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엄마미 : 마마 베어 MAMA BEAR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애기 곰
아빠 곰은 뚱뚱해, 엄마 곰은 날씬해
애기 곰은 너무 귀여워 으쓱으쓱 잘한다.
나 엄마 곰이다. 마마 베어 MAMA BEAR
정체성의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는 아들은, 라이언 킹에 나오는 심바였다가, 쥐라기 공원에 나오는 트리케라톱스였다가, 지금은 자기가 아기 곰이 라고 믿으며 일상생활을 해 나아가고 있다. 브라운 베어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by Bill Martin) 책을 하도 읽었더니, 브라운 베어인 줄 아는 것 같다. 아기 곰이라고 믿고 있는 아들은, 나를 엄마 곰이라고 믿고 있다.
매일 포효한다. 걸어 다닐 틈이 없다.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어흥, 우아 황, 하울.... 다양하고 다채로운 소리로 나와 소통하려 하지만 아들의 무궁무진한 상상력을 따라가기엔 엄마 곰의 습득 능력은 너무 나도 느리다.
다행히 외할버지와 영상통화를 할 때면, 서로 알 수 없는 울부짐으로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뭔가 통하는 게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어흥... 어흥... 호랑이가 되었다가, 사자가 되었다가, 늑대도 되는 것도 같고, 그들 만의 표정, 리듬, 톤, 소리의 짧고, 긴 마디들이 예사 롭지 않다. 자기를 들어주는 할아버지가 자기의 소리를 알아준다는 믿음에서, 손주의 소리를 들어서 비슷한 소리를 더 크게 내주면서, 그 마음을 헤아려 보겠다는 사랑에서, 그 소통 이란 게 가능하다.
엄마 곰은 아직 멀었다. 누가 나를 들어주기를 원하는 마음,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원하는 마음, 들어주기 에서 시작된다. 믿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마음을 지켜보겠다는 마음에서 시작이 된다. 오늘도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