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엄마미
새벽에 레몬즙이 가득한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시작한다.
스트레칭을 하고, 팔 굽혀 펴기를 하고, 달리기로 하루를 연다.
간식으로는 사과를 먹는다.
물은 2리터 이상 마시고, 야채와 비타민이 가득 들어간 주스를 마신다.
목요일 저녁부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금요일의 시작이다.
일을 마치고, 빨래를 하고, 주중에 어지럽던 집을 정리한다.
내일은 보물 1호의 생일 이기에, 준비가 바쁘다.
자야 하는 시간에 꼬르르륵.
그냥 잤으면 하는 마음은 없었다.
단호하게 내가 좋아하는 라면을 집어 들었다.
어떡하면 이라면을 맛있게 끓여 먹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지금 시간이 어떻고, 칼로리가 어떻고, 나트륨은 어떻고는 안중에도 없다.
계랑 컵으로 물을 정성껏 마치고,
수프를 먼저 넣어준다.
면발은 불지 않게 지키고 서서 끓이는 라면이었다.
그렇게 한 젓가락.
국물까지 호로록.
다들 자고 있던 밤 나 혼자.
좋다.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나이지만, 저녁 10시에 더 맛있는 라면은
다이어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금요일 밤을 만족스럽게 끝나게 해 준 가치 있는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