 캘리포니아 사막을 여행 갈 것 같습니다만, 현재 캐나다로 일하러 갈 계획을 잡고 있는 와중이라 저는 아무래도 못 가겠죠. 그래도 언제까지 신세만 질 수 없으니까 꼭 보답을 할 수 있도록 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91년생이 한국에서 외국으로 가서 배우는 것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