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o the late bloomer by Robert Kraus
호당이... 호. 랑. 이... 호. 당. 이... 호랑이... 호당이.
호랑이를 너무 좋아하는 아들의 호랑이 발음이다. 세상 심각한 표정을 하고 "타이거" 로만 알고 있으면 안 되냐는 아들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라고 바로 대답하기 전에 잠시 멈춘다. 타이거가 호랑이고, 호랑이가 타이거라고, 영어로도 한국어로도 아니 아주 많은 다른 언어들로 타이거를 알아가며 배워가며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해준다.
호랑이 인형을 사달라고도, 호랑이를 사달라고 하지 않는다.
동물원을 사자고 하는 아들에게 모든 동물은 사랑이다.
잘 읽지도 못하고 쓰지도 못하는 호랑이 이야기를 킨더가든에서 읽고 신이 나서 '호랑이 리오, Leo the late bloomer'에 대해서 말해 준다. 모든 것에 서툴고 잘하는 것 없는 것 같은 리오... 이제 킨더가든을 막 시작한 아들은 자기는 '리오' 와는 다르다고 하면서 귀여운 허세를 부린다. 엄마가 보기엔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은데...
"What's the matter with Leo?"
Asked Leo's Father,
"Nothing" said, Leo's mother
"Leo is just a late bloomer."
"Better late than never." thought Leo's father.
- Leo the Late Bloomer By Robert Kraus
아무것도 잘하지 못하는 리오, 뭐가 잘못된 걸까?
리오 아빠가 묻는다. 리오 엄마가 대답한다. 아무렇지 않다고 다만 리오는 늦게 피어나는 것뿐이라고...
킨더가든에서 리오 호랑이를 만나고 온 아들은 자신을 리오 호랑이로 투영해서 세상을 바라본다.
마미, 리오가 이제 괜찮아 라고 말한다. 리오가 피어난 때가 되었을 때 리오는 다 할 수 있게 되었다.
각자 피어나는 순간이 다르고, 다른 속도로 성장한다.
남들과 다른 속도로 커가는 첫째는 키가 큰 게 싫은가 보다.
남들과 다르게 읽고 쓸 수 있다는 게 불편한가 보다. 더 잘하고 있음에도...
남들과 달라서 "좋은 나"라는 것, 미국에서 사는 동양 여자 아이로서 다른 것이 틀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기에... 오늘도 첫째의 버팀목이 되어 준다.
남들보다 빠를 수도, 남들보다 느릴 수도 있다.
'남들보다'를 빼고 생각해 본다.
그 피어나는 때가, 성장하는 시간이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다.
나는 매일 내 안의 호랑이를 어떻게 다그치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딸과 아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호랑이 엄마, 아빠가 되어 본다.
우린 어떤 엄마, 아빠 호랑이 일까? 멀리서 지켜봐 주는 엄마, 아빠 일까?
내 안의 호랑이를 다그치듯 조바심에 앞서 재촉하는 엄마, 아빠 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아예 관심도 없는 엄마, 아빠 일까?
묵묵히 기다려 주는것, 아이들의 안전망이 되어 주는것, 엄마와 아빠의 특권 일것이다.
어떤 호랑이와 살고 있나요?
덧. 아이와 같이 책으로 읽는 감동이 최고이지만, 듣고 싶다면 이 영상도 추천한다.
Source : Leo the Late Bloomer,