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난 어떤 태도로 있어야 해?'
이 바보 같은 질문을 입안에서 굴리기 시작한 게 언제였을까.
아마, 너무 오래됐나 봐.
그것은 때로 바보취급을 받았고, 때로는 신중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어.
나는 그저 익숙하게 어떤 태도로 있어야 내가 상처받지 않는지를 물었던 거야.
예쁘게 꾸미고 보기 좋은 모습이라면 누구든 좋아해 줄까?
피아노 대회에 나가던 날, 급하게 우아한 매너를 배웠어야 했지.
모양새 하나로 평가받는 자리에 나가려니, 사람들은 내 태도도 조율하라고 했어.
그런 건 몇 분 배운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인사 한 번 하는 것에 어느 소설 속 영애가 된 것 마냥 호되게 배워야 했어.
사람의 결은 오랜 시간 만들어진 고유한 것인가 봐.
무슨 일이 있어도 중심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기세로 세상을 마주하지.
내가 맞고 혼나며 배워도 어째서인지 그런 자세만큼은 따라 할 수가 없었어.
어떻게 그 틀을 깨고 앞으로 나갈 수 있었어?
아니, 다시 질문할게.
내가 어떻게 하면 이 틀을 부수고 나갈 수 있어?
말 보다 먼저 보이는 내 모습, 어떻게 나를 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나의 가치.
흔들리는 무게추 위에서도 나는 조금 더 값진 것을 배우고 있다고 믿었어.
나는 그렇게 조심스럽게 중심을 찾는 중이었는데,
정작 나와 똑같은 무게로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알게 되었어.
꾸며진 다정함보다, 비틀린 진심이 더 깊은 상처를 준다는 걸.
세상의 틀에 갇히지 않고도 태도가 겉이 아닌 중심에서 솟는다는 걸 알려준 그 마음은,
조용히 꾸준히 나의 하루를 바꿔놓았어.
무심하면서도 세심한 손끝, 나 자신을 믿게 만들어주는 그 눈빛.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고는 부끄러워졌어.
남의 모습을 베끼며 겉멋 가득히 살아왔던 내가, 누구에게 어떻게 영향을 줬을까.
사람들은 내가 어떤 태도로 살아왔는지 아무 말 없이 알아보고 기억해 버려.
그러니까, 나는 어제처럼 무너져서 똑같은 질문을 하기 전에 웃을 거야.
서툴게 웃고, 무너지는 팔로 말없이 다가가 껴안을게.
나부터, 나부터 말이야.
말로 고백하지 않아도 전해지게 만드는 나의 가장 느린 언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