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는 '나의 연대기'를 쓰세요

지나온 세월이 쏜살같다고 느낄 때

by 세이지SEIJI

40대에 접어들고 가장 많이 체감하는 것이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거다.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어느덧 주말이고, 정신 차려보면 연말이다.

마흔을 넘기며 새로운 두려움이 하나 생겼는데, 그것은 '40년이 진짜 한순간'이라는 깨달음이다.

"지난 40년이 찰나같이 느껴진다면 앞으로의 40년도 쏜살같겠네!"

왠지 눈 한번 꿈뻑 감았다 뜨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할머니일 것 같은 상상을 자주 하게 된다. 너무나 부정할 수 없는 그야말로 '팩폭'이기에 더 오싹하다.



요즘에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의 20대 시절을 보여주다가 40대가 된 중년의 모습에서는 전혀 다른 배우를 쓰는 걸 보고 있노라면 헛웃음이 나온다. 어릴 적에는 20년이라는 세월이 무지막지하게 긴 세월처럼 느껴졌기에 20대의 주인공과 40대의 주인공에 다른 배우를 쓰는 것에 납득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마흔이 되고 보니 그 설정에 웃음이 나온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대학 시절의 서연과 승민은 '수지'와 '이제훈' 배우가 연기하다가, 고작 15년 뒤의 30대 중반이 된 그들 모습은 '한가인'과 '엄태웅' 배우가 연기했다. 15년... 진짜 찰나 같은 세월이고, 그렇게 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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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이 너무나 찰나같이 느껴질 때는 잘게잘게 쪼개본다. 내가 태어난 1982년부터 시작해 올해 2025년까지 각 연도별로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와 키워드를 다 적어보는 거다. 이렇게 하다 보면 대충 뭉뚱그린 지난 40년이란 시간 덩어리가 마인드맵의 접힌 가지를 클릭하듯, 한 해 한 해 세세하게 쫙 펼쳐진다. 40년의 한 해 한 해를 음미하며 그 시간의 진짜 길이를 느낄 수 있는 괜찮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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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40대는 '나의 연대기'를 써보기 딱 좋은 때다. 연대기를 쓸 만큼 내 인생의 데이터도 꽤 쌓였고, 그 흐름 속에서 어떤 힌트와 메시지를 찾아내기에도 딱 적당한 분량이다. 매년 반복해 봐도 괜찮다. 그것을 쓸 그 당시의 내 생각과 가치관이 새롭게 반영될 테니까.


나는 시간의 빠름에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할 때 내 인생의 '연대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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