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ook Talk
브런치북에 당선이 되고 출간 제의를 받는 작가님들의 어떻게 글을 쓰실까?
출판사로부터 출간 제의를 받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브런치 작가로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한지 1년이 되어 간다. 어제 제일 처음 썼던 글을 꺼내어 다시 읽어봤다. 1년 사이에 나는 얼마나 '성장' 하였을까? 글 쓰기에 진심인 게 변하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그때보다 지금 더 진해진 마음에 설레었다. 그 첫 글이 1년 내내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어 읽혔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다.
글들을 모아 브런치북 을 만들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도 도전했었다. 당선이 되지 않아도 좋았다. 브런치북을 만드는 내내 즐거웠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은 작가님들을 글을 찾아서 읽어보고 있던 중 카카오 음 (mm)을 통해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글을 잘 쓰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라는 이민재 작가님의 말과 함께 시작된 세션, 배워가는 즐거움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일주일 다되어 가는데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님은, 제8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를 출간하신 이진선 작가님이었다. 처음 말씀하셨을 때 감기에 걸리셨나? 할 정도로 목에서 원만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는 작가님은 조심스럽게 갑자기 찾아온 '장애'라고 말씀하셨다. 멋진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싶은데 숨길수 없는 약점이 되어버린 목소리 때문에 소통이 잘 되지 않을 때 좌절하셨다고 한다.
누구나 숨기고 싶은 약점이 있다. 하지만 그 약점이 숨겨지지 않는다면? 작가님은 약점을 보안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굳이 안 해도 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메모를 했다. 작가님은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도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는 행동을 하신 것이다. 자기도 모르게 나만이 고유한 강점을 개발하고 드러내신 것이다.
만약 작가님을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전해 드리고 싶다. "이진선 작가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작가님은 목소리가 숨기고 싶은 약점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 목소리 때문에 저는 작가님이 말씀하실 때 더 귀를 기울여 들으려고 했어요. 혹시나 놓치는 말이 있을까 봐..."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일 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말도 잘하고 일도 잘하는 사람들도 많다. 자기 말 만 말이라고 큰 목소리를 말을 하며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목소리도 중요하겠지만 소통의 도구인 목소리로 어떤 말을 어떤 속도와 크기로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잘 들으려고 귀가 기울여지는 목소리 더 이상 숨기고 싶은 약점이 아닌 것이다.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같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같이 질문하고 답하고 싶으셨다고 했다. 누구나 공감한다, 답보다 질문만 많은 시절, 답을 알려 줄 수는 없을까? 일을 하면 할수록 아직도 많은 질문을 하는 나는 작가님의 출간된 책을 얼른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거칠더라도 계속 써서 올리고, 그다음에 "다듬기". 나중에 다듬을 수 있게 아직은 울퉁 불퉁한 나의 글이라도 꾸준히 계속 써서 올려야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련된 문체에 매끄럽게 읽어지는 글들을 보면 한없이 부럽고 다듬어지지 않은 내 글들을 보면 부끄럽다가도, 나를 닮은 울퉁 불퉁한 나의 글들을 세상에 꾸준히 내려놓기로 했다.
타깃, 제목, 머리말, 꼭지, 계획, 기획, 목차, 구성... 글을 쓰는 일 이외에도 생각할 부분들이 많았다.
조각 글, A4 용지에 써져 있는 글들이 책으로 출간되기까지는 많은 기획과 계획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산 너머 산 이겠구나 라는 생각보다는 나의 글쓰기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을 느꼈다. 내가 의도한지도 모르게 의도되었던 것들을 넘어 생각해보고 행동해야 하는 것들 알아가는 배움의 즐거움 주는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듯이, 일단 출간 작가라는 꿈이 있다면 시작은 글쓰기 이어야 한다. 오늘도 기, 승, 전, 글쓰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순간이었다. 멀리서도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니... 비대면 시대에 잃어가는 것들이 있다면, 새롭게 가능한 것이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번 주, 평범한 이야기 라도 에세이집을 낼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이번 주 목요일에 브런치 북 대상 작가님들이 글쓰기 노하우를 나누어 주는 시간에 알람 설정을 해두었다. 마음을 열고 귀를 쫑긋 집중해서 들어봐야겠다. '일기처럼 글을 쓰시는 것 같아요.'라는 피드백을 들어본 적이 있다. 나의 소중한 순간들을 기억하려고 기록한 일기 쓰기가 나의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일기처럼 편안한 글 안에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생각으로 할 때는 쉬운 것 같은데, 아직 너무나 어렵다. 에세이를 쓰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찾아서 읽어본다.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잘 읽는 것이 얼마나 더 중요한지 알아가고 있다. 글을 쓰기 전에도 글을 읽는 것을 좋아했지만,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다양한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을 많나고 더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글을 쓰기 위해 읽는 건지? 글을 읽기 위해 쓰는 건지? 그 경계선은 조금씩 더 애매해지고 있다.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글을 쓰고, 글을 읽고, 피드백을 받으며 꾸준히 글을 쓰는 행동에서 글쓰기에 대한 내 마음의 크기가 더 커진다는 것에 오늘도 행복하다.
평범한 에세이 안에 담긴 특별함을 발견할 때 마음에 큰 울림이 있다. 머리로는 다 아는 것들이 마음에 닿을 때 마음의 바다에서 큰 파도가 친다. 크고 작은 파도는 나의 삶의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영향력을 미친다. 그래서 에세이가 좋은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우리의 일상이 글로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특별해지는 순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고유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따뜻한 글로 풀어내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브런치 북 대상 작가님들과 에세이 글쓰기에 대한 스토리를 들을 생각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