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INA Aug 30. 2021

지금 어떤 속도로 달리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

나만의 속도 : 마이 페이스

Pace yourself.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세요.


달리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내가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을까? 가 궁금했었다. 일을 막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슷하다. 그리고 조금씩 늘어난 거리와 함께 늘어난 기대는 내가 얼마나 길게 달릴 수 있을까? 였다. 그리고 지금은 내가 얼마나 길고 빠르게 달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도 질문을 하는 것을 좋아해서 꼭 정답을 찾아보겠다고 질문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이 기대가 가득 찬 질문이 내 발목을 잡아 나를 느리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 달리자. 하고 시작했던 달리기의 시작에는 '기대' 따위는 없었다. '오늘 잘 달릴 거야' 또는 '오늘 이만큼 달릴 거야'라는 무거움을 안고 달리지 않았다. 가볍게 아무 기대도 생각도 없이 그렇게 달렸다. 그 오늘의 마일리지가 쌓여서 한 번에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거리가 늘어 낳고, 그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속도가 달라지고 있었다.  거리와 시간 그리고 속도라는 숫자들 속에서 커다란 의미를 두지 않겠다고 생각을 하고 살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나보다 빨리 승진하는 사람들, 나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계약하는 사람들, 나보다 더 큰 팀의 팀장이 되는 사람들, 나보다 구독자가 많은 사람들, 나보다 책이 많이 팔리는 사람들, 내가 달려온 거리에 비해, 내가 공들인 시간에 비해, 비례하지 않는다고 상심할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린 때로 나를 지나서 빨리 달려 나아가는 사람들, 단숨에 나보다 멀리 나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힘들어한다. 각자의 페이스로 달려 나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닐 때가 있기 때문이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그 속도와 방향에 흔들릴 필요는 없다. '나보다'라는 단어를 과감하게 들어내고 '나다운' 나만의 속도를 지키며 흔들리지 말고 달린다. 다른 사람이 정해 놓은 페이스에 말리지 말고 두발로 우뚝 선다. 같은 레이스에서 뛰고 있는지도 알 수 없는 사람들과  '비교' 하지 않는다. 나만의 속도에 집중해서 각자의 페이스대로 달려 나가면 되는 것이다.


삶에도 사람마다의 페이스가 존재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를 수도 혹은 느릴 수도 있지만 그건 중요치 않다. 우리는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내게 맞는 최적의 페이스, 다시 말해 가장 나다운 삶의 속도와 방식을 이미 알고 있다. 그 페이스로 각자의 크고 작은 목표에 닿기 위해 하루하루 힘겨운 레이스를 이어간다. - 아무튼, 달리기 by 김상민


글쓰기, 달리기, 일, 나만의 속도를 지켜나가는 게 쉽지 않다. 혼자 사는 삶이 아니고 혼자 달리는 레이스가 아니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작은 일도 놓치지 않고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오래 꾸준히 잘하는 사람들이 좋다.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거리를 쌓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여러 가지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기어'를 발견한다. 속도와 거리가 만나 빛이 나는 순간이다.


나의 오늘을 살아내면서 나만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릴 때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달리면서 만나지는 사람들도 있고, 일을 하며 만나지는 사람들도 있고, 글로 만나지는 사람들도 있다. 8월에 글로 만난 아무튼, 달리기 by 김상민.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작가에 대해서 다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알 것 같기도 해... 하며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문장들을 만나면 알수 없는 '동지애'를 느낀다. 아무튼, 나도 나만의 속도로 오늘을 달리러 나간다. 세-나다운 페이스를 지켜내기 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북 대상 작가와의 만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