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여는 첫째 날 : 11.1.2020
2020년 11월 1일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찬란한 나의 오늘이다.
서머타임 (Daylight Saving) 이 끝나서 한 시간을 버는 것 같은 하루이다.
알람 없이 느긋하게 일어나서, 달리고 온다.
부담 없이 10 킬로 미터 56분 45초. 한 시간을 벌었으니, 잘 쓰고 온다.
11월을 시작하기 전에, 정신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던 10월을 정리해본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았고, 해야 할 일들도 많았던 그런 한 달이었다. 내가 이 많은 것들을 다 해낼 수 있을까?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나의 10월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꽉 찬 한 달이었다. 10월 31일 미국 아이들의 가을 최고의 날 핼러윈으로 마무리하면 꽉 채워서 보냈다. 이젠 제법 쌀쌀하지만 아름다웠던 가을 하루였다.
10월의 매일 아침은 따뜻한 차와 아침묵상, 글쓰기와 달리기로 시작되었다. 아침의 시작은 같다.
가을이 시작되던 10월 보물 1호가 하이브리드로 학교를 가기 시작했고,
하늘이 높고 가을밤이 좋던 날 사랑하는 친구랑 시티에서 저녁도 먹었고,
읽고 싶었던 장르가 다른 책들도 읽어가며 배우고 감동했다.
브런치 작가로 한 달 활동 글을 읽고 쓰고, 페이지를 채워 나갔다.
커리어 멘토링을 해주고, 받고, 그러면서 웃고 울고,
자만, 오만, 교만이 남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도 느꼈고,
팀을 이끌고 나아가면서 내가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는 것 배웠고
회사에서는 처음 서보는 큰 회의에서 높으신 분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나를 믿어 주는 사람들에게 눈물 나게 감사를 했고,
나에게 이유 없이 잘해주는 사람들의 친절과 사랑에 버티는 하루도 있었다.
뉴욕 마라톤을 트레이닝하며 생전 달려보지 않았던 긴 거리를 매주 달려 나갔다.
10월 한 달 219 킬로미터(136 마일)를 달렸다.
첫 인생 마라톤을 달렸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봤다.
회사에서도 바쁘게 달렸다. 처음 해본 일들을 해봤다.
글쓰기들이 모아져서 브런치 북이 탄생했다. 하고 싶었던 얘기를 글로 써봤다.
처음 가보는 길, 해보는 일, 써보는 것, 쉽지 않았다.
힘들었다. 그런데 가보니, 해보니, 달려보니, 애써보니 알겠다.
매일 조금씩 나아진다. 매일 조금씩 달라진다. 매일 조금씩 잘해진다.
천천히 꾸준히 내가 좋아서 하는 일들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나는 꿈을 꾸기보다 나의 꿈을 하고 있다.
매일 그렇게 나의 꿈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더 나은 나는 내 안에 있었고, 나의 하루는 반짝반짝 완성이 된다.
11월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이루고 싶은 것들을 향해 천천히 꾸준히 나아간다.
11월 마지막 날 어떤 감사와 함께 하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