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커리어 : 왜 약대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왜 약대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10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어요. 영어를 배우며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이과를 좋아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잘하게 되었어요. 나는 분명 문과였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전공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한국에 있었다면, 내 모국어로 좋아하는 책도 많이 읽고, 글을 쓰고, 작가 나 아나운서 같은 직업을 하기 위한 전공을 택했을 거예요.
9 학년? 10 학년 때였을까? 엄마가 대학교를 약대로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엄마 친구분들 약사분들의 얘기를 해주시면서, 친척 삼촌도 약대 교수님 얘기도 해주시고, 그래서 저는 처음에 당당히 싫다고 말했죠. 약사가 되는 게 엄마의 꿈이라면, 나는 나의 꿈을 찾아서 살 거라고... 고등학교 때는 소아과 의사도 되고 싶었고, 공대에 가서 이것저것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했어요.
그때 엄마가 해주셨던 말씀을 아직도 간직하고, 자주 되뇌고 있어요.
"중요하고, 해야 할 일을 먼저 해보라고,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할 수 있다고,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는 건 쉬울 테니까..."
내가 왜 약대에 가고 싶은지를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고등학교 때, 병원 약국에 가서, 약사님들을 인터뷰했었죠. 왜 약사가 되고 싶으셨어요? 어떻게 약대에 진학하셨어요? 지금 직업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조그만 노트북을 들고 이런 질문을 하고 집에 와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고, 약국에서 봉사활동과 무급 인턴을 하면서 병원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에 대해서 배우고, 일반 약국에서 일하는 약사와는 다른 일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그때 처음 하얀 랩코트를 입고 일하는 약사님들이 너무 인상 적이었어요. 우와 너무 멋있다.
'나도 이거 입고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어요. 아픈 사람들이 의사를 보려고 병원에 왔다가, 집에 가기전에 제일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이 병원 약국이죠. 병원의 마지막 장소 약국에서 약사가 환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았어요.
약사라는 직업의 다양성을 알아가던 중 엄마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죠. 예전에 엄마가 결핵을 앓으셨는데, 약을 매일 아주 많이 드셨다고 말해 주셨어요. 한 주먹씩 매일 그렇게 챙겨 먹으셨었다고... 왜 약을 그렇게 많이 먹어야만 했을까요?라는 생각과 함께 다른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아픈 것도 힘든데, 병을 고치기 위한 약을 먹는 것까지 힘들 필요 있을까? 하고 생각했죠. 아 이거다... 어떻게 하면 꼭 필요한 약을 환자들을 위해 만들 수 있을까란 질문이 시작이었죠. 약사가 되고 싶은 건 단순히 보이는 그 직업이 아니라 약학을 공부했을 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능력으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느냐라는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하게 된 거죠. 약학을 배우기 위해서 약대를 가야 하고, 어떤 약대를 가면 어떤 연구들을 하는 교수님을 만날 수 있고 어떤 다양한 약학 부서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리서치 하기 시작했죠. 그때만 해도 약학을 공부하고, 약사가 되면 개인 약국, 체인약국이나 병원에서만 일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으니까요. 제가 간 약대는 약사, 석사, 박사 과정이 다 가능한 곳이었어요. 다양한 연구를 하시는 교수님들도 많았고, 의과대학도 있고, 대학 병원도 있어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약대를 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면, 약학을 공부하고 어떤 분야의 약사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꿈을 꾸고, 리서치해보라는 권유를 해보고 싶어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약대를 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약학을 배울 수 있는 대학을 가는 게 중요한 것이죠. 명문대 약대에 진학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그 약대에 가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어떤 교수님이 어떤 연구를 하고 계신지, 대학병원은 있는지, 내가 약대 졸업 후 어떤 약사가 되고 싶은 것을 꿈꾸며 말이에요. 그렇다면, 내가 꼭 가고 싶고 가야 하는 약대를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고등학교 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요? 일단 약대를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만들어야겠죠?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닐 거지만, 공부를 잘하려고 한다면 그냥 열심히만 해야 하는 걸까요? 어차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던데... 열심히만 한다고 가고 싶은 약대를 갈 수 있는 걸까요? 내가 잘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합니다. 공부를 두루두루 잘하는 친구들이 있죠?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만의 스타일은 만들어 가기 시작했죠. 어차피 하루 이틀 공부할 것 아니니까요.
