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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Dec 25. 2020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이브

12.24.2020 

산타할아버지가 오지 않을 것을 아는 보물 첫째는 마음 편하게 자는 밤

두 번째 보물이 자기만을 기다리는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이브. 


같이 함께 할 수 없어서 외로울 수 있는, 집에서 보내야 해서 답답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과 가보지 못했던 곳에서 보냈던, 작년 이맘때는 이랬었는데, 그때는 더 좋았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지나갔던 좋았던 시간에 지금이 속상할 수 있는 그런 크리스마스이브날이다. 

예정에 없던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은 것도 모자라, 우리의 홀리데이도 바꿔놓고 있었다. 

변해도 되는 것들과 변하면 안 되는 것들 사이에서 변하면 안 되는 것들을 잡고 기도해 본다. 


크리스마스이브날이 어떤 날이란 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외로울 수 없다, 답답하지 않다, 감사한 마음이 가득 해지는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비가 온다고 해서 집에서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는 그런 밤이다. 


두 보물들이 잠을 자는 것을 확인하고 엄마는 살금살금 작전을 계시한다. 

크리스마스 아침의 아이들의 얼굴을 기대하며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놓아두고 

엄마도 잠이 든다. 


아침에 다다다닥 빠르게 크리스마스트리가 있는 일층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들리고, 

Mommy, Santa Came. He is real. 

동그란 두 눈으로 선물을 보고 산타할아버지가 왔다 가셨다는 크리스마스 아침 날의 매직을 만끽하는 둘째와 

엄마와 눈을 맞추며 비밀을 지켜주는 첫째 보물과 함께하는 아침이다. 

하루 종일 잠옷을 입고, 계란, 베이컨, 시럽을 가득 머금은 와플을 먹고, 

마시멜로가 가득한 핫 코코를 마시면 크리스마스와 홀리데이 무비를 보고, 

그렇게 조금 느리게, 조금 다르게, 2020년 비가 오는 크리스마스 아침은 

어느 크리스마스 아침보다 즐겁게 기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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