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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INA Jan 17. 2021

어떻게 성공하셨어요?

건강한 커리어 :  인포메이션 인터뷰

링크트인에 메시지가 도착해 있다. 자신을 모교 약대 후배라고 소개한다. 교수님 추천으로, 펠로쉽 인터뷰를 앞두고 진로 지도를 받고 싶다는 내용이다. 간결하고 알찬 메시지이다. 지금 한창 약대 졸업 후 진로 선택을 위해, 레지던시 (Clinical Residency)  나 펠로쉽 (Research Fellowship)을 원하는 약대생들은 인터뷰를 할 시기이다.


내가 가고 싶은 길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그 길을 지나온 사람들, 그 길을 지금 가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을 구해 보려고, 나도 이런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을 많이 보냈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 가능한지, 이 선택이 좋은 선택인지 확인받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인포메이션 미팅/인터뷰 (Information meeting/interview)를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간접적인 경험과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직장을 옮기려는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 진로 상담을 하고 싶어서 인포메이션 인터뷰를 요청하는 사람들,  각자의 기회를 찾아가는 사람들을 인터뷰할 기회가 많다.


기회를 찾아가려는 사람들이 좋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수 있는 30분. 나의 시간을 투자해 본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What can I do for you?  나의 첫 질문은 항상 똑같다. 그리고 기다린다.


어떤 시간이 될지 궁금하다. 매번 같을 것 같지만 매번 다르다.


이번 주에 만난 후배는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질문이 3개 있다며 시작했다. 시작이 좋다.


준비되어 있는 자기소개. 첫 만남에서 자신을 어떻게 알리고 싶은지 생각을 해본 흔적이 보인다.


준비되어 있는 질문. 진로에 대한 어떤 생각을 얼마큼 하고 있는지, 질문의 밀도에서 알아볼 수 있다.

몰라서 물어보는 자리이다. 알고 싶은 것을 알아내야 하는 자리이다. 어떤 것을 왜 알고 싶은지를 잘 물어봐서 어떤 말을 들어야 하는지 생각해 본다.


첫 번째 질문. 어떻게 지금의 자리까지 갈 수 있었나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려줘야 하나? 나와 후배와의 거리 15년 이란 시간이다. 나도 후배가 서있는 자리에서 불안하고 초조했던 때가 있었다. 계획되고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더 많았다.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라고 하기엔너무 치열하게 달려온 순간들이었다. 지적 호기심 (Intellectual Curiosity) 때문이에요 라고 시작한다. 몰라서 알아보고 싶었고, 하고 싶은 게 있어서 해보다 보니, 약대를 졸업하고, 약학 경제학 풸로십을 마쳤고, 제약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일을 해보다 보니 지금 여기에 있다고 말해준다. 내가 다시 물었다. 어디로 가고  싶나요?


두 번째 질문.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요?

성공... 질문을 답하기 전에 다시 물어본다. 성공이 무엇이라고 생각 하나요?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다시 내가 답을 이어 간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아주 주관적인 것 같다고,  멋져 보이는 타이틀, 넉넉한 연봉이 성공의 잣대가 될 수 있겠지만,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섬기고 이롭게 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라고.. 내가 믿고 있는  성공은 언제 어디에서도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남들이 하고 싶은 것도 하게 할 수 있고, 나의 성장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성장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나는 성공한 것 같다고... 다시 한번 물어본다. 추구하는 성공은 무엇인가요?


세 번째 질문. 어떻게 한 회사에서 이렇게 오래 일할수 있나요?

아직 떠날 이유를 찾지 못했다. 나의 가치관과 회사의 가치관 이 잘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를 믿어주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었다고 아마도 그것이 가능하지 않았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많고 다양한 회사들과  인터뷰를 해보라고 권유했다.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할지, 회사의 컬처는 어떠한지, 무엇보다 잘 맞아야 한다고... 내가 물어본다. 회사들을 비교할 때, 어떤 기준들이 중요한가요?


앞으로가 아주 기대되는 후배와의 시간이었다.


내가 시간을 나눠 준다고 생색낼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나는 배우고 또 배운다. 나에 대해서 배우고, 또 나를 찾아준 사람들에게서 배운다. 이렇게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난 또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과 의 시간을 기다린다. 만약 인터뷰를 준비하는 상황이라면, 끝에서 끝을 준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만약 인터뷰를 하자고 초대를 받았다면, 감사히 정성 들여한다. 내가 준다고 생각하는 기회가 아닌 내가 더 많이 받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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