1. 내가 좋아하는 과목과 내가 잘하는 과목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잘하는 일과 같은 것인데요. 내가 좋아해서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아도 성적이 잘 나오는 과목이 있고, 내가 공부를 하고 하고 또 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과목이 있죠. 그럼 내가 잘 못하고, 중요한 과목을 중점적으로 관리합니다. 내가 잘하는 건 이미 잘하는 거고, 중요하지 않은데 잘 못하는 것도 결국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중요하지만 내가 잘 못하는 과목이나 일을 잘 관리하는 게 자존감 과 자신감을 극복해서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2. 내가 잘 못하는지만 중요한 과목 잘하기
저는 같이 공부하는 것 좋아했어요. 특히 내가 못하는 것은 혼자서 하면 심심하고, 그래서 또 안 하게 되고 그래서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2명이 될 때도 있고 3명이 될 때도 있었고, 그런데 그룹이 너무 커지면 안 돼요. 그럼 그냥 모여서 놀게 돼서. 서로 가르쳐 주고, 배우다 보면 더 금방 알아지더라고요.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거니까, 자기가 좋아는 분야를 빨리 알아내는 게 좋아요. 그렇다면 여러 분야를 많이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3. 공부 어차피 평생 해야 할 것... 천천히 꾸준히
책으로 하는 것도 공부이고 그래서 성적이 좋아야 원하는 약대를 갈 수 있는 게 당연하지만,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약국이나 병원에 가서 봉사활동이나 무급 인턴을 해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꼭 약대를 가기 위한 공부를 하더라도, 약학 서적이나 의학 서적을 읽으면서 약학과 의학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아가는 것도 추천하고요. 약대를 들어가는 것이 결승점이 아니라, 약대를 들어가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지금은 약대만 들어가면 모든 것이 다 행복할 것 같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거예요. 그래서 더욱더 중요하게 말해 주고 싶은 건 내가 하고 싶은 중요한 것을 하기 위해 내가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도 같이 하는 거죠. 내가 약대만 들어가면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하는 것들 중 지금 할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어요 그것들을 같이 해보면서 공부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쓰는 거죠.
내가 약대만 들어가면, 내가 약대만 졸업하면, 내가 국가고시만 패스하면, 내가 취업만 되면.... 뭐뭐 가되면, 뭐뭐를 하겠다는 공식은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까지 이루어 지지지 않는 공식인 거죠. 그래서 저는 반대로 조언을 드립니다. 일단 하고 본다 그러면 된다.
고등학교 때 이미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두면, 대학교 때는 하던 것을 계속하면 되고, 사회에 나와 직장인 약사가 되었을 때도 번 아웃되지 않고 계속 공부하며, 일하며, 하고 싶은 것까지 다 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이죠.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쓰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어요. 공 라벨 (공부 라이프 벨런스) 잘하는 학생이 나중에 커서 워라벨 (워크 라이프 벨런스) 잘합니다. 좋은 약사가 되기 이전에 건강한 약사가 되어야 합니다. 몸도, 마음도, 정신도 건강한 나.
지금 제일 아름다운 시기, 지금 제일 가능한 시기, 지금 제일 좋은 시기.... 10대 그리고 20대 어마어마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는 시기이죠. 미래 대한 계획으로 불안함과 우울함으로 하루를 보내 버리기엔 너무 아름답고, 무한 가능하고, 찬란한 시기이죠. 무엇이든 해보세요. 열심히 하기 전에 잘하기 전에 그냥 한번 해보세요.
처음부터 잘하는 거 없고, 하다 보면 잘해지더라고요, 그러니까 열심히 하게 되고... 공부도, 사랑도, 우정도, 운동도, 여행도, 계획만 세우지 말고 하나하나 해보면서 나를 알아가며 만들어가며 다듬는 시기를 잘 보내기를 바래요.
많은 인재들이 약학을 공부하러 약대에 진학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약학 산업과 바이오테크놀로지가 더 발전하는 미래를 같이 이루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약대에 가고 싶은 친구들의 꿈